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회복 숙려제 신청률 지역별 30배 차이

2026.10.28 17:20:48

전국 평균 21%…인천 76.2%, 광주 2.5%
신청 2952건 중 86.7% 학교장 자체해결
화해·분쟁조정 전문가 36.6%에 그쳐

학교폭력 사안을 심의에 앞서 교육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관계회복 숙려제’의 신청률이 시도교육청별로 30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사안의 상당수가 학교장 자체해결로 이어졌지만, 지역별 운영 기준과 전문인력 확보에도 큰 격차가 확인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이 좋은교사운동과 공동으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관계회복 숙려제 운영 현황을 분석해 28일 발표한 결과다. 교육부가 제출한 올해 8월 31일 기준 자료를 토대로 신청·해결 건수와 운영 조건, 전문인력 구성 등을 비교했다.

 

관계회복 숙려제는 학교폭력 사안 발생 시 관련 학생 간 관계회복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종료 때까지 학교폭력 전담기구 심의를 유예하는 제도다.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9월부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운영되고 있다.

 

분석 결과 전국 학교폭력 접수 1만4045건 가운데 숙려제 신청은 2952건으로 신청률은 21.0%였다. 이 중 2560건이 학교장 자체해결로 이어져 신청 대비 해결률은 86.7%를 기록했다.

 

 

지역별 신청률은 인천이 76.2%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 66.7%, 울산 57.9%, 제주 54.5%, 전남 53.2% 순이었다. 반면 광주 2.5%, 경남 6.8%, 부산 7.4%, 강원 9.8% 등 4개 지역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대전은 조사 기준일 당시 신청 실적이 없었다.

 

특히 인천은 초등학교 1~6학년, 경남은 초·중·고 전체 학교급의 모든 학교폭력 사안에 숙려제를 적용할 수 있지만 신청률은 큰 차이를 보였다. 분석에서는 인천의 높은 신청률과 관련해 갈등조정 전문가가 관련 학생을 개별 면담하고 제도를 안내하는 사전 프로그램인 ‘디딤돌 프로그램’에 주목했다.

 

신청 이후 해결률도 지역별 편차가 컸다. 울산과 제주는 100%, 경기 95.3%, 경북 95.1%, 전남 94.0%, 전북 91.3% 등 6개 지역이 90%를 넘었다. 반면 충북은 44.0%, 대구 50.0%, 인천 66.2%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운영 기준 역시 제각각이었다. 초등 1~2학년만 대상으로 하는 교육청은 5곳, 1~3학년은 5곳, 1~6학년은 4곳이었다. 경기·전북·경남은 전체 학교급으로 확대했다. 적용 조건도 인천과 경남은 모든 학교폭력 사안을 대상으로 했지만 나머지 15곳은 경미한 사안으로 제한했다.

 

전문인력 확보도 과제로 드러났다. 전국 숙려제 지원인력 3051명 가운데 화해·분쟁조정 전문가는 1118명(36.6%)에 그쳤다. 대전과 충남은 해당 전문가가 없었고, 경북은 0.6%, 대구는 1.26%에 불과했다. 반면 전북은 87.2%, 부산은 63.6%, 인천은 54.7%로 지역별 차이가 컸다.

 

이에 강 의원실은 시·도별 준비 상황을 고려한 단계적 확대와 운영 절차 개선을 제안했다. 학교 담당자뿐 아니라 교육청과 위탁기관도 숙려제를 안내하도록 하고, 외부 전문기관 활용과 함께 학교·교육청 내부의 갈등조정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신청률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관계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전문인력과 지원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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