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학교]소통·창의·유연성이 변화 핵심

2021.05.06 18:52:26

⑦공간 재창출의 방향

학생 의견 묻고 재구성에 반영
남는 공간 모임의 장소로 활용
창밖 볼 수 있는 키높이 의자도

 

 

 

 

[김홍겸 경기 광덕고 교사, 정동완 경남 김해고 교사] 앞으로의 학교 공간은 민주적인 소통, 창의성, 유연성을 지녀야 한다. 이번에는 이런 방향성을 잘 수행하고 있는 사례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학교 공간이 나아가야 하는 가장 이상적인 특성은 민주적인 소통이다. 민주적인 소통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먼저 공간을 구성함에 있어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가 공간을 재구성하거나 변형을 하는 과정에서 ‘의례적’으로만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다. 단순하게 찬반만을 묻거나 형식적인 의견조사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관행에서 탈피해 공간 재구성 과제를 제시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통해 학교의 공간을 재설정한 곳도 있다. 예를 들어 교문 교체과정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고 학생들에게 과제를 제시하는 등 민주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공간을 재구성한 것이다.
 

민주적인 소통은 이렇게 절차에서 실현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에게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대부분의 학교 공간을 보면 학생들이 이야기할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교를 배회하거나 밖으로 나가게 된다. 사실 학교를 둘러보면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 한 고교에서는 이를 위해 학교의 남는 공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ㄷ자 형태로 돼 있는 학교에서 교무실 앞의 공간이 남아 있었는데 여기에 탁자와 의자를 배치했더니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모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또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키 높이 의자와 탁자들을 만들어 줬다. 이 공간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됐다. 
 

공간의 유연성은 교실사용의 폐쇄성을 탈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과학실’이라고 하면 과학 수업을 위한 공간으로만 인식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학실의 내부를 보면 과학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다른 수업을 위해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공간 개념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하나의 교실이 하나의 목적이 아닌 여러 목적으로도 활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의 경우 고교학점제 실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공간 활용의 유연성은 더욱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의 공간을 공유하려는 문화가 필요하다. 어떤 학교는 이를 위서 학교의 여러 유휴 공간을 예약해서 활용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 그리고 다양한 목적에 의해서 공간 활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런 공간 활용의 사례가 앞으로 더욱 늘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창의성 실천은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의 다양성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온통 네모난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이런 공간에서는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 어렵다. 주변을 둘러봐도 온통 똑같은 모양 천지인데 다른 것을 생각해 내기 어렵다. 이를 위해 학교 공간에 약간의 변화만을 줘도 창의성을 키워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네모난 책상보다는 동그란 책상을 도서관에 배치한다거나 교실 하나에 여러 가지 형태의 모양을 한 책상 혹은 학생들이 편히 눕거나 앉을 수 있는 소파 등을 배치해줄 수 있다. 이러한 자그마한 노력만으로도 학생들은 자신이 생활하고 있는 환경이 어느 정도 다양하다는 인식을 할 수 있다.
 

창의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또 다른 것은 아마 놀이 공간이 아닐까 싶다. 요즘 학교들을 보면 부지가 좁거나 혹은 활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운동장의 규모가 매우 작은 것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과 활동을 하면서 창의성을 키워나간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보며 더 나은 생각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교실에서 수행되는 여러 가지 활동에서도 이러한 면을 실천할 수 있지만 신체적인 활동이 주는 또 다른 효과가 있어 보인다. 
 

학교 공간은 오랜 기간 동안 비슷한 모습을 유지해왔다. 세월이 지나도 학교만큼은 언제 찾아가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많은 학교들이 공간의 변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자그마한 시도들이 앞으로 학교 공간을 재창출하고 앞서 말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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