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은 너무나도 달라졌다." 이주배경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육(KSL)을 몇 년째 가르치고 있는 한국어 학급 담임으로서 매일 교실에 들어설 때마다 새삼 체감하는 말이다.
학교는 사회 변화를 가장 먼저 비추는 거울이다. 전국 초·중·고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은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가하고 있고, 전체 학생 대비 비율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제 한 학급에 한두 명 있는 것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이 되었다.
특히 한국어를 전혀 모른 채 교실에 앉게 되는 중도입국학생과 외국인 가정 학생이 급증하면서, 교실 안의 다양성은 질적으로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높은 밀집학교도 빠르게 늘어, 언어 장벽으로 인한 학습 부진과 또래 관계 단절, 나아가 학업 중단까지 심각한 교육적 위기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다문화 교육 역량 강화 선행돼야
교사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국어가 서툰 학생 앞에 앉아 교재를 함께 펼칠 때마다 매번 같은 질문을 되뇌곤 한다. ‘이 학생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정답은 분명하다. 학생의 언어 수준과 문화적 배경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알맞은 개별화 교육 지원을 설계할 수 있는 교사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사는 양성 과정에서 다문화 교육이나 한국어 교육에 관한 체계적 훈련을 받지 못한 채 교단에 선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에 대한 이해 및 학생 간 갈등 중재, 이주배경 보호자와의 소통 방법조차 배울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결국 교사 개인의 선의와 헌신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으며, 이것만으로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교원의 다문화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다문화 역량이란 타 문화에 대한 막연한 존중을 넘어 학생의 문화적 배경을 학습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문화 감응 교수법, 다양한 언어 수준을 고려한 수업 설계 전략, 교실 내 편견과 차별을 성찰하고 통합을 이끌어 내는 갈등 관리 능력 등 실제 교실에 즉각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전문성을 의미한다.
예비 교원 양성 단계에서 다문화 교육 관련 교과를 필수로 편성하고, 현직 교원을 위해서는 국적, 학교급별, 이주배경학생 밀집도 등을 고려하여 맞춤형 심화 연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변화에 따른 맞춤형 지원 필요
교육 현장에서 두 번째로 필요한 것은 이주배경학생을 지도하는 교원 대상 한국어 교육 전문 연수 지원이다. 이주배경학생에게 한국어는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모든 교과 학습의 기초이자 사회 학습의 관문이다. 일상 대화가 가능한 이주배경학생이라도 수업 중 교사의 교수 용어를 이해하는 학습 한국어 능력과 교과서 속 추상적 개념을 이해하는 교과 한국어 능력은 전혀 다른 차원의 과제다.
교사가 일상어와 학습 어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학생의 침묵을 무기력이나 학습 부진으로 오해하기 쉽다. 담임교사와 한국어 교사가 수업 안에서 적절한 언어적 비계를 제공하고, 교과 내용을 학습, 교과 한국어와 통합하여 가르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주배경학생의 학습권은 실질적으로 보장된다. 따라서 교원 대상 한국어 교육 전문 연수는 단순한 문법 지식, 일상생활 회화의 전달을 넘어 수업 시 필요한 학습 한국어 교육과 교과 한국어 지도 전략을 실습 중심 전문 교육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나아가 이 과정을 이수한 교사가 학교 안에서 한국어 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며 동료 교사와 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지속적인 연수 지원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학생의 구성이 달라졌으니, 교사의 전문성도 달라져야 한다. 교원의 다문화 역량 강화와 한국어 교육 전문 연수 지원은 일부 학생만을 위한 소수자 지원 정책이 아니다. 다양성 속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법을 가르쳐야 할 대한민국 공교육 전체의 과제이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이제는 다문화 교육 정책도 달라진 교실 환경에 맞추어 맞춤형 지원으로 변화해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