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에서] 학교폭력 해결 과정 재설정 시급해

2026.10.12 09:10:00

현재 학교폭력은 학교 안팎에서 일어난 신체, 정신,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학교 내에서 일어난 학교폭력은 교사와 전담 조사관이 조사해 순리대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 밖에서 일어난 학교폭력은 범위가 너무 넓고, 다양해서 학교에서 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교사는 경찰공무원처럼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CCTV도 확보할 수도 없어서 설령 조사를 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이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교사에게 사법기관 역할 맡겨져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 사안을 맞닥뜨리면서 느끼는 점은 교사가 경찰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경찰 등 사법기관의 역할을 처리해야 하는 과정에서 괴리감과 회의감이 든다는 것이다. 특히 개별 학생을 상담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수업 시간에 다정했던 선생님이 경찰의 역할로 변경이 될 때 학생도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심리적으로 매우 큰 부담을 갖는다.

 

학교 현장을 지원하는 전담 조사관이 학생을 조사할 때도 마찬가지다. 너무 광범위한 학교폭력의 정의를 ‘교육활동 중’으로 한정해야 하는 이유다. 학원, 교습소, 놀이터, 가족여행, 야영장, 교회 수련회 등 가족과 친척, 지인이 관여된 사소한 말싸움까지 모두 학교에서 조사하고 교육청에 보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다.

 

또한 교사의 역할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학교폭력은 책임교사와 전담 조사관이 맡아서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교육활동 시간 이외에 일어난 사안은 전담 경찰관이 조사하도록 업무를 이원화하는 것이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다.

 

또 현재 학교폭력의 범위가 너무 넓어 학교에 불필요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그래서 학교폭력의 범위와 정의를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공간과 시간’으로 한정하고, 재설정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교육활동 이외의 시간에 신고되는 대부분의 학교폭력 사안은 이미 경찰서에도 신고돼 인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서로 다른 행정기관에서 이중적으로 일을 처리하게 돼 행정력의 낭비를 가져온다.

 

교육활동 중으로 범위 한정해야

결국 학교폭력의 범위와 정의는 교육활동 중에 일어나는 것으로 한정해야 하며, 교육활동 중에 발생한 사안만 학교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여기에 학교전담경찰관(SPO)을 대폭 확대해 사안 조사의 전문성을 더욱 높여 교육활동이 이뤄지지 않는 공간과 시간에 발생한 사건 처리를 맡겨야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할 것이다.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피해 학생들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

이우진 경기 동삭중 교사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 wks123@tobeunicorn.kr, TEL: 1644-1013,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강주호 | 편집인 : 문권국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