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쉬는 시간] 온라인 수업, 신경 쓰이는 것들

2021.02.25 15:23:46

지금쯤이면 많은 학교가 업무분장과 학년을 발표하고 새 학기를 준비할 시기에요. 발표전까지 보안을 유지하려는 교감, 교장 선생님과 어떻게든 알아내 보려는 선생님들의 물밑 추격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끝에 업무분장표를 공개하면 싱숭생숭한 마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새 학기 준비를 위해서 정성을 쏟게 돼요. 
 

새 학기는 어떻게 지내게 될까요? ‘그래도 내년이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2020년의 막연했던 기대와는 달리 올해도 어쩔 수 없이 작년처럼 흘러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확진자 수는 작년 초반보다 눈에 띄게 늘어났고,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요.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했지만, 극적인 반전은 없다는 것이 현실이지요.

 

올해 수업도 작년처럼 온라인 수업과 대면 수업이 퐁당퐁당 이어지는 상황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의 고민은 온라인 수업으로 좁혀져요. 온라인 수업을 시작했던 작년 초반에는 모두가 우왕좌왕이었어요. 생전 처음 해보는 것이었으니까요. 힘들게 준비하고 수업을 해도 학생이나 학부모로서는 불만족스러운 것도 사실이었지요. 
 

처음에는 그런 불만족이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한 마음 때문인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학교 근무가 끝나고 종일 온라인 수업을 하며 집에 있던 아이들을 봐주다 보니 정말 힘들기는 하더라고요. 과제 제시형이나 콘텐츠 제시형 온라인 수업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서 링크를 보내 주어도 아이들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부모가 다시 한번 봐주어야 하다 보니 퇴근해서 저녁 시간 동안 온라인 수업을 보충하고 가르치고 나면 밤 10시는 기본이었어요.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도 힘이 드는데, 보통 학부모님들은 정말 힘이 드시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고요.

 

그러다가 2학기부터 거의 모든 학교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전환이 되고 나서는 부모로서 도와주는 것도 한결 편해졌어요. 왜냐하면 수업 시간에 거의 다 끝내 놓으니 부모로서는 예전처럼 복습 정도만 봐주면 되어서 일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었지요. 
 

부모로서 편하기는 한데 교사로서 학교에서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하면 늦잠 자는 아이들도 있고, 출석 하나 확인하는 것부터 쉬운 일이 없어요. 거기에다 잘 보이지도 않는 화면으로 아이들이 공부한 결과를 확인하고 하나하나 피드백을 주는 일도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일이지요. 솔직히, 마스크를 쓰고 종일 수업을 하는 것보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수업을 하는 일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예요. 그렇지만 힘들게 수업하고 돌아오는 피드백을 보면 보람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에요. 알림장 답글로 전해오는 부모님들의 한 마디.

 

‘선생님, 줌 수업이 힘드실 텐데 너무 고생 많으세요.’
‘그래도 이렇게 신경 써 주셔서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집에서 따로 봐줄 게 없어서 화내는 횟수가 줄었어요.’

 

이런 말씀들을 전해주실 때마다 힘도 나고 코로나19 상황은 좋지 않지만, 학교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지난 1년 동안 실전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온라인 수업에도 많은 발전이 있었어요. 대부분 학교에서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고 비록 같은 공간은 아니지만, 아이들과 함께 상호작용을 하면서 수업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또, 많은 선생님이 수업에 대한 피드백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주고 계시지요. 
 

올 한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흘러가겠지만 우리의 수업만큼은 더 세련되고 노련해질 거라고 믿어요.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보면 쌍방향으로 수업을 하는 기술. 피드백의 질과 양에 괄목상대할 만큼의 변화가 있었으니까요. 새 학기 교육과정 계획하시느라, 온라인 수업 준비하시느라 많이 힘드실 거예요. 그래도 그런 일이 가치 있는 일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 또한 편하게 해주는 일이라는 점에서 보람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우리가 힘든 만큼 교육은 더 살아나게 되니까요. 새 학기 준비, 힘내세요.

이진혁 경기 구룡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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