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친구들과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런데 식당 안이 어찌나 시끄러운지 대화가 안 될 정도였다. 이유는 대여섯 살 정도의 아이들 6명이 괴성을 지르며 맨발로 뛰어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로 모이는 건너편 테이블의 젊은 부부들은 아이들 못지 않게 떠들며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참다못한 내가 조용히 하라고 아이들을 타이르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젊은 부부들은 기분 나쁜 어조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얘들아! 거기서 뛰지 말고 이곳에서 뛰어라!"
정말 어이가 없었다. 당신 자식이나 잘 기르라는 그 싸늘한 눈빛에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요즘 아이들은 운동장 한 바퀴를 제대로 돌기도 힘들다. 팔굽혀펴기나 턱걸이는 고사하고 간단한 일을 시켜도 버릇처럼 입에서는 "힘들어요, 못해요. 왜 그런 것을 해요? 안 하면 안돼요?"하며 이유만 늘어놓는다. 갈수록 나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날이 또 지났다. 어린이는 헌장 구절처럼 바르고 씩씩하게 키워야 한다. 물론, 내 자식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말을 들을 때 기분은 좋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기 전에 내 아이가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스리는 것이 슬기로운 부모가 아닐까? 아이를 기죽지 않게 내버려두는 것이 자칫 아이를 비뚤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부모들은 왜 쉽게 잊는 것일까? 혼내며 키우면 아이가 씩씩하게 자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어린이날은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가고 하자는 대로 다 해주는 그런 날이 아니다. 내 아이가 진정 바르고 씩씩하게 자라게 하려면 가정에서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를 곰곰 생각해보는 그런 날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날로 교육적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는 가정을 돌이켜보고 미래의 희망이며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바르고 튼튼하게 자라나도록 한 걸음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