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돌봄 만족도, 예산보다 운영의 질이 좌우

2026.08.06 11:51:15

한국교육개발원 KEDI BRIEF 제14호

방과후는 프로그램 다양성·참여 수가 핵심
돌봄은 이용 시간·지속성 높을수록 만족

초등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의 학생 1인당 재정 투입 규모는 학생·학부모 만족도와 뚜렷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단순히 늘리기보다 방과후학교는 프로그램 선택의 폭을 넓히고 돌봄교실은 충분한 이용 시간과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데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EDI Brief 제14호 ‘초등 방과후학교·돌봄 만족도 결정요인, 예산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기본연구과제 ‘초등 방과후학교·돌봄 정책의 재정 배분 현황 및 효과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연구진은 2023년 시·도 교육비 특별회계와 학교회계 결산 자료, 한국교육개발원의 공교육 모니터링을 위한 학교교육 실태조사(KEMS)를 결합해 전국 초등학교 300곳을 분석했다. 방과후학교는 참여한 4~6학년 학생 6022명, 돌봄교실은 이용 경험이 있는 1·2학년 학부모 3518명의 만족도를 살폈다. 다만 분석은 정책 투입과 만족도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한 것이 아니라 상관관계를 탐색한 결과다.

 

분석 결과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 모두 학생 1인당 사업비가 많을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재정 규모 자체보다 해당 예산으로 무엇을 제공하고 서비스를 어떻게 운영하는지가 수요자의 체감 만족도와 더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방과후학교에서는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참여 방식이 만족도를 가르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일반교과 프로그램만 이용한 학생보다 예체능·취미·교양 등 흥미 중심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의 전반적 만족도와 향후 참여 의사가 높았다. 참여한 프로그램 수가 많을수록 프로그램의 충분성과 능력 계발 도움, 향후 참여 의사 등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학생이 부담하는 수강료 등의 비중이 높은 학교에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수익자부담금 자체가 만족도를 높였다기보다 도시 지역 등 강사 확보와 프로그램 개설 여건이 좋은 학교에서 학생 선호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이를 수익자 부담 확대의 근거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방과후학교 만족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4학년과 비교해 5·6학년의 전반적 만족도와 향후 참여 의사가 낮게 나타나 학년별 관심과 기대를 반영한 프로그램 구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돌봄교실에서는 이용 시간과 이용 경험의 지속성이 학부모 만족도와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이 길수록 운영 시간대와 프로그램, 환경, 돌봄 전담 인력 등 모든 만족도 항목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돌봄교실을 이용한 기간이 길수록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이는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돌봄 공백을 해소할 만큼 충분한 시간 동안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돌봄을 경험하는 것이 학부모의 신뢰와 만족에 더 중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1학년 학부모보다 2학년 학부모의 만족도는 낮아 학년이 올라가면서 달라지는 돌봄 수요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재정 배분도 학생 수와 학급 수 중심의 정량적 기준에서 벗어나 학교별 운영 여건과 서비스의 질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소규모학교와 농산어촌처럼 강사·시설 확보가 어렵고 단위 비용이 높은 학교의 구조적 불리함을 보정할 수 있도록 재정 배분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방과후학교는 학생의 학년과 성별, 지역별 수요를 조사해 예체능·취미·교양 등 흥미 중심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되 교과 보충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도 함께 개선하도록 했다. 돌봄교실은 학기 중 운영 중단이나 잦은 인력 교체 없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충분한 이용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돌봄 시간 연장과 이용 아동 확대가 돌봄 전담 인력의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정 인력 배치와 근무 여건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서비스 확대가 현장 인력의 부담 증가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공급 측면의 여건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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