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어려움 딛고 꿈 향해 ‘우아한 턴’

2021.02.04 14:22:45

발레리나 김민경 양

 

큰 키와 긴 다리… 길고 아름다운 선이 장점
각종 무용대회, 실기·교과 모두 상위권 차지
올해 숙명여대 무용과 진학 예정…설렘 가득
슬럼프 때 묵묵히 보듬어준 선생님께 감사
훌륭한 발레 선생님 돼서 감사함 보답하고파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일 숙명여대 프라임관 무용실. 가장 자신 있는 동작이 ‘데벨로뻬’(développé)라며 김민경(20세) 양이 한쪽 다리를 천천히 올려 균형을 잡았다. 토슈즈를 신고 발끝을 세우자 170cm의 큰 키와 긴 팔과 다리가 한층 돋보였다. 그가 동작을 해 보일 때마다 기다란 몸의 선을 따라 발레리나의 특유의 우아한 몸짓이 극대화돼 살아났다.
 

김 양은 현재 충남예고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무용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목표했던 학교에 합격을 한 후 휴식을 취하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라 그런지 눈빛에는 호기심과 설렘이 가득해 보였다. 코로나19로 입시일정이 수시로 변동되는 와중에도 지난해 김 양은 제13회 전국무용예술전국대회 1위, 제4회 탄츠올림프아시아 본선진출, 제15회 전국무용경연대회 1위 등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기량을 뽐냈다. 무용 실력뿐만 아니다. 그는 학교생활에서도 임원과 과대표 활동을 하며 고교 3년 동안 실기성적과 교과 성적 모두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성과를 내기까지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김 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원했던 예술고교에 합격하고도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한 달에 5~7켤레에서 많게는 10켤레까지도 교체해야 하는 토슈즈는 한 켤레에 6만 원에 달했고 주 3회 받는 레슨비와 대회참가비, 발레복과 등록금 등 발레를 하기 위한 모든 것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는 “의지와 열정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무엇이든 하려면 일단 돈이 필요하다는 현실과 막막함에 ‘포기’라는 단어를 수없이 되새기기만 했다”고 회상했다. 김 양이 부모님에게 했던 말은 그저 “엄마, 내가 발레 해서 미안해…”일 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김 양은 고교 1학년인 2018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재양성 지원사업 ‘아이리더’로 선발돼 경제적인 걱정 없이 목표만 바라보며 발레 연습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난해 초 발목 부상으로 고생할 때도 후원의 도움이 컸다. 발목 인대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긴 재활을 하게 되면 입시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김 양은 장학금 덕분에 수술을 받지 않고 각종 물리치료와 전기치료, 근육 마사지 등을 받으며 치료와 입시 준비를 병행할 수 있었다.
 

김 양의 꿈은 학교를 졸업하고 발레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특히 슬럼프에 빠져 힘들어했던 자신을 묵묵히 기다려주고 보듬어준 김소라, 김송주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동안은 선생님들이 시키는 대로만 했었는데 김소라 선생님께서는 저를 관찰하고 연구해주시면서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김송주 선생님은 코로나19로 체력이 너무 떨어져 낙담해 있는 저를 항상 보듬어주시고 많은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는 수줍음이 많은 성격 탓에 고민이 많았는데 발레를 하면서 표현력이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올라가며 도전하는 성격이 됐다고 했다. 또 무용을 하면서 보여주는 것보다 타인에게 가르쳐줄 때 더 기쁨을 느낀다는 것도 알았다. 자신도 스승님들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돼 제자들마다 개성과 장점을 살려주는 무용을 가르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교 1학년 때는 넉넉지 못한 사정으로 포기해야 했던 많은 것을 하나씩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도전의 해였습니다. 2학년 때는 도전을 통해 배운 지식으로 직접 부딪혀보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터득하는 극복의 해였습니다. 3학년 한 해는 ‘행복’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성공하고 여유가 생기면 저도 후배들을 위해 후원하면서 그동안 받은 감사함을 꼭 보답하고 싶습니다. 도움을 받았을 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기 때문에요.” 

 

 

※한국교육신문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사업 ‘아이리더’의 지원을 받는 아동들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학업·예체능 등 다양한 분야에 잠재력 있는 저소득층 아동 556명에게 약 123억 원이 지원됐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후원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전용 후원 계좌

국민은행 102790-71-212627 / 예금주: 어린이재단

기부금영수증 신청 1588-1940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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