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5일 제103회 어린이 날 오후 일월수목원 잔디광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체험 문화행사가 열렸다. 그중 하나가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하는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약칭)를 운영하는 이영관 강사는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소장 최재군)와 협업하여 시민들이 포크댄스를 배우고 즐기며 가족, 친구, 이웃과 손잡고 ‘하하호호’ 행복을 체험하는 아주 특별한 행복 수목원을 만들었다.
수목원에서는 어린이 날 행사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입장료 무료 혜택을 주었다. 도심 속 생태 수목원이자 접근성이 우수한 일월수목원 매표소에는 하루종일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참고로 당일 입장객은 유료 2582명, 무료 1237명 등 총 3819명이었다.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 진행자이자 강사는 필자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하는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는 수목원 담당자와 강사의 아주 세밀한 계획과 추진으로 성공적으로 끝났다. 행사 준비부터 시작까지 아주 사소한 일도 사전 협의를 통해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있었다. 예산 투자에 대비해 효과는 만점에 가까웠다.

행사 성공이라는 증거가 있다. 첫째, 잔디광장에 모인 사람이 출연자 포함 70여 명이 되었다. 이 추억 만들기를 방문자 센터에서 간접 체험한 50명이 넘는다. 총 120여 명이 참여한 셈이다. 둘째, 참가자의 구성면에서 성공작이다. 참가자 면면을 보니 부모와 유아, 초교생 자녀다. 부부가 동참했다. 조부 조모와 손주가 손을 잡았다. 연인, 외국인 가족도 참여했다. 셋째, 참가자의 얼굴 표정과 동작이다. 부모 또는 조부 조모의 손을 잡은 자녀(손녀)의 댄스 동작을 보니 좋아서, 즐거워서 '방방' 뛴다. 얼굴 표정은 밝은 표정이다. 넷째, 출연한 포즐사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주위 지인들의 부러운 시선과 칭찬을 받고는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다섯째, 수목원 담당 공무원들의 자체 평가가 '만족'이라는 것이다. 여섯째, e수원뉴스 시민기자로 출동, 시종일관 지켜본 두 명의 기자도 ‘훌륭한 행사’라고 평가했다. 일곱째, 프로그램을 진행한 필자도 만족했다. 행사 종료 후 기분이 좋고 마음이 가뿐하다. 성공을 느낀 것이다.
행사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 본다. 몇 년 전부터 필자는 수원시가 주관한 관련 기사를 쓰면서 담당자에게 교육이나 연수 또는 행사에 있어 참석자 친교와 화합 차원, 교육 효과 증대 측면에서 포크댄스 도입을 건의했다. 교육을 받아도 수강생 상호간에 교류가 없어 낯설기 때문이다. 담당과장과의 면담, 사업소장과의 대화, SNS 등을 통해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 왔다. 필자는 2020년 치유정원사 양성과정에서 주관처 협조를 받아 건강 민속체조를 도입해 신체적, 심리적, 교육적 효과를 거둔 바 있다.
드디어 지난 1월 15일 오후, 수목원에서 필자, 수목원과장, 운영팀장, 담당자가 모였다. 5월 어린이 날 기념 체험행사가 있는데 포크댄스를 접목하고 싶다는 계획을 전달받은 것. 모인 네 명은 실행을 구체화하였다. 이런 반갑고 유쾌한 소식이 또 있을까? 필자는 곧바로 포즐사 단톡방에 이 소식을 공지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사회봉사 기회에 회원들은 일제히 환영했다.

다음은 필자가 협의 후 남긴 SNS 기록이다. “일월수목원과 포크댄스 잘 어울릴까? 상호 윈윈 전략이다. 필자, 과장, 팀장, 담당자가 모여 함께 협의했다. 여기서 앞서가는 공무원 의식을 보았다. 빠르면 꽃피는 봄에 실행될 것 같다. 포즐사 기본 입장은 수목원 축제 행사를 더 빛나게 하는데 일조한다는 것. 관람객에게 수목원 추억 간직하게 하고 재방문하게 하면 1석2조. 덕분에 포즐사 홍보도 하고, 재능기부 보람도 느끼게 된다. ”
이번 행사 출연이 자칫 불발될 위기도 있었다. 포즐사 회원 20여 명 중 대부분의 회원들이 어린이 날(석가탄신일) 연휴에 여행 예약을 이미 해 놓았거나 어린이 날, 어버이 날을 앞두고 가족 모임을 잡았다. 막상 출연인원 희망을 받으니 강사 포함 겨우 6명이다. 너무 단촐하여 공연 시범 보이기에 초라할 정도다. 다행히 세 분의 회원이 선공후사(先公後私) 정신을 발휘해 출연으로 선회했고 필자의 출강 경로당 회원 두 분과 아내까지 합류하여 12명을 확보했다.
출연진의 포크댄스 완성도가 문제점으로 대두되었다. 동영상 공유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기모임 2시간 이외에 주2회 연습시간을 확보했다. 행사 전날 광교월드마크 경로당에서는 7명이 보여 미진한 부분을 보완했다. 또 행사 당일 12시엔 수목원 강당에 모여 수 차례 반복 연습하면서 유의할 점을 강조하였다.

출전 당일엔 정신적인 격려와 주의점을 단톡방에 공지했다. 동작은 미숙해도 좋으니 댄스가 즐거워 행복한 표정을 지으라는 것이 핵심 전달사항이었다. 공연시 관객들은 동작의 미숙함이나 완성도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출연진의 얼굴 표정을 보는 것이다. 춤을 추면서 미소와 즐거운 표정 짓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고 공연 수준을 나타낸다.
공연과 체험 종목 선정 때는 ‘어린이’를 주타켓으로 했다. 그리하여 ‘사운드 오브 뮤직’ 뮤지컬 영화의 ‘도레미’와 펭귄새 흉내를 내는 ‘펭귄새 놀이’, 우리나라의 ‘꼭두각시‘가 선정되었다. 종목 ’나막신‘은 교육적 효과를 고려해 “사랑해” “고마워” “잘했어”의 동작과 구호가 채택되었다. “사랑해” 동작은 하트모양의 손이나 팔 동작, “고마워”는 파트너와 한 손 악수와 양손 악수, “잘했어”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으뜸 척' 동작을 표현했다.
이 세 가지 구호는 마침 시사성을 띤 아시아경제 기사(2025.5.5.)가 도움을 주었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부모에게 듣고 싶은 말 1위가 “사랑해”였고 학교에서 선생님께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잘했어”라는 주관식 답변 결과를 인용한 것이다. “고마워”는 부모 입장에서 자식은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만으로도 고마운 존재인 것이다. 자식은 부모님의 사랑이 고마운 것이다.

관객 확보를 위해 포즐사가 제안한 포크댄스 초대권 아이디어를 수목원에서 수용했다. 초대권 200매를 만들어 입장객에게 나누어 주는 것인데 출연자 12명이 6명 단위로 2개조를 편성해 6명은 방문자 센터 입구에서 입장객에게 인사를 하며 표를 나누어 주었다. 6명은 방문자 센터를 돌아 다니며 포크댄스 체험을 홍보했다.
인공지능 챗GPT의 프로그램 구성안과 시간 배분, 유념사항 도움을 받았다. “공연은 짧게 인상적으로 하라”는 조언을 받아 들여 포즐사 공연 4종, 시민체험 4종 중 공연 2종은 축소했다. 즉, 동작 통일성이 조금 미흡한 공연 2종을 제외했다. 살아남은 것은 작년 전국대회 1위 작품 써카시안 서클(영국)·오스잔나(미국), 푸른 별장(프랑스)이고 시민체험은 킨더폴카(독일), 펭귄새 놀이(러시아), 꼭두각시(한국), 나막신(리투아니아) 4종이다.

필자의 인생관과 가치관을 함축한 문장이 있다. “도전은 즐겁다. 실행이 답이다.” 첫 문장은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취할 수 있다”를 짧게 표현한 것이다. 둘째 문장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사라지고 말기 때문에 나왔다. 세상사 노력 없이 저절로, 거저로 되는 일은 없다. 모두 다 우리 노력과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필자의 제안을 받아주고 실천에 옮길 수 있게 해 준 수원시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중략)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서정주 –국화 옆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