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스마트폰 규제’ 교육적 전략 필요

2026.01.02 11:39:06

한국교육개발원 KEDI BRIEF

스마트 기기 제한 세계적 추세
수업 중 사용금지 국내도 시행
디지털 시민 교육 병행 없인 한계

수업 시간 중 학생의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가 국내외에서 확산되는 가운데, 단순한 이용 제한을 넘어 청소년의 디지털 시민 역량을 기르는 교육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규제 중심 정책만으로는 청소년의 미디어 과의존과 부작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최근 발간한 KEDI BRIEF ‘청소년의 스마트폰·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논의와 교육적 시사점’에서 2026년 3월부터 국내에서 시행 예정인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 금지 정책과 함께 주요국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동향을 분석하고, 향후 한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정책적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해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수업 시간 중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근거를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교육청과 학교는 학칙과 운영 지침을 통해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학습 집중도 제고와 교실 내 질서 회복을 정책 취지로 제시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청소년 보호를 명분으로 한 소셜미디어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호주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최소 이용 연령을 15세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일부 주와 유럽연합 역시 플랫폼의 알고리즘 설계와 알림 기능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청소년 보호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규제 흐름이 청소년의 정신건강 악화, 수면 장애, 학습 집중력 저하 등에 대한 우려에서 출발했지만, 동시에 표현의 자유와 자기결정권 침해,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 복합적인 쟁점을 동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주(州) 단위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법이 위헌 소송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으며, 영국과 호주에서는 연령 확인 과정에서 개인정보 과다 수집과 우회 접속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수업 중 스마트폰 일괄 금지 조치를 둘러싸고 교육 효과를 기대하는 시각과 함께 학생의 자율성과 자기통제력 형성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도 병존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 휴대전화 일괄 수거를 기본권 침해로 판단한 이후에도, 상당수 학교가 현장 관리의 필요성을 이유로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규제의 초점을 ‘금지’ 자체에 둘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 디지털 환경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 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체계 구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 통제 수단으로서의 규제는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온라인 윤리, 정보 판별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교사 연수 강화와 교육과정 내 디지털 시민성 교육의 체계적 설계도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디지털 리터러시가 핵심 역량으로 명시돼 있지만, 디지털 윤리와 정보 보호 영역은 여전히 제한적으로 다뤄지고 있어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영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을 단순히 보호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인식하는 능동적 디지털 시민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교육 전략이 전환돼야 한다”며 “스마트폰 사용 금지와 같은 규제 정책은 디지털 시민성 교육과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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