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째 공개수업 대표

2015.10.30 17:24:00





올해 대표 공개수업을 마쳤다. 다른 시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서울의 경우는 대략 교과마다 한 명씩 공개수업을 매년 한다. 자율장학의 지구내 학교에 공문을 발송한다. 당연히 다른 학교 선생님들도 참관을 한다.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가끔씩은 참관을 하러 온다. 최근에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예전처럼 의무적으로 지구별 공개수업을 학교마다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학교 자율로 다른 학교에 공문으로 참관을 요청한다.

올해로 대방중학교 10년째다. 10년을 근무하는 동안 교과 대표수업을 여덟번 했다. 공개수업을 평소에 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좀더 새로운 방법을 동원해야 하기도 한다. 물론 보여주기 위한 수업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그렇더라도 일단 준비된 수업을 하게 되면 다른 학급에도 같은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것을 바탕으로 방법을 개선하면서 다음해에도 또 공개수업을 했다. 꼭 보여주기식 수업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수업인 경우가 더 많다.

초임발령을 9월에 받았다. 학교에 출근을 했더니 연구부장(그때는 연구주임이라고 했었다.)님이 전임자가 10월에 공개수업을 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준비를 하라고 했다. 그것도 지구내 공개수업이라고 했다. 공개수업이라고는 교생실습때 딱 한번 해본 것이 전부인데 걱정이 태산 같았다. 교사라면 다들 경험했겠지만 초임시절에는 한시간 수업을 위해 2-3시간 공부를 하게 된다. 시간도 없고 경험도 없는데, 공개수업이라니.... 난감했다.

선배교사들에게 묻고 또 묻고 그렇게 해서 정신없이 공개수업을 마쳤다. 협의회에서 여러가지 지적도 받고 칭찬도 받았다. 그렇게 25년 이상을 교직에 몸담아 왔다. 그런데 그때부터 공개수업을 가는 학교마다 2-3번씩은 했던 것 같다. 모두 합하면 15회 이상은 족히 했을 것 같다. 첫 발령받은 학교에서의 경험이 공개수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데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이제는 공개수업에 대한 특별한 고민은 거의 없다.

그렇게 많은 공개수업을 하면서도 두렵거나 떨린 것은 첫해 공개수업때 뿐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도 긴장되고 부담스러운 경우가 있었지만 수업 진행을 하면서 두려워하거나 한 적은 거의 없다. 어쩌면 그것이 큰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30여년 가까이 교직에 있는 교사들 중에, 공개수업을 1-2회 정도밖에 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본인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고 있기에 알 수 있다.

이런 경우도 있다. 교감 중에 자기는 교감이 될때까지 공개수업을 한번도 한적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감이 된 후에 교사들의 공개수업을 참관 하고 조언을 한다고 한다. 차라리 공개수업 한번도 안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한번도 해보지 않고 어떻게 다른 교사들의 수업에 대해 조언을 할 수 있을까. 교감이기 때문에.....

우리학교에는 수석교사가 있다. 공개수업이나 컨설팅 관련 업무는 모두 수석교사가 하고 있다. 수업참관을 한 후 조언을 하는 것은 물론 본인은 매일같이 공개수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교감도 공개수업을 참관하고 조언을 한다. 그러면서 바쁘다고 이야기 한다. 교감 업무도 많은데 수업공개 참관까지 바쁜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다른 학교도 사정이 비슷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수업장학과 관련된 업무는 수석교사에게 돌려줘야 한다. 교감이 바쁘다면 공개수업 관련 해서는 수석교사에게 돌려주면 된다. 그래서 최소 한 학교에 한명의 수석교사가 필요한 것이다. 요즘에는 교사는 수업으로 말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정말 수업을 잘하고 수업에서 만큼은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 물론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교감과 수석교사의 업무를 좀더 명확히 하면 된다. 수업장학과 관련해서는 수석교사가 전권을 가지고 해야 하는 것이 옳다. 교감은 나머지 업무를 하면 된다. 교감이 수업장학까지 하겠다고 나서면 수석교사의 설 자리를 위협하는 것이다. 교감이 될 때까지 공개수업을 한번도 하지 않은 교감과 매일같이 공개수업하고 전문성을 키워서 수석교사가 된 교사 중 누가 더 수업컨설팅을 잘할 수 있겠는가.

이런 부분은 장학사들도 마찬가지이다. 교사시절 한번도 공개수업을 하지 않았거나 1-2회 했던 장학사가 학교 교사들의 수업을 조언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결국 수석교사들이 더 많이 배출되고 수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수업관련 컨설팅을 잘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성숙시켜줘야 한다. 예산이 부족하다고 수석교사수를 줄이는 것은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내년에는 수석교사관련 예산이 증액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어떤 경우라도 교육을 포기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창희 서울상도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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