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선후배 3명, 강화도 봄나들이 여행기

2024.04.08 15:07:34

고려산 진달래, 밴댕이 정식 점심, 평화전망대 체험해

 

 

4월 6일, 경기도 지역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교직 선후배 3인방은 강화도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봄나들이 초대한 사람은 이문근(75. 전 초등 교장), 동행자는 전근배(77. 전 초등 교장), 필자 이영관(68. 전 중등 교장). 이문근 선배는 귀촌하여 충남 공주에서 한옥을 직접 지어 살고 있다. 전근배 선배는 경기도 이천 전원마을에서, 필자는 경기도 수원에 살고 있다.

 

이번 모임은 작년 9월 이천과 양평에서 있었던 ‘아주 특별한 1박2일 캠프’ 답방 형식이다. 여행 계획을 세운 이 선배는 말한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되어 진달래가 만발하니 계절의 시간 앞에 덧없는 인생의 아쉬움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며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만개를 이번엔 꼭 보겠다는 마음으로 생각이 통하고 대화가 오순도순한 선후배와 함께 즐기고자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고 했다.

 

전기차 운전은 이 선배가 직접 하기로 했다. 당일 오전 8시에 수원에서 만나 전 선배는 조수석에, 필자는 뒷좌석에 승차하여 봄나들이를 즐겼다. 오전 11시, 3시간만에 첫 도착지인 강화군 송해면 화도2리 마을회관. 여기서 진달래가 만발한 고려산(436m)을 오르려는 것이다. 이 마을 노인회에서 주관하는 식당에서 우선 해물전으로 시장기를 채웠다.

 

 

필자는 이번 고려산행이 두 번째다. 빨리 진달래 군락의 장관을 보고자 걸음을 재촉한다. 두 선배는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느긋한 산행이다. 화도2리 쪽의 진달래는 색깔이 은은하다. 등산객을 보니 단체산행도 있고 가족단위, 친구 산행도 보인다. 산기슭에는 노오란 꽃이 핀 생강나무가 보인다. 문득 김유정의 작품 ‘동백꽃’이 떠오른다. 여기서 나오는 동백꽃이 생강나무다.

 

조금 더 오르니 점차 경사가 심한 곳이 나타난다. 이곳을 오르려니 숨이 헐떡인다.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단체산행객들은 여유 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벌써 하산하는 사람도 보인다. 정상에서 진달래 군락의 장관을 보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어느 선배의 말이 떠오른다. ‘여행은 다리 떨릴 때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가슴 떨릴 때 떠나는 것이다.'

 

등산 중 아름다운 광경도 보았다. 경사진 곳을 오르다 보니 앞서가는 두 사람. 한 사람은 키가 큰 건장한 남성이다. 이 남성이 부축해 산행하는 분은 여성인데 다리가 불편해 보인다. 앞지르면서 보니 여성은 팔 한쪽도 불편해 보인다. 아마도 모자지간인 듯 생각된다. 몸이 불편한 어머니를 부축해 진달래의 장관을 보여드리려는 아들이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정상에 이르니 사람들이 무척 많다. 오늘이 ‘강화 고려산 진달래 꽃구경’ 축제 첫날이다. 아마도 전국에서 모이지 않았나 싶다. 두 선배님들에게선 아직 도착한다는 소식이 없다. 핸드폰이 울린다. “우린 더 이상 못 올라가니 하산하라”는 말씀이다. 진달래 군락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다. 또 정상 인근의 포토존 ‘진달래산 대형 사진’을 배경으로 셀카 사진을 찍었다. 동행한 선배님들 보여드리려는 것이다.

 

하산 도중 두 선배를 조우했다. 오후 1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전 선배는 언제 준비했는지 음료수 3종을 트렁크 위에 올려 놓는다. 등산 후 목이 마른 상대를 배려한 것. 음료 하나를 집어 드니 차갑다. 화도2리 매장에서 어느새 구입한 것이다. 전 선배의 장점 하나. 후배들과 식사 때면 언제나 먼저 계산한다. 주고받기가 아니다. 주기만 하는 분이다. 후배들이 그를 따르는 이유를 알겠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강화풍물시장. 전통시장에서 점심을 하려는 것. 1층은 강화 생산물 매장이다. 강화특산물인 강화섬쌀, 순무, 속노란 고구마, 고추 등을 판매한다. 2층은 식당과 토산품, 화문석 매장이다. 식당 종류를 보면 밴댕이 정식, 순대국, 소머리 국밥, 추어탕, 매운탕, 칼국수, 수제비, 게장 백반, 생선구이다. 먹거리로는 만두, 찐빵, 수수부꾸미, 팥죽, 식혜, 튀김이다. 강화에 여러 번 와 봤지만 이처럼 자세히 보기는 처음이다.

 

 

우리는 점심으로 밴댕이 정식 3인분을 주문했다. 밴댕이회, 회무침, 구이 3종 세트가 나왔다. 밑반찬도 여러 종류다. 식탁이 푸짐하다. 상추와 깻잎에 회를 싸서 먹어 보았다. 회무침은 밥에다 비벼 먹었다. 따끈한 구이는 뼈째 먹어도 된다. 모두가 별미다. 3인분 식사비 5만2천원은 누가 계산했을까? 전 선배다. 다른 사람이 계산하지 못하게 식사 전에 선불로 계산했다.

 

이어 도착한 곳은 강화평화전망대(양사면 전망대로 797. 철산리 11-12). 이 전망대는 가장 가까운 거리(2.3km)에서 북한을 바라다 볼 수 있는 곳이다. 평화적 통일 기반 구축을 위한 문화관광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2008년 개관하였다. 우리는 3층 북한땅 조망실에서 문화관광 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다. 또 옥외 시설인 ‘그리운 금강산 노래비’에서 성악가들이 부르는 ‘그리운 금강산’ 녹음 음악을 들었다. 한강 건너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남겼다.

 

 

이제 귀가 시간. 나들이 차량들이 같은 시간대에 귀가하니 체증이 일어난다. 수원에 도착하니 저녁 8시. 오늘 상춘객 3인방은 10시간을 함께 했다. 단골집에서 추어탕으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공주로, 이천으로 귀가할 시간. 손에는 이 선배가 강화풍물시장에서 구입해 준비한 즉석강정 한 봉지씩 들려져 있다. 오늘 모인 구성원은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배려하면서 베푸는 분들이다.

 

행사를 기획하고 초대한 이 선배는 “강화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아들이 소대장으로 북괴 침략을 지키던 곳이라 인상이 더욱 깊었다”며 “행동과 말, 인생 패턴이 통하는 교육동지들이 함께 해주어 감사했다. 더 늦기 전에 교육동지들은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여행 계획하며 아름다운 추억 많이 만들기 바란다"고 했다.  

 

전근배 선배는 "이 시대의 애국자 이 교장의 여행 제안과 실천이 고맙다. 교육동지들과 함께 행복한 올해를 함께 보내자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특히 평화전망대에서 북한 동포의 고통을 생각하며 평화 통일 의지를 더욱 굳건히 마음 먹은 점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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