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린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잘 자라고 있을까?

2025.05.02 09:35:33

‘지동가족 한마음 체육대회’에서 만난 6학년 쌍둥이

 

어린이 날을 앞둔 4월 30일 아침 7시 30분, '지동가족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리는 운동장에서 6학년 박태민, 박태훈 쌍둥이 형제를 만났다. 2013년생이니 12살이다. 형과 동생은 2분 차이로 이 세상에 나왔다. 지금은 6학년 같은 반에서 공부하고 있다. 오늘 행사에서는 태민이는 피카추 인형 복장을 하고 전교생 교문맞이, 태훈이는 선수대표 선서를 맡았다.

 

첫 질문으로 본인의 장단점을 물었다. 태민이는 “친구에게 다정다감하게 대하는데 동생에게는 괴팍스럽게 대한다. 수학공부를 잘하는 편이다”라고 솔직히 말한다. 태훈이는 “스포츠를 좋아하는데 지금은 배드민턴과 티볼에 빠져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미래의 꿈은 무엇일까? 태민이는 식품회사원이고 태훈이는 한의사. 그 이유는 회사원이 안정적인 직업이어서, 한의사가 멋있어 보여서라고 한다.

 

 

두 형제는 지난 4월 16일 등굣길 아침, 편의점 앞 전신주 아래에서 검정색 돈지갑을 습득했다. 지갑 속에는 신분증과 신용카드 10개, 5만 원권과 1만 원권 여러 장(대략 20만 원)이 들어 있었다. 두 형제 머릿속에 동시에 떠오른 것은 “이것 누구에게 갖다주면 주인에게 온전히 돌아갈 수 있을까?”였다고 한다. 그 지갑은 두 형제가 등교하여 담임을 거쳐 교감을 통해 동부파출소에 전달되었다. 물론 파출소에선 지갑 주인을 찾아 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지갑 주인은 친한 동생의 할아버지. 그 할아버지는 “고맙다”며 두 형제에게 사례금을 각각 1만 원씩 주었다. 그 1만 원 어디에 썼을까? 형은 영원한 금고지기(?)인 어머니에게 맡겼다. 동생은 친구들과 맛있는 것 사 먹고 6천 원은 예금했다고 한다. 쌍둥이이긴 하지만 두 형제는 사용 용도는 이렇게 달랐다.

 

학교생활의 재미를 물었다. 형은 친구들과 체육활동이 재미있고 동생은 아침 스포츠 시간이 즐겁다고 한다. 동생은 축구, 티볼, 줄넘기,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다고 답한다. 학교에 건의사항이 있냐고 물었다. 두 형제는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것 다 들어주기에 학교생활이 만족하다고 했다.

 

 

두 형제에게 친한 친구는 누구냐고 물으니 두 명의 이름을 대며 이들과 4총사를 맺었는데 사귄 지 오래되었고 학원에 같이 다니며 성격이 비슷하다고 그 이유를 밝힌다. 두 형제 모두 교우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보인다.

 

태훈이의 고마운 선생님으로는 5학년 때 별명이 ‘스네이프’인 선생님을 꼽는다. 선생님과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 학생들과 별명을 유쾌하게 주고 받는 사이라고 한다. 태민이는 4학년 때 선생님을 꼽는다. 그 이유는 자신이 창의적인 생각을 발휘하도록 해 주고 모둠활동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기 때문이란다.

 

가족과의 아름다운 추억을 물으니 태훈이는 7살 때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가족 여행. 태민이는 가족 제주도 겨울여행할 때 유람선에서 바라다본 맑은 태양 속에 비친 한라산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두 형제 어머니에게 두 아들의 장점을 물었다. 태민이는 정(情)이 많을 뿐 아니라 가족을 이해해 주는 점이고 태훈이는 행동이 야무지고 돈의 씀씀이가 분명해 쓸 때 쓰고 절약할 때 절약할 줄 안다고 했다.

 

이 두 형제는 자신들이 다니고 있는 지동초가 '최고의 학교’라고 입을 모은다. 외부 공연 이벤트가 종종 벌어지고 특별한 강사 수업이 있고 아침 스포츠가 활성화 되어 있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학교가 자랑스럽다고 한다. 애교심이 대단하다.

 

 

이 학교 박기현 교감은 2022년 부임한 현 이영선 교장의 학교 운영방침 ‘행복한 학교, 즐거운 생활’이 오늘의 지동학교를 만들었다고 했다. 또 박 교감은 “수원시와 수원교육지원청에서 지원하는 지역연계형 스포츠 클럽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며 “이 두 형제를 지도하다 보니 개구쟁이이긴 하지만 심성이 무척 곱다. 성실한 쌍둥이 형제다”고 했다.

 

오늘 필자와 지동초교 두 형제와의 대화, 어린이의 순수함을 보았다. 태훈이는 전교회장, 태민이는 학급반장이긴 하지만 자기 소개에서 밝히질 않는다. 그냥 '지동초교 6학년 김태민, 김태훈'이다. 둘 다 스포츠를 좋아한다. 거짓을 모르고 정직하다. “우리 학교가 ‘짱’이다”라고 합창을 한다. 이 학교 선생님들과 어린이들은 모두 ‘행복한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교육공동체임을 알았다. 우리나라와 어린이 세계, 미래가 밝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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