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지역 고교 29곳에 적용되고 있는 고교 입시 선복수 지원ㆍ후추첨 배정제 대상 학교가 올해 6∼7곳 늘어나는 등 단계적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에 따라 진학하고 싶은 고교가 실제 거주지와 다른 학군에 있더라도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고교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1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중학교 3학년생의 선복수 지원ㆍ후추첨 배정제 적용 대상 고교를 25∼50% 확대키로 하고 일단 올해 중 동대문ㆍ마포ㆍ서대문ㆍ성북 일부 고교 등 6∼7곳을 선복수 지원ㆍ후추첨 배정제 대상 학교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현재 이 제도를 시행중인 29개 고교는 경복고와 용산고, 중앙고, 이화여고 등 서울시청을 중심으로 반경 4㎞ 이내에 있는 성북ㆍ마포ㆍ서대문구 일부 고교 및 중구 내 전체 고교, 종로구 내 1개교를 제외한 모든 고교, 용산구 전체 고교이다.
이들 학교 중 서울 전체 지역 중학교 3학년생들은 희망에 따라 최소 3곳에서 최대 5곳까지 복수지원한 뒤 추첨결과에 따라 고교를 배정받지만 다른 지역 학군은 예비 고교생으로부터 입학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추첨을 통해서만 고교를 배정한다.
선복수ㆍ후추첨 배정제가 강남과 서초, 송파, 광진구 등에 위치한 이른바 '명문 고교'에도 확대 시행되면 이 지역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올해안에 중 3년생의 학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추진기획단을 구성하고 외부 연구기관에 연구 용역을 의뢰하는 한편 3억7천여만원을 들여 고교 배정 개선 프로그램도 개발키로 했다.
추진기획단에서는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확대 범위와 배정방안, 도입시기 등 구체적 방안을 확정하게 된다.
또 외부 연구보고서가 나오면 이에 따른 모의배정(시뮬레이션)도 실시해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의 이런 방안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서울 강남 등의 명문고교 진학을 위한 특정지역 전입 몰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2008학년도 대입부터 전형을 내신위주로 바꾸기로 한 방침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선복수 지원ㆍ후추첨 배정 대상 학교가 확대되면 고교간 신입생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반적으로 교육의 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며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은 현재 선복수 지원ㆍ후추첨 배정제를 시행중인 29곳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을 최대한 수용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은 뒤 단계적으로 다른 지역 학교에도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에 대해 고교평준화에 따른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한재갑 대변인은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는 고교 평준화정책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선복수 지원ㆍ후추첨 배정제는 고교평준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아울러 현재의 학군을 광역화해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대폭 확대해 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