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교생 영어 실력은 전체적으로 일본보다는 낫지만 중국보다 떨어지고 특히 `쓰기'는 중국, 일본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등학교에서 정식 교과목으로 영어를 배운 지난해 고1년생이 영어를 배우지 않은 2003년 때의 고1년생에 비해 성적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일본 교육업체인 베네세사가 개발한 GTEC 시험을 지난해 한국, 중국, 일본의 고1~2년생 1만3천여명(한국 5천133명, 중국 4천236명, 일본 4천3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그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서 18일 밝혀졌다.
연구에는 서울대 권오량 교수와 일본 조지대(上智大) 요시다 켄사쿠 교수 등이 참여했다.
한국영어평가학회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중.일 고교생의 영어능력 및 한국 초등 영어교육의 효과'를 주제로 국제 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 고교생 `쓰기' 취약 = 총점(800점 만점)은 고1의 경우 중국 453.5점, 한국 432.1점, 일본 425.3점 순이었고 고2는 중국 461.8점, 일본 458.9점, 한국 432.1점 순이었다.
2003년 첫 조사 때는 총점이 중국 432.6점, 한국 414.1점, 일본 407.8점 순이었으나 지난해 일본은 우리나라 외국어고와 비슷한 영어강화고(SelHi)가 추가된 반면 우리나라는 중.소도시 학교가 더해져 고2의 경우 순위가 뒤바뀐 것.
영역별로 `읽기'(만점 320점)는 1~2학년 평균이 190.7점으로 일본(179.3점)보다는 높았으나 중국(198.5점)보다는 낮았으며 `듣기'(만점 320점)는 178.2점으로 일본(171.7점), 중국(173.8점) 모두를 앞섰지만, `쓰기'(만점 160점)는 62.2점에 그쳐 일본(91.4점), 중국(86.2점)에 비해 크게 뒤졌다.
권 교수는 "2004년 조사에서 한국은 지방 고교, 일본은 우리 외국어고에 해당하는 학교가 추가되었는데 지방 고교의 영어 능력이 서울 등 대도시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영어교육에 대한 균형 발전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초등 영어교육 효과 입증 = 초등학교 정식 교과목으로 영어를 도입한 이후 영어를 배운 고교생들이 배우지 않은 학생들보다 모든 영역에서 성적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를 배우지 않고 진학한 2003년 때 고1년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고 진학한 2004년 고1년의 성적을 비교한 결과, 총점은 409.1점에서 448.6점으로 무려 39.5점 높아졌다는 것.
영역별로 `듣기'가 169.2점에서 187.4점으로 18.2점, `쓰기'는 53.7점에서 66점으로 12.3점, `읽기'는 185.7점에서 195.1점으로 9.4점이 향상됐다.
특히 2004년 시험에서 초등학교 때 영어를 배운 고1이 배우지 않은 고2보다 `읽기', `듣기', `쓰기' 등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은 것으로 나타나 고2의 성적이 고1보다 높은 중국, 일본과 대조를 보였다.
권 교수는 "일본과 중국은 2003년 1학년과 2004년 1학년의 성적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한국은 40점 높아졌다"며 "이는 초등 영어교육의 성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