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 독일마을 마이페스트에 즐거움과 교육적 요소 접목하다

2026.05.28 09:27:27

이영관 강사, 독일 ‘탄츠’로 가족과 세대를 잇는 문화체험 지도

23일, 필자는 남해군 독일마을 광장 일대에서 열린 마이페스트 행사에서 관광객 체험 프로그램인 독일 포크댄스 ‘탄츠(Tanz)’를 진행하며 뜻깊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회원 6명이 자원봉사자로 함께 참여해 관광객들과 호흡하며 더욱 따뜻하고 풍성한 현장을 만들었다.

 

남해군이 주최·주관한 이번 마이페스트는 독일마을의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독일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였다. 그 가운데 독일 포크댄스를 배우고 함께 어울려 춤추는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 큰 의미를 남겼다.

 

마이페스트는 독일의 봄 축제 문화에서 유래한 행사다. 독일에서는 마이바움(Maibaum)이라는 장대를 세우고 봄의 도래를 축하하며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 남해 독일마을은 1960~70년대 독일에 파견돼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했던 교포들이 정착한 마을로, 독일식 건축양식의 주택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이루고 있다. 오늘날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색 문화관광지이자 봄 마이페스트와 가을 맥주축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포즐사 회원들은 행사 하루 전 남해에 도착해 숙박하며 자원봉사자로서의 역할과 프로그램 진행 내용을 점검했다. 펜션 거실에서 실제 공연처럼 의상을 갖춰 입고 1차 프로그램 2종을 시연하며 관광객 지도 시 유의사항을 공유했다. 이어 2차 프로그램 3종을 복습하면서 밝은 표정과 친절한 안내, 참가자에 대한 칭찬과 격려 등 자원봉사자의 자세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행사 당일 오후 1시, 사회자의 안내 방송과 함께 본격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부모와 자녀들이 손을 맞잡고 춤판으로 들어왔고,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던 아이들도 음악이 흐르자 금세 환한 웃음을 보였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리듬에 맞춰 움직였고, 아이들은 신나게 뛰며 즐거움을 표현했다. 춤은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의 언어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킨더폴카(Kinder Polka)’ 시간은 현장의 분위기를 가장 따뜻하게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원을 이루어 춤추며 “엄마 멋쟁이!”, “정말 사랑해!”, “우리 아이 최고야!”를 외칠 때마다 행사장 곳곳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칭찬에 함박웃음을 지었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해했다. 평소 바쁜 일상 속에서 쉽게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의 말들이 춤과 함께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어 진행된 ‘다 같이 기쁘게(Come Let’s Be Joyful)’ 포크댄스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 다른 파트너와 인사를 나누며 공동체의 즐거움을 경험했다. 음악에 맞춰 서로 마주 보며 인사하고, 오른팔짱과 왼팔짱을 번갈아 끼며 빙글빙글 도는 모습은 마치 동화 속 장면 같았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웃으며 춤추는 모습 속에서 독일 포크댄스가 지닌 공동체 정신과 화합의 가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교육적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최근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몸을 움직이며 교감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포크댄스는 손을 맞잡고 눈을 바라보며 함께 호흡하는 활동이기에 세대 간의 벽을 자연스럽게 허물어 준다. 부모와 자녀는 춤을 추는 동안 서로를 응원하고 배려하며 웃음을 나눴고, 춤이 끝난 뒤에는 친구처럼 손을 맞잡고 이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족 간의 거리감은 어느새 사라지고 있었다.

 

 

또한 이번 체험은 단순한 춤 프로그램을 넘어 살아 있는 역사교육의 시간이 되기도 했다. 참가자들과 함께 파독전시관을 둘러보며 독일에 파견돼 땀 흘려 일했던 광부와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나눴다. 낯선 타국에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된 그분들의 헌신은 오늘날 우리 세대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이분들이 바로 대한민국의 숨은 애국자입니다”라고 설명하자 부모들도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축제 속 체험이 단순한 놀이를 넘어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었다.

 

 

이번 마이페스트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낀 것은 춤은 사람을 연결하고 세대를 이어주는 아름다운 문화라는 사실이다. 독일 포크댄스는 화려한 기술보다 함께 손잡고 어울리는 즐거움에 더 큰 가치가 있다. 어린아이부터 부모 세대, 친구와 부부까지 모두가 같은 음악에 맞춰 웃고 움직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아름다운 공동체였다.

 

포즐사 홍정원 회장은 "마이페스트에 자원봉사자로 초대되어 관광객들과 함께 웃으며 포크댄스를 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줄 미처 몰랐다"며 "축제의 기쁨과 아름다운 추억은 포크댄스와 함께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함께 동참한 포즐사 회원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 함께해 준 포즐사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수원에서 남해까지 먼 길을 찾아와 친절하고 따뜻한 안내로 프로그램 운영에 힘을 보태 주었기에 관광객들도 더욱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 포즐사 자원봉사자들은 거리 퍼레이드에도 참가해 축제 분위기 조성에 일조를 했다. 또한 축제를 준비한 남해군과 관계자들의 노고에도 감사드린다.

 

 

필자는 2024년부터 독일마을 마이페스트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맥주축제에서도 관광객들에게 독일 민속춤 탄츠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로 세 번째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가족 단위 참가자들의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았다. 참가자들은 진지하면서도 즐겁게 독일 포크댄스를 배웠고,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지만 부모와 자녀는 환한 미소 속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갔다.

 

앞으로도 독일 포크댄스 탄츠를 통해 가족이 함께 웃고 소통하며 세대가 어우러지는 문화교육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남해 독일마을 마이페스트에서 함께 나눈 웃음과 사랑의 기억은 오래도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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