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인문학은 필요하다

2014.07.28 10:19:00

한국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는 고령화되는 인구에 있다. 고령화로 생산 인구가 줄어들고 노후의 각종 복지를 위한 비용을 많이 필요로 한다. 준비가 안 된 고령화는 직접 당하는 본이 고통이지만 주변에서 바라보는 사람도 아픔으로 다가온다.

언젠가 서울시가 인문학 교육을 시행한 적이 있다. 특히 노숙자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년들을 위해 만든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이었다. 이 강좌의 개강 여부를 두고 내부에서 반발이 많았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1995년도에 미국의 문필가이자 언론인인 얼 쇼리스(Earl Shorris, 69세, 가난한 이를 위한 희망수업-클레멘트 코스, 빈곤층의 인문학 전도사로 불린다.)가 시작한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교육 프로그램에 많은 돈을 투입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취지는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생각하는 힘을 잃었거나, 현명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인생의 중후반기라도 깨달음의 순간,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무가 아니겠는가?’라는 의미에서 태동한 것이다.

이 과정 가운데 초등학교만을 졸업한 한 분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올해 50이 가까워진 분으로, “내가 깨우쳐 가는 건지, 변해가는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것은 분명하다.” 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문장들 가운데 ‘내가 좀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좀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누구든지, 초, 중, 고, 대학교 때 각성을 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년의 나이가 넘어서 “아, 나는 정말 쓸모가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는 부분이다. 이것이 바로 외부로부터의 새로운 자극, 인문학 교육이라는 자극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깨우칠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주변에서 사람들은 아저씨가 이럴 분이 아닌데, 정말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쓸모 있는 인간이 되는 것, 어떤 방법으로 가능할까?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가? 왜 살 것인가? 무엇을 향해 살 것인가?’라는 주제는 학원이나 책을 통해 답을 구하기는 어려운 문제이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사람만이 ‘본인의 삶에 정체성을 굳건히 하고 좀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다.
김광섭 교육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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