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한다> 학교에 급식 자율권을

2000.05.15 00:00:00

지난해부터 고교 급식이 전면 시행이 되면서 학교의 점심시간이 엉망이 되었다. 선거공약을 지키기 위해 시설이 갖춰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시행이 되면서 야기된 문제이다. 우선 학교에 식당을 설치할 만한 공간이 부족하다.

특히 도시권의 학교들은 체육수업을 위해 필요한 절대공간마저도 충분하지 않은데 급식을 위한 식당은 어딘가에는 끼어 들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러다 보니 교실에서 급식을 실시하는 학교도 있다. 급식 시간이 되면 주번학생이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을 날라 온다. 교실에서 직접 식사를 배식하는데 교실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다. 그러한 혼잡이 싫어서 점심을 라면이나 빵으로 때우는 학생들도 여러 명이다.

급식 시설이 있는 곳도 전체 학생이 들어갈 만큼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학년별로 식사시간을 다르게 하다보니 당연히 수업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만다. 학생들에게는 식사 후 쉬는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 한참을 기다려서 식사를 하고 나면 바로 수업시간이 시작이 된다.

급식이 제대로 되는 학교에서도 급식을 신청하지 않는 학생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1식 3찬이 학생들의 입맛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위생상태도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폐해를 나타내고 있는 급식이 이제 중학교에서도 준비중이다. 모든 학교가 교육부의 지시대로 억지춘향격인 급식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눈앞에 또렷하게 보이는 시행착오의 길을 다시금 걷게 하고 있는데도 일선학교에서는 군소리 하나 못하고 끌려만 다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를 위한 급식인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강건수 인천 신현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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