<우리말 토박이말-23> 강술과 강밥

2006.07.10 15:24:00

음식에 대한 몇 가지 표현을 살펴보겠다. 대학에 다닐 때 용돈이 궁해서 별다른 안주 없이 ‘깡소주’를 마셔본 경험이 한번씩 있을 것이다.

‘깡’이 깡다구를 뜻하기 때문에 어려운 형편에 안주 없이 깡다구로 마시는 소주가 ‘깡소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깡소주’는 ‘강소주’의 잘못된 표현이다.

여기에서 ‘강’은 ‘다른 것이 없는, 또는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을 뜻하는 접두사이다. 이런 뜻으로 쓰이는 단어에는 강조밥, 강된장, 강굴, 강참숯, 강풀 등이 있다. 마찬가지로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은 ‘강술’이고, 국이나 반찬도 없이 맨밥으로 먹는 밥은 ‘강밥’이다.

여름철에 더위를 식히기 위해 먹는 음식 중에서 냉면 다음으로 많이 찾는 것이 메밀국수다. 하지만 음식점마다 ‘모밀국수’라고 적힌 곳도 있고 ‘메밀국수’라고 적힌 곳도 있어 어떤 것이 맞는지 헷갈린다.

맞는 표현은 ‘메밀국수’이다. 모밀은 메밀의 함경도 사투리이다. 모밀과 메밀이 헷갈릴 때는 이효석의 소설 제목 ‘메밀꽃 필 무렵’을 떠올리면 되겠다.

사각사각 씹히는 맛이 일품인 오이소박이도 ‘오이소배기’나 ‘오이소박이’를 섞어쓰는 경우가 있다. 바른 표현은 ‘오이소박이’다. 소박이는 소를 넣어 만든 음식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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