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은 교육의 중요함을 되새기고 올바른 삶의 자세와 지혜를 가르쳐 주신 스승의 은혜를 잊지 말며, 스승을 공경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정한 날이다.
그 동안 각급 학교에서도 스승의 날을 기하여 학교 실정에 맞게 스승의 날 기념식을 하고, 선생님들에게 꽃을 달아드리고 스승 찾아 뵙기, 또는 안부 편지 보내기, 원로 스승 초청 간담회나 스승을 위한 사은잔치, 학부모 또는 명사 초청 1일 교사 등의 행사를 실시하여 왔으며, 교육 당국에서도 제자사랑, 사도 실천 모범 교원을 발굴하여 표창하거나 스승 찾아 주기 창구를 운영하여 옛 스승을 찾아 주는 등 스승 공경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그러나 스승이 지금 내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만이 아니 듯이 스승의 날의 참 뜻은 지금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이 자기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에게 감사하기 보다는 지난날 우리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 과거에 우리 자녀를 가르쳐 주신 선생님을 생각하고 바쁜 일상 생활 속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옛 스승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되새기는 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스승의 날은 학교나 선생님들이 주체가 되어 기념식을 하는 날이 아니고 정부나 사회단체, 국민들이 기념식이나 스승을 위한 행사를 추진하면서 스승 존중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로 삼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해 서울시 초등학교에서 스승의 날을 휴무로 했던 것은 스승의 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스승의 날이 지닌 참뜻을 살려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나 사회에서는 옛 스승을 생각하는 스승의 날의 참 뜻을 살려서 궁극적으로는 오늘 교단에 계신 선생님들도 긍지와 보람을 갖을수 있는 교원존중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로 삼기 위하여 추진한 스승의 날 휴무 실시가 스승의 날을 전후한 촌지나 선물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임시 방편이나 학교와 교사가 학생을 거부하는 교육 포기로 간주하는 시각도 있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교육당국에서는 이와 같은 일부 언론이나 사회의 우려를 없애고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스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아래 금년 스승의 날은 휴무하지 않고 학교 실정에 맞는 행사를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스승의 날을 전후한 촌지 운운의 언론 보도는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계신 선생님들을 서글프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스승의 날이 지닌 참 뜻을 살리고, 지금 가르치는 선생님보다는 우리 국민 모두가 자기 가슴속에 지닌 옛 스승을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도 스승의 날 꼭 학교가 문을 열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할 것 같다.
학교에서 스승의 날 행사를 가짐으로써 현재 가르치고 있는 제자나 학부모들에게 마치 자신을 공경해 달라고 지도하는 듯한 선생님들의 부담감을 없애고, 현재 담임선생님에 대한 학부모의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근로자의 날 근로자들이 하루를 쉬듯이 스승의 날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이 마음 편히 쉴 수 있게 되어야겠다.
많은 선생님들은 지금 가르치고 있는 제자들로부터 대접받기보다는 10년, 20년 후에 그들의 진정한 스승으로서 마음속에 간직되기를 바랄 것이다. 내년 스승의 날은 하루 학교를 쉬면서 선생님들도 오늘의 자기를 가르쳐 주신 옛 스승을 생각하고, 찾아 뵐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