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평가·교원평가 강화보다 ‘작동 방식’ 바꿔야”

2026.09.17 19:36:31

교사 행정업무 비중 여전히 높아
같은 제도도 학교별 작동 달라
KEDI, 내적 책무성 실질화 제안

학교평가와 교원평가 등 학교에 대한 책무성 요구를 일률적으로 강화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추가하기보다 이미 운영 중인 제도가 교사의 교육적 노력을 실제 교육개선으로 연결하도록 작동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같은 제도라도 학교의 여건과 구성원의 해석에 따라 교육적 성찰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행정적 이행이나 위험 회피로 흐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17일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 교육연구관에서 한국교원대 학교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학교의 노력은 어떻게 교육개선으로 이어지는가: 학교 책무성 기제의 작동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제245차 KEDI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학교평가와 교원평가, 교사학습공동체 등 현장에서 운영되는 책무성 기제가 학교의 교육적 노력을 실제 개선으로 연결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 발표를 맡은 이호준 청주교대 교수는 ‘학교 책무성 관련 요인과 교사의 교육적 노력: TALIS 분석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TALIS 2024 자료를 분석했다. 학교의 외적·내적 책무성 관련 요인과 교사가 교수학습, 협력, 생활지도, 행정업무, 전문성 개발에 사용하는 시간의 관계를 초·중학교 중심으로 살폈다.

 

특히 한국 교사들의 전문적 협력 활동 수준이 높은 반면 행정업무에 사용하는 시간 비율도 높고 협력에 투입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낮은 현상에 주목했다. 학교 책무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교사에게 또 다른 업무를 더하기보다 교사의 시간과 노력이 수업과 협력 등 교육활동에 실질적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제도의 작동 방식을 살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분석이다.

 

이어 이승호 KEDI 연구위원은 ‘학교 책무성 기제의 작동 경로와 실효성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2곳을 사례 조사한 결과 동일한 책무성 기제도 학교의 맥락과 구성원이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경로로 작동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는 책무성 기제가 학교의 교육적 성찰과 개선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행정적 이행과 형식화에 머물거나 위험 회피와 방어로 작동하기도 했다. 구성원들이 전문적 공동책임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학교의 노력이 실제 교육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지점도 짚었다. 책무성 제도에 다른 요구가 동시에 얼마나 부과되는지, 평가 등의 결과가 단순한 보고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개선으로 환류되는지, 제도 시행에 따른 책임과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가 책무성 기제의 작동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제시됐다.

 

이에 기존 책무성 제도를 일률적으로 강화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추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정책 방향이 제시됐다. 외적 책무성 기제를 조정·재설계하고 학교 내부의 책무성 기제를 실질화하는 한편 기존 제도로 확보하기 어려운 기능은 보완하는 방식이다. 학교마다 여건이 다른 만큼 책무성 기제를 차등 적용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종합토론은 이재덕 한국교원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박수정 충남대 교수, 허주 공주교대 교수, 서시연 충북대 IDEPS 전임연구원, 김제현 한국교원대 연구교수가 참여해 학교 책무성 기제의 작동과 실효성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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