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현재 자율지표가 확정됐거나 학교 평가가 진행 중인 시도는 강원, 부산, 전남북, 인천, 경남 정도다. 나머지 시도는 결재를 앞두고 있거나 지표 개발 중이다. 6월말 지급 일정을 감안하면 빠듯하다. 이 때문에 교과부는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담당자 회의를 열고 시행을 재촉했다.
하지만 시도는 여전히 고민 중이다. 학교의 성과를 대표적으로 보여줄 타당하면서도 객관적인 지표를 마련하지 않으면 엄청난 민원 후폭풍에 시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한 시도담당자는 “솔직히 교과부의 공통지표 중 특색사업 운영은 1년 치가 공시자료로 올라온 게 아니어서 문제가 있다”며 “또 자율지표도 각 학교 보고자료에 의존해야 하는 것들은 부풀리기를 일일이 검증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일부 시도의 생활지도 프로그램 실시 시간 수(횟수), 학생·학부모 상담 실적, 학생 동아리 참여수(율) 등이 대표적인 예다.

도교육청의 한 담당자는 “공시자료건 학교 제출 자료건 어차피 학교가 기입하는 것”이라며 “믿고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담당자는 “정직하게 보고한 학교는 피해를 보고 부풀려 보고한 학교는 수혜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지난 시도 담당자 회의 때는 “시행도 해보지 않은 학교성과금을 무조건 30%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작용에 대한 보완 없이 학교성과금 비율을 높일 경우, 학교는 실적 쌓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지적도 높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장은 “B급으로 낙인이 찍힐 판인데 과연 실적쌓기에 신경을 안 쓸 교장이 있겠는가” 반문한다. 학교 교육력과 관계없는 행정적인 성과 만들기가 성행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는 아예 지표 개발을 늦게 할 예정이다. 담당자는 “다른 시도가 하는 거 보고 다음 주 이후에나 의견수렴을 할 것”이라며 “6월말 지급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학교성과금을 ‘강제’한 교과부는 “나머지는 시도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만 말한다. 교육계의 문제 제기에도 ‘학교성과금 도입, 내년 30% 확대’는 일방적으로 결정해 놓고 그 외의 내용은 시도 ‘자율’이라는 식이다.
이와 관련 교총은 최근 교과부에 전달한 사기진작 방안 건의서에서 "제도의 실효성도 검증하지 않고 확대하는 것은 안 된다"며 "성과급은 수당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