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TV 방송에서 방영된 두 젊은 남녀의 혼전 동거를 다룬 '옥탑방 고양이'라는 드라마가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작년 고려대 학보인 '고대 신문'이 고려대생 2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70%)이 동거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2000년 설문 조사 당시 계약 동거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65.5%에 달한 것과 큰 대조를 이뤘다. 동거 경험을 묻는 질문에 100명 중 5명(5%)이 '동거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결국 과거에는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함께 사는 일이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져 대부분 은밀하게 이루어졌으나 요즘은 교육 수준이 높은 층을 중심으로 개방적이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동거를 이미 경험했거나 하고 있는 학생들은 집 값과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동거는 대개 호기심이나 성적 욕구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경제력을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몇 푼 안 되는 생활비를 아끼려고 동거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이견(異見)도 있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대학 사회의 개방된 성 의식과는 달리 대학생들의 피임이나 성에 관한 지식이 턱없이 부족해 동거 커플들은 '임신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으며 여러 차례 낙태를 반복하기도 하고 미혼모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순결 교육만을 강조하는 성교육은 무의미한 시대가 됐다. 따라서 학생들이 성에 대한 무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일은 지금이야말로 '성은 아름답다'라고 말로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왜, 아름다운지, 그 아름다운 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고 대가를 치러야하는지, 이 사회 어른들은 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등에 대한 보다 진지하고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