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다문화특별학급, 시화유치원 ‘다·다·다 셋별 놀이’

2026.08.04 18:02:23

핀셋 연수로 다문화교육과정 강화해

경기 시흥의 시화유치원(원장 장영순)에서는 한국어와 함께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등 여러 언어가 자연스럽게 오간다. 이곳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몽골, 방글라데시, 미얀마, 캄보디아 등 7개국의 유아들이 함께 생활하며 교육받고 있다. 시화공단과 인접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풍경이다.

 

시화유치원은 올해로 9년째 다문화특별학급을 운영한다. 매년 11명 안팎의 유아가 다문화특별학급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일반학급과 분리되어 생활하는 것은 아니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고 놀이하면서, 필요에 따라 다문화특별학급 담당교사와 중국어·베트남어 이중언어강사의 개별 지원을 받는 식이다.

 

특히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중도입국 유아에게는 이러한 지원이 절실하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경우,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는 동시에 학습 준비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치원은 유아의 언어 발달과 생활 적응을 돕고, 학부모 상담을 병행하며 가정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학급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과거에는 중국 국적 유아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출신 유아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유치원은 이 변화에 맞춰 다문화교육의 내용과 방식도 새롭게 짰다. 전통의상이나 음식, 명절 같은 '전통문화' 소개에 머물던 데서 벗어나, 그 나라 사람들이 오늘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생활문화 중심 교육으로 폭을 넓힌 것이다.

 

 

올해 상반기 대표적인 활동이 ‘내 친구의 나라가 궁금해요’이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출신 지역사회 강사를 초청해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고, 현지에서 실제로 쓰는 생활용품과 놀잇감을 직접 살펴보게 했다. 다문화가정에서도 전통의상과 영상 자료를 보내며 힘을 보탰다. 아이들은 친구의 나라와 생활에 호기심을 보이며 자연스럽게 질문을 이어갔다.

 

장영순 원장은 시화유치원 다문화교육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외국 친구에게 우리나라를 소개하면서 초가집만 보여주지는 않잖아요. 요즘 사람들이 즐기는 K-POP 음악과 오늘날의 생활문화도 함께 보여줘야죠. 다른 나라의 문화도 마찬가지예요. 과거의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그 나라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화유치원은 교육과정내 다양한 활동, 행사 등을 통해 다문화 배경을 가진 유아가 자신의 문화와 가족 이야기를 친구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소개할 기회를 마련한다. 어릴 때부터 친구의 문화적 배경을 편견 없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믿음에서다.

 

지난 6월에는 시흥창작지원센터와 연계한 그림책 활동도 진행했다. 시흥 출신 동화작가와 함께 시흥의 전통시장을 배경으로 첫 심부름에 나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고,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첫 도전' 경험을 나눴다. 국적과 문화적 배경은 달랐지만, 아이들은 모두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웃이었다. 이 활동은 아이들이 '시흥'이라는 지역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다문화교육의 변화는 교사 연수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시화유치원은 이주민과 이주 노동자를 대상으로 강의해 온 방글라데시 출신 강사를 초청해 교사 연수를 열었다. 교사들은 나라별 생활환경과 가족문화, 식생활, 의사소통 방식을 구체적으로 배우며 유아와 가정을 이해하는 폭을 넓혔다.

 

다문화특별학급을 담당하는 이소라 교사는 다문화교육에 국가별 특성과 유아의 생활 배경을 세밀하게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아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아는 것과, 그 유아가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는지를 이해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에요. 막연하게 여러 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별 생활문화와 가족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연수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시화유치원은 앞으로도 ‘다.다.다.(다르니까, 다 함께, 다양하게) 셋별 놀이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다. 유아에게는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교사에게는 문화적 이해를 바탕으로 유아와 가정을 지원하는 교육 역량을 키워줄 방침이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지닌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존중받으면서도 함께 어울려 자라는 유치원. 시화유치원이 그려가는 다문화교육의 모습이다.

안은희 경기 시화유치원 원감 aleic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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