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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3월 25일 사대 가산점 위헌 판결 이후 교사 양성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7일 한국교총은 대회의실에서 '교원양성,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교육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송광용 서울교대 교수의 주제발표와 지정 토론으로 이어진 이날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우수인재 유치 및 양성을 통한 교사의 질 제고, 사범대는 목적형으로, 교사양성 표준교육과정 개발 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교원 지방직화, 교사대 통합문제는 쟁점이 됐다. 또 중등교원 양성기간을 6~7년으로 연장(백종현), 사대 인원을 조정해 양성 대 임용비율을 1.1:1정도로 맞춰야 한다는 의견(손성민) 등이 제안됐다. '우수교사 양성을 위한 교사 교육체체’를 주제로 주제발표를 한 송광용 서울대 교수는 “우수 교원양성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교사양성 교육과정 개발이 가장 중요하며 이와 함께 부적합 교사를 걸러내기 위한 대학별 교사자격적격심사위원회 설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송 교수의 주제발표 주요 내용이다. ▲ 현 교원양성체제의 문제점=그 동안 우리나라 교원 정책은 교원의 양적 수급에만 급급한 나머지 교원의 전문적 자질과 능력 신장에는 소홀했다. 최근에는 교육개혁추진과정에서 교원 정년을 무리하게 단축함으로써 초등 교사 부족사태를 초래한 반면, 유치원 교사와 중등교사는 지나치게 과잉 공급돼 심각한 적체현상을 빚고 있다. 이로 인해 교원 양성체제에 관한 논의에서 우수교원 양성보다는 항상 교원 수급 불균형의 문제가 논의 돼 온 실정이다. 현 교원양성체제의 문제점은 교사양성기관의 정체성 결여, 교육실습의 형식적 운영, 중등?유치원 교사 양성기관의 난립과 질적 통제장치 결여, 교원 교육기관의 책무성 미흡 등이다. 또 지방화 시대에 부적합한 교원 양성체제, 유아교육 담당교원의 자격과 종별의 이원화 및 수업연한 부족, 행재정지원 부족과 교육여건 미비도 문제다. ▲ 교사 양성 표준교육과정 개발=이를 개선하려면 우선 교사 양성 표준교육과정을 개발해야한다. 이를 통해 교원양성기관의 정체성을 살리고 교원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여 일반대학과 구별되는 특수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표준교육과정은 대학마다 교과별로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적절 수준의 과목, 학점에 관한 최소한의 기준을 포함된 것으로 하고 획일적인 교육과정 모형이 되지 않도록 공통부분과 대학 자체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부분으로 구성해야 한다. 또 교육실습 내실화를 위해 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늘리고 관찰실습은 입학초기, 참가실습은 2학년, 수업실습은 3학년, 실무 실습은 4학년으로 구분해 실시, 학생들이 점차 교직에 적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 ▲ 대학별 '교사자격 적격심사위원회’ 운영=질 중심의 교원을 양성하기 위해 교사양성과정에서 입학과 자격증부여에 대한 보다 엄격한 질적 통제장치를 마련해 우수 인재가 교사양성대학에 입학해 교사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를 위해 우선 대학 입학 시 교직 적성검사를 철저히 실시하고 무시험검정에 의한 교사 자격증취득에 대한 질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현행 학생 성적 평가제도를 개선, 상대평가를 보다 엄정히 적용하고 대학별 교사자격 적격심사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토록 한다. 즉, 이 방안은 졸업자격을 획득한 자에게 무시험검정에 의해 교사자격은 부여하되, 대학 재학기간 중 중요 학칙 위반자, 국가의 형벌을 받은 자, 정신질환자 중에서 인륜 도덕에 심히 위반되는 행동을 한 자만을 대상으로 교사자격증 수여 가부를 심사할 수 있도록 가칭 '교사자격 적격심사위원회’를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설치, 운영하는 것이다. ▲ 교원교육 평가인정제 실시=교원교육기관의 난립으로 인한 기관간의 질적 불균형 및 교육여건상의 격차를 해소하고, 교원교육기관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여 교원교육기관으로서의 책무성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질적 통제장치의 하나로 교원교육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평가인정제를 실시해야 한다. 평가결과는 이제까지의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평가에서처럼 아무런 활용 없이 끝날 것이 아니라 평가인정을 받은 기관에 한해서 교사교육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평가인정을 받지 못한 기관에 대해서는 교사교육기능을 중지하고 일반대학으로 전환토록 하며, 평가결과는 각 기관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과 보상 및 정원조정의 기준으로 활용하고,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교사신규채용 등 교원인사에 이를 반영토록 한다. ▲ 지방자치시대에 맞는 교원양성=교원양성체제는 지역적인 특수성도 살리면서 각 지역의 관점에서 우수한 교사를 양성하여 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시도에 교육청 고위 관계자, 교사양성대학 총장, 유치원원장 및 초중등학교 교장 등으로 구성되는 '교원정책협의회(가칭)'를 설치해 상호 협력토록 할 필요가 있으며 또 교원양성기관도 시도 지역별로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이 통합된 공립종합교육대학교 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 행?재정지원의 강화=이 밖에도 교사양성기관 교수들에 대한 능력계발 프로그램의 개발?운영, 학교 현장 및 현직교육과의 연계 강화 등이 필요하다. 우수교사 양성 방안도 충분한 검토 및 계속적인 연구와 함께 시행되어야 하며, 교사양성대학의 교육과정, 교원수급계획, 교원유인체제, 현직교육 및 보수체계 등과 같은 전반적인 교원인사행정과의 관련뿐만 아니라 보다 폭넓은 종합적 맥락에서 검토돼야 할 것이다. 국가는 교원양성기관에 대해 재정지원을 강화함으로써, 교원교육기관이 교육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도교육청과 전교조 지부가 단체교섭에서 잇따라 0교시 폐지, 야간 보충자율학습 금지에 합의하는 가운데 경기·충북 지역 시민·학부모 단체가 "월권행위"라며 무효화 투쟁을 선언해 마찰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달 28일에는 경기교육청-전교조 간 단체협약 조인식이 경기교육공동체시민연합(공동대표 서덕현·이용식)의 저지로 초유의 무산사태를 빚었고 지금까지도 원색적 비난 성명이 오가고 있다. 또 청주시고교학운위원협의회와 어머니연합회도 2일부터 "수요자를 배제한 채 보충자율학습 운영을 획일적으로 금지한 단협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무효화 서명운동에 돌입해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경기시민연합 회원 500여명은 지난달 27일 오전 도교육청 정문과 전교조 경기지부 앞에서 집회를 갖고 "교육청과 노조의 밀실야합으로 만들어진 보충자율학습 운영지침은 오히려 학생들을 학원으로 내몰아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실질적 학교운영자인 학교장과 학운위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시민연합 회원 80여명은 28일 도교육청 제2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조인식을 저지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에 따라 학교와 학운위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보충자율학습 문제를 교원노조가 마치 대표인 양 교섭테이블에 올려 놓고 획일적으로 정해버린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기지부는 31일 성명에서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동원된 학부모들의 교섭방해"라며 "제3자의 단협참여는 용납할 수 없으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맞대응에 나선 시민연합도 1일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는 집회 때마다 동원을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습권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며 "협약체결을 위해 일주일간 교육청에서 점거농성을 벌인 전교조가 불법 운운하며 고소하겠다면 백 번 이상 고소 당할 각오도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영식 사무총장은 "전교조는 단체협상 대상도 아닌 0교시나 보충자율학습 금지를 주장해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까지 침해하고 있다"며 "학부모의 교섭 참여를 배제한 교원노조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 위해 10만명 서명운동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고교학운위원협의회와 어머니연합회도 도교육청과 전교조가 지난달 10일 합의한 0교시 금지, 야간자율학습 제한 등의 내용이 학생, 학부모의 의사를 배제한 것이라며 백지화를 요구 하고 있다. 오대균 고교학운위원협의회장 "전교조가 0교시 폐지 등을 일방적으로 합의한 데 대해 학운위원으로서 불쾌하다"며 "현실적으로 충북지역 학생들이 타 시도 학생에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0교시나 보충수업 야자 시간은 학교가 구성원의 여론을 수렴해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대다수 운영위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학운위원협의회와 어머니연합회는 빠르면 2일부터 △0교시 금지 △야간자율학습 10시 제한 △중학 보충수업 금지 등에 대해 찬반을 묻는 형식으로 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교총은 최근 자문교사 50명을 대상으로 학교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보충수업 및 자율학습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결정·운영하고 △0교시 수업은 학생건강보호 및 교육당국의 지침 등에 따라 실시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박영숙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들어가는 말 학교교육의 효과를 높이려는 노력이 이루어지면서 교사의 질 제고와 교사교육기관의 책무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개혁과 더불어 학교현장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으나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능력 있는 교사를 제대로 길러내고 있는가에 대하여는 의문의 소리가 높다. 교사 양성은 4년제 대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전문성 높은 교사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과연 이들 대학교의 교사교육 프로그램이 예비교사의 전문성을 보증할 수 있는 정도로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을까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학 졸업과 더불어 취득한 교사 자격도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게 관리하는 제도가 있는가에 대한 비판도 높다. 신규 임용 또한 현재와 같이 임용고사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가르치는 활동의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선진국의 교사교육 동향을 살펴보면, 10∼20여 년 앞서 우리가 현재 고민하고 있는 주제들을 개혁 대상으로 다루었음이 확인된다. 미국의 경우, 교사 양성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1983년 무렵에 시작되었고, 자격 취득 요건 강화(현장에서의 업무 수행 평가 추가 등)와 자격 갱신제(혹은 재검정제도) 등은 1986년 무렵부터 실시되었다. 영국의 경우는 교사 평가 정책에 대한 개혁의 물결이 1980년대 중반 이후에 시작되어 교수 활동의 전문성을 신장시키는 방향으로 형성적 평가 기능이 강화되었다. 우리에게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교사 평가만 보더라도 교사가 가르쳐야 할 내용과 방법을 중심으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 요건이 먼저 탐색되었고, 국가는 전문성 신장을 지향하면서 실적 중심의 보상 정책과 연계하여 강력한 재정적 지원을 병행하였던 동향이 파악된다. 교사 양성에서는 국가와 교사 단체의 상보적 역할도 파악된다. 국가는 교사가 갖추어야 할 능력과 기술을 양성기관에서 제대로 길러내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교사단체는 국가의 지나친 통제를 견제하면서 교사의 자율과 권한 증대를 위한 교섭 기능을 담당하였던 것이 파악된다. 교사교육 기관에 대한 국가의 지원 정책과 지방정부와 교사단체의 책임 있는 역할이 교사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였음은 우리에게 적지 않은 시사를 준다. 오래 전에 추진되었던 선진국의 개혁 동향에 관하여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우리에게도 교사 양성과 자격, 평가, 연수, 보상 정책 등이 개혁의 주제로 부각되고 있어 전문성 높은 교사를 길러내고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교사 교육에서 무엇을 어떻게 개선시켜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지평을 찾고자 함이다.[PAGE BREAK]우리의 교사교육제도가 설령 시대적으로 뒤떨어져 있음이 확인될지라도 이미 시작된 교육개혁의 흐름 속에서 교사교육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만 잡는다면 즉,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사의 전문성과 능력을 시키는 방향으로 양성 정책과 질 관리 정책을 논의하기 시작한다면, 개혁으로 인한 지나친 긴장과 재정적 소모 없이도 교사교육에서의 괄목할만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글에서는 우리의 양성기관 이대로 괜찮은가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양성기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면 어떠한 문제들이 있는지 진단해보고, 앞으로 개선해 나갈 방향을 선진국의 교사교육 발전 흐름에 비추어 조망해보고자 한다. 특히, 최근 사범대 출신자에 대한 가산점 부여가 위헌으로 결정됨으로써 양성기관간의 긴장 관계가 야기되고 있는 가운데 목적형 양성과 개방형 양성 정책에 대한 관점을 조망해보고 어떠한 방향으로 지향해 나가야 할지 제안하고자 한다. 교사 양성기관 현 수준 교사양성기관은 무엇보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적정 규모의 교사를 공급해야 하고, 학생의 성취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교과교육 내용과 교수-학습 지도 방법 등에서 전문성 높은 교사를 양성해 내야 한다. 더욱이 제7차 교육과정이 운영되면서 지역사회의 특성과 요구를 반영해야 하는 지역사회와의 연계 기능도 부각되고 있어 양성기관의 책무성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양성기관 평가인증제 필요한 시점 교육개혁과 더불어 정부는 교사양성기관의 질 관리를 위하여 양성기관에 대한 평가를 실시한 바 있다. 양성기관 평가는 1998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공동 주관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1998년에는 40개의 사범대가 평가되었고, 1999년에는 69개 교육대학원이, 2000년에는 11개 교육대학교와 10개 교대교육대학원이, 2001년에는 30개 일반대학의 55개 교육과가, 그리고 2002년에는 122개 일반대학의 교직과정이 평가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모든 유형의 양성기관에 대한 제1주기 평가가 종료되었고 2003년에 제2주기 평가가 사범대학을 대상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교사양성기관에 대한 평가는 교사교육의 발전을 유도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양성기관의 평가를 위하여 평가 영역과 지표를 설정하고 평가 준거와 척도 등을 개발하는 과정을 통하여 교사교육의 발전 방향이 설정되기 때문이다. 양성기관을 개선하려는 국가수준의 평가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사실은 양성 기관의 운영 현황을 종합 진단하고, 부실하게 운영하는 기관부터 선별적으로 유도하는 다소 제한된 성격으로 수행되고 있어 양성기관에 대한 평가는 이제 막 시작한 초보 수준에 불과하다. 보다 엄정한 평가인증 기준을 갖고 본격적으로 가동되어야 한다.[PAGE BREAK]양성기관 평가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양성기관이 발전해 나가야 할 지표를 제대로 설정해야 하고, 발전 지표를 토대로 양성기관의 운영을 독려·지원해야 하며, 정해진 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양성기관에 대하여는 보다 강한 제재를 적용해야 하는 등 앞으로의 개선 과제가 남아 있다. 교직발전종합방안에서 이미 제시된 바 있는 ‘양성기관평가인증제’가 도입·실시될 수 있도록 국가의 예산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양성기관에 대한 평가 결과에 의하면, 교육과정, 교수, 학생, 시설 등의 영역 등에서 여러 문제들이 진단되고 있다. 문제들을 영역별로 구분하여 간략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과정 영역에서는 교사교육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교사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지 못한 실정으로 진단된다. 교육학과 교과교육학 과목에서 교사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나 교과교육학 과목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할지라도 교과교육학의 요소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스럽고, 교과교육학 과목 또한 대학간 혹은 대학 내 전공간에도 편차가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학교 현장의 변화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 개설이 미흡하여 현장과의 연계성이 미흡한 점이 진단되기도 한다. 교사교육 프로그램·교육여건 미흡 지역별 혹은 대학별로 프로그램 개설에 차이가 있는 것도 문제이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는 관점에서 보면 프로그램 개설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불가피하겠으나 교사 양성과정으로서 기본적으로 개설되어야 할 프로그램을 갖추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기본적인 프로그램마저 개설되어 있지 않다면 큰 문제이다. 더욱이 교사교육기관에서 기본적으로 개설해야 할 표준적인 프로그램의 유형과 기준에 관한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는 시점이다. 학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요구 내용을 토대로 기본적으로 개설해야 할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공통적으로 개설하도록 국가 수준에서 프로그램 개설 요건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는 일반대학 교육과나 교직과정의 경우, 전공 교과에서 기본 이수 과목을 무엇으로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공통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둘째, 교수 영역에서는 전공 교과에서 교과교육을 전공한 교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파악되고, 일반대학의 일부 교육과나 교직과정에서는 교수를 확보하지 못해 강좌 규모가 60명을 넘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진단된다. 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범대학의 경우도 교과교육 전공교수 수가 부족한 학교가 대부분인 것으로 2003년 사범대학 평가 결과에서 제시되고 있다. 전임 교수의 전공 구성에서 전통적 학문 분야인 일부 전공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문제로 진단된다. 전공교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교사교육의 전문성을 보장받기 어려울 것이다. 국가 수준의 체계적 질 관리 시급 셋째, 학생 영역에서 전임교수의 학생 지도 상황을 보면, 사범대학에서조차 학생 지도 상담 및 지도 방법이 적절하지 못한 경우가 절반 정도에 달하고 있어 학생 지도 영역에서도 문제가 있음이 확인된다.[PAGE BREAK]그리고 교직적성을 갖춘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적성 및 인성 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높지만, 검사 도구의 개발과 적용이 어려워 제대로 실시하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실습 과정을 보면 실습 경험은 실습학교의 여건에 따라 차이가 나고 실습 경험을 체계적으로 지도 관리하는 측면이 미흡하다. 넷째, 시설 설비 영역을 보면, 교수-학습 능력을 개발하는 데 적합한 시설 환경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의 경우 최근 교수-학습 능력개발센터 등의 교수-학습 전용 시설을 갖추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나 일반대학의 교육과 및 교직과정은 이러한 시설을 갖추는 경우가 흔하지 않고 실습학교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은 목적형으로 양성되는 만큼 부속(부설)학교를 구비하는 것이 기본 요건이 되어야 할 것이지만 사범대학조차 절반 정도가 아직 부속 중·고등학교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전히 강의 중심의 강의실 위주로 시설을 설비하는 경우가 많고, 교재 개발 및 제작 지원 시설 등도 미비한 상황이다. 교사 양성기관은 학생이 학습해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도 방법이 가능한 환경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적절한 환경 요건으로서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도 논의되고 안내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사 양성기관에서 드러나는 운영상의 문제를 시급히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 수준의 양성기관 운영에 대한 엄정한 관리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양성기관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이 무엇인지 탐색하여 선도해야 하고, 양성기관이 현장의 요구와 긴밀히 연계되어 운영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며, 질 높은 교사를 배출해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국가 수준의 양성정책은 수급과 자격, 배치와 연계 하에 지속적으로 점검되고 지원되어야 한다. 교사양성에서의 목적형·개방형의 지향점 앞에서는 교사양성기관 운영상 나타나는 여러 문제에 관하여 기술하였다. 여기서는 교사양성기관 및 과정의 유형을 토대로 최근 현안으로 부각되고 양성 구조에 관한 문제를 조망해보고자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교사양성기관은 5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5개 유형이란 교육대학교, 사범대학, 교육대학원, 일반대학 교육과, 일반대학 교직과정을 의미한다. 교육대학교가 초등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라면 사범대학과 일반대학 교육과, 그리고 일반대학 교직과정은 중등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은 교사 양성을 전담하는 기관이 있어 목적형 양성이라고 부르는데 반하여 다른 유형은 교사양성 프로그램을 개방적으로 개설·운영하는 것이라 하여 개방형 양성이라고 부른다. 우리 나라의 교사 양성 기관은 목적형과 개방형을 절충하는 것으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목적형·개방형 공존 불가피 목적형과 개방형은 각기 장·단점이 있다. 목적형은 교사양성 전담기관이 있고 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심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므로 전문성과 교육사명감이 높은 교사 양성이 가능하다.[PAGE BREAK]초등학교의 경우는 교과내용에 대한 이해보다는 학생의 발달과 지도 방법에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미 초등교사 양성 전담기관인 교육대학교를 국가가 책임 있게 국립으로 운영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반면, 개방형은 모든 대학에서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개설·운영함을 허용함으로써 누구나 교사 양성 프로그램에의 접근이 용이하고, 교직을 희망하지 않았던 우수 인력을 교직으로 유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과 내용의 수준이 높은 중등학교의 경우, 교과내용에 대한 전문성 높은 인력을 교직으로 유인하기 위하여 교과를 중심으로 한 교육과와 교직과정이 운영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교사 양성기관을 목적형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전담 기관 설립이 기본이어야 하고, 목적형의 설립 취지에 맞는 정체성 높은 프로그램 편성·운영이 기본 요건이다. 그런데 전담기관의 설립은 국가가 책임지고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는 경우 지역적으로나 시기적으로 한계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양성기관의 한계성은 교사 공급에서 불안정을 초래한다. 더욱이 학교 현장의 학생 수나 학급 수, 학급당 학생수 등의 변화로 인하여 교사 수요에 변화가 생길 경우 한정된 수요로는 대응하기 어려우므로 공급이 가능한 융통성 높은 보완적 경로를 마련할 필요가 높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정책이나 교육과정 운영 방식의 변화 등은 여전히 중등교사의 양성이 과다한 시점에서도 또 다른 수요를 유발하고 있어 수급의 유연성을 위해서는 개방형의 유지가 불가피한 성격이 있다. 더욱이 실업계열의 전문교사 확보 문제는 여전히 수급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양성과 임용 연계한 정책 펴나가야 양성과 수급과의 관계에 대하여는 미국의 1980년대 실시한 교사양성 개혁 동향에서 의미있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1980년대 첫 번째 교사 개혁 물결이 시작되었을 때 개혁 방향은 전문성 신장이었다. 개혁이 추진되면서 유능한 교사에게 자격을 주기 위해 양성기관에서의 자격 취득 요건이 더욱 강화되었고, 양성 과정은 더욱 엄정한 기준과 요건을 갖추어 운영되도록 국가 수준에서의 세부 기준과 지침이 만들어졌다. 유치원에서 8학년까지 어느 학년이나 교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자격증을 부여하던 방식을 학년과 교과를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전문 자격을 갖춘 교사 양성을 추진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적당한 교사 공급을 위하여(당시 미국에서는 교사 자원의 부족으로 인하여 공급 부족 현상이 생겼다), 많은 주들이 표준에서 벗어난 비상 자격증을 부여하거나 이들 자격증을 가진 교사들을 고용하는 정책을 병행하기도 하였다. 소위 대안적 경로(alternative routes)에 의한 교사 자격 취득은 비록 비상수단으로 채택된 것이지만, 교사 교육과정의 이수량이 적은 대신 더 많은 현장 경험과 장학 활동을 요구하며 현장 적응력 배양을 중시한 특징이 있다. 교사교육에서의 전문주의를 지향하는 시각에서는 이러한 대안적 경로에 의한 자격 취득을 비판하면서도 교사 부족 현상 하에서는 불가피한 것임을 인정한다. 수급이 안정된 상황에서도 대안적 경로에 위한 양성 과정은 폐지되지 않고 그래도 유지되고 있다.[PAGE BREAK]그간 절충형으로 운영되어 오던 우리의 양성 구조에서 일반대학 교직과정 폐지론이 제기될 정도로 목적형과 개방형 간에 갈등이 고조된 이유는 무엇일까? 양성과 임용이 연계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우리의 임용 정책은 목적형이나 개방형에 상관하지 않고 공개경쟁에 의한 임용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임용에서의 공개경쟁에 의한 임용은 합리적인 절차로 보이며, 목적형 양성기관 출신에 대한 가산점을 배려하고 임용하는 것은 임용 절차의 공정성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 양성과정의 주요 기능은 교수-학습 활동에 전문성 높은 교사를 길러내는 것인 반면, 임용의 주요 기능은 양성을 통하여 준비된 자 가운데 더 적합한 자를 선별하는 것이다. 양성 과정은 전문성 신장을 지향해서 개선해 나가야 하고, 임용 절차는 공정성 제고를 지향하면서 개선해 나가야 함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선진국의 교사교육 개혁 동향에서는 양성과정에서의 전문성 신장을 지향하면서 양성 과정 개선에만 주력하지 않고, 자격과 임용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정책들이 주목된다. 예를 들면, 자격 부여 과정에서 교사능력시험(teacher competency testing)을 치르게 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기 이전에 현장에서의 업무 수행에 대한 평가자에 의한 공식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등의 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이러한 자격 취득요건 강화에 부응하여 양성 과정을 더욱 내실 있게 운영하는 책임은 물론 양성기관의 몫이다. 전문성 높은 교사 수급 위한 재구조화 필요 현재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은 목적형으로 양성되므로 임용 또한 목적형으로 해달라는 주장을 하고 있고, 일반대학 교직 이수과정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목적형 교사 임용제도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낯설기만 하다. 양성과 임용을 1:1로 하자는 것일텐데 임용을 보장받으려면 굳이 경쟁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졸업생의 우수함이 입증되어야 한다. 과연 졸업자에 대한 우수함을 보증할 수 있는가? 입학 과정과 과정 이수, 자격 취득에 이르기까지 우수함을 보장할 수 있도록 양성과정이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는가? 양성과정의 5개 유형 가운데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의 양성 유형이 전문성이 높다고 볼 수 있고, 일반대학에 설치된 개방형 교직과정은 우수한 교사를 유인하거나 수급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이지만 사실상 수급을 위한 몇 개 학과를 제외하고는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기관의 성격으로 본다면 일반대학 교직과정에 비해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의 교육여건이 더 우수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관이 우수한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없을뿐더러(지역간 대학간에 차이가 있음), 기관이나 집단의 여건이 우수하다고 해서 졸업생 개인의 능력도 우수함이 보증되는가에 대하여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이러한 의문은 양성기관 평가 결과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대하면서 더 명확해진다. 양성과 동시에 자동 임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성 요건이 더욱 강화되어야 하고, 자격취득 요건도 보다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체화해야 한다.[PAGE BREAK] 맺음말 양성 구조를 목적형과 개방형을 혼합한 절충형으로 접근한 우리 구조의 특성과 여건에 대하여 더 많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 신장과 수급 조절이란 두 개 축을 감안하여 병행 운영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수준에서 수급 안정을 위한 조절 기능을 등한시한 측면이 있다. 교사 정원의 미확보로 인한 교사 부족 현상과 개방형 양성과정의 정원 확대로 인한 임용 경쟁 과다 현상이 생기기 전에 양성과 수급의 관계를 조망하면서 사전에 예방했어야 했다. 양성기관의 경우, 무늬만 목적형이고 운영이 부실한 여건에 있는 기관이 있다면 목적형 임용을 주장하기는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여진다. 예를 들어 사범대학의 교과교육과 전공과목 이수 비중이 교직과정에 비해 높은 수준에 있다고 할지라도 사범대학간에도 이수 과목수가 다르고 심지어는 동일 전공 내에서도 이수 과목이 다른 실정이므로 이러한 여건의 차이를 감안하면 획일적인 목적형 임용은 무리이다. 과연 목적형 임용이 현실에서 필요하며 그것이 지향해 나가야 할 방향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목적형 임용을 보증 받을 수 있는 양성기관의 운영 요건과 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러한 요건 구비와 지원을 위해 국가와 양성기관, 학교가 무슨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인지 논의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 수준에서는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 양성기관에 대해 무엇을 요구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수급의 안정을 위해 추진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숙고해야 할 때이다. 목적형이든 개방형이든 양성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요건을 구체화하고, 양성과정의 졸업과 동시에 취득하는 자격 취득 요건도 강화해야 한다. 어떤 면에서는 양성과정 이수와 자격 취득을 분리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봄직하다. 어떠한 경로를 통해 양성되든지 간에 필요로 하는 기본 이수과목을 양성과정에서 내실 있게 운영하게 하고, 자격 취득 요건은 국가 수준에서 검정 방식을 통해 실시하고 자격 취득 없이는 임용시험을 응시할 수 없게 하는 등의 다양한 개선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 같다.
허병기 | 한국교원대 교수 1. 머리말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처럼 교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은 충실한가? 그런 교육기관은 교사를 참으로 전문적으로 양성하여 학교 현장에 내보내는가? 그리하여 교사양성기관은 여타의 교육기관에 비해 교육자를 양성하는 교육에 있어서 설득력 있는 차별성을 갖는가? 요즘 이러한 질문이 갖는 의의가 더욱 커진 것 같다. 교사양성기관에서 실시되는 교육의 충실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계속 있어 왔다. 그러나 요즘 제기되고 있는 그러한 문제 제기는 좀 더 심각한 상황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교사임용시험에서 사범대학 졸업생에게 부여되고 있는 가산점의 정당성이 부정되는 상황에 처하여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앞에서 제기된 질문들에 대한 답의 긍정 혹은 부정의 정도에 따라 가산점 부여의 정당성 주장이 갖는 설득력의 수준 또한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물음의 긍정과 부정이 갖는 어느 만큼의 정도가 가산점 부여의 정당성 여부를 판가름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다. 다만 차제에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의 충실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지적되어야 할 문제점이 있다면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반성하고, 그 발전의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할 뿐이다. 좀 더 크고 긴 안목에서 볼 때, 가산점 부여 여부는 한국 교육과 한국 교사양성의 문제에 있어서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그저 교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기관에서 기대되는 바의 교육이 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있다. 좀 더 근본적인 시각에서 보면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에 참으로 충실성이 확보되어 있을 경우 다른 많은 것들은 부수적인 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근본의 문제를 중시해야 하고 그런 근본의 문제에 항상 먼저 눈을 돌리는 지혜와 솔직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시각에서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이 갖는 충실성에 대한 생각을 간단하나마 피력해 보고자 한다. 이 글에서 말할 필자의 모든 견해가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에 대한 정확한 실증적 자료에 근거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교사교육 분야에 몸담아 오면서 보고, 듣고, 느껴온 바에 기초한 것이다. 교사교육 중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2. 주요 측면들에 대한 검토 교사는 교육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교사를 교육하는 곳에서 해야 할 일은 교육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교육자를 육성하는 것이다.[PAGE BREAK]학교를 찾은 학생들을 제대로 성장시키는 데 요구되는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하는 일이다. 미성숙한 학습자들에게 의미있는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은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그 어렵고 복잡한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교사교육 담당 기관이 해야 할 일이다. 교사양성기관에서 예비교사들에게 길러주어야 할 능력은 단순한 것이 아니다. 포괄적이고 전인격적인 성질의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과를 잘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우선시되지만 거기에서 나아가 학생의 전생활적(全生活的) 경험의 세계에 유의미한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조성하여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그것은 교사라는 한 인간의 전체적 인격의 수준과 관련된다. 교사양성기관이 예비교사들에게 길러주어야 할 바가 이러하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여기에서는 교과를 가르치는 수업의 문제, 학습자의 인간적 성장이나 전인 형성 혹은 인권과 관련하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인간화의 문제, 그리고 교사양성기관의 전체적 교육력과 관련하여 중시되어야 할 학교문화의 문제와 관련지어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교과내용학과 교과교육학 조화 이뤄야 수업을 잘 하는 일, 즉 교과를 잘 가르치는 일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교과서 안의 내용을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가르친다거나 예상되는 시험문제가 요구하는 답을 효과적으로 찾아내는 요령을 숙달시키는 수업이 훌륭한 수업으로 간주되어서는 안된다. 교과서는 수업을 통해 이르러야 하는 의미있는 그 무엇의 작고 불완전한 단서에 불과하다. 좋은 수업은 그 작고 불완전한 단서를 가지고 학생의 ‘존재 방식’을 바꾸는 과업이다. 이를테면, 물리 교과를 가르치는 목적은 물리학 교과서에 나타난 개념이나 법칙을 암기하고 문제풀이 요령을 익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물리학적 사고양식과 안목과 태도로써 생각하고, 느끼고,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과 성향을 갖게 하는 데 있다. 간단히 말해 ‘물리학적 삶의 방식’을 갖게 하는 데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교과를 가르치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전문적인 일일 수밖에 없고, 그래서 수업이 ‘예술적 기예’로 이야기되는 것은 결코 단순한 수사적 표현일 수가 없다. 교사가 교과를 그러한 차원에서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지녀야 함은 물론 더 나아가 해당 교과가 대변하는 삶의 방식을 실제로 구현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해당 교과를 통해 의도하는 경험과 학습을 온전하게 창출하거나 이끌어낼 수 없다. 이러한 교육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그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교사양성기관에서 다루는 교과내용이다. 좋은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소위 교과내용학과 교과교육학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나중에 교사가 되어 가르치게 될 해당 교과가 대변하는 학문이나 기능에 대한 깊은 이해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좋은 교사에게는 교과를 잘 ‘가르치는’ 데 필요한 또 다른 지식과 기술, 즉 교과교육학적 이해와 능력이 요구된다. 이렇게 교과내용학과 교과교육학이 조화를 이루어 예비교사들이 교육될 때 좋은 교사양성 교육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이 점에 상당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PAGE BREAK]교사양성기관에서 교육되는 교과가 교과내용학에 편중된 것은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해묵은 문제점의 하나이다. 개설된 교과목명에 있어서는 교과교육학의 구색을 갖추었다 해도 그것이 다루어지는 실제에 있어서는 교과내용학의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일도 적지 않다. 교과교육학적으로 다루어진다고 해도 담당 교수가 교과교육학 전공자가 아닌 관계로 교과교육학으로서의 충실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이는 무엇보다도 교사양성교육기관들이 교과교육학 전공 교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최근 들어 조금씩 개선되어 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전국적으로 보면 교과교육학의 부실함은 여전히 교사양성교육의 주요 문제점 중의 하나로 지적될 수 있다. 양성기관은 ‘좋은 수업’을 훈련하는 곳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의 방법 또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한마디로 말해 교사양성기관의 수업은 예비교사들에게 수업이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수업들은 그 형태와 방식에 있어서 예비교사들에게 ‘좋은 수업’을 시범하는 것이어야 한다. 교사에게 있어서 수업을 제대로 하는 일, 즉 교과를 교과답게 가르치는 일은 가장 우선시되는 역할이다. 수업을 ‘예술적 기예’의 경지로 풀어내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양성교육 기간 동안 끊임없이 그러한 방식 혹은 경지의 수업을 경험할 필요가 없다. 양성교육의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수업이 이론과 시범을 통해 훈련되어야 한다. 수업은 연기(演技)와 유사한 것이어서, 마치 연기력이 이론만으로는 연마가 안 되고 오랫동안 선진 연기자와 호흡을 같이 하면서 그의 연기를 직접 보고 모방하는 과정을 통해 단련되듯이 수업 능력 또한 그러하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 나라의 대학생들이 고등학교 때까지 오랫동안 잘못된 방식의 수업에 노출된 관계로 수업에 대한 오개념(誤槪念)에 젖어 있는 만큼, 수업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접근방법을 크게 바꿔놓기 위해서라도 교사양성교육기관은 올바른 형태의 수업을 널리, 지속적으로 시범해 보여야 한다.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이 이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의 모습은 여기에서 동떨어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기계적이고 일방적인 전달 위주의 수업이 지양되어야 한다는 점, 그래서 배우는 사람의 적극적 참여가 강조되고 그들의 참된 이해가 중시되어야 한다는 점, 창의적 사고와 활발한 대화가 격려되어야 한다는 점,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간의 친밀하고 인격적인 소통이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 실현되는 수업이 교사양성기관 수업의 대종을 이루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말한 바처럼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올바른 수업의 의의가 특별하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곳의 수업이 이러한 요구와 기준을 잘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예사로운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그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양성기관의 부실한 교육여건 교과내용의 측면에서든 수업방법의 측면에서든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에 문제점이 생기는 것은 그곳의 교육여건에 기인하는 바 크다.[PAGE BREAK]교과내용의 측면에서 교과교육학 분야에 부실함이 생기는 것은 무엇보다도 교과교육학 교수를 쉽게 충원하기 어려운 데에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양성기관이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교과교육학 전공의 교수요원은 매우 한정되어 있는 형편이다. 이 점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교사양성 교육에 있어서 교과교육 분야의 교육이 부실해지는 것은 필연적이다. 양성기관의 수업과 관련해서는 강좌 규모의 적정화가 잘 안 이뤄지고 있는 점이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심한 경우 한 교수가 50~60명 규모의 4~5개 반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는데(더 심한 경우도 그리 드물지 않지만), 그런 여건 하에서는 앞에서 말한 바의 바람직한 방식의 수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20명 내외, 많아도 30명 내외의 규모를 벗어나면 희망하는 바의 수업은 어려워진다. 대규모 강좌일 경우, 학생들의 과제물에까지 정성을 기울여 검토하고 평가, 조언하여 되돌려 주는 일이 매우 어려워지고 만다. ‘좋은 교육자’의 모습을 시범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러한 일들이 착실히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건이 열악할 경우 의지와 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실천하는 일이 방해를 받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여건의 개선에도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기울여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교육의 인간화에 더 많은 관심을 학습자의 인간적 성장이나 전인 형성 혹은 인권과 관련하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인간화 문제이다. 학교가 인간화되어야 하고, 교육의 전개과정이 인간화되어야 한다. 인간화라는 말이 뜻하는 바가 그리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의 본성과 권리가 존중되는 가운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실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상태를 인간화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에 대하여 인간의 선성(善性)이 자연스럽게 발로하는 상태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런 의미로 인간화를 이해할 때, 인간화의 정신은 인간본위의 가치를 기본으로 삼으면서 지력과 감성과 의욕을 포괄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불합리한 억압을 부정한다. 그리하여 인간화에는 인간애의 정조가 그 바탕을 이루게 되고, 사람간의 관계와 개별 인간의 존립에 상호존중, 배려, 보살핌, 개성, 자존(自尊), 자유 등의 원리와 규범이 적용된다. 학교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곳이라면 각급 학교가 지향해야 할 핵심적 규범의 하나는 인간화여야 한다. 다시 말해, 학교는 인간화의 정신이 진실하게 구현되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교사들의 생각과 행동이 인간화의 정신에 부합해야 한다. 교사들의 인격 혹은 사람됨 자체가 인간화의 규준에 합치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양성기관은 바로 이러한 학교교육의 인간화 문제에 크게 유념해야 한다. 교사양성기관이 학교의 인간화 문제에 성실히 대응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장차 교사가 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인간화의 정신에 부합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들의 사람됨을 인간적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 일을 위해 가장 좋고 효과적인 방법은 교사양성기관에서 예비교사들이 경험하는 가능한 한 많은 것들이 인간화의 규준에 합치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과 관계하는 사람들의 행동방식과 그들의 생활과 관련된 그 밖의 제반 유형, 무형의 환경들이 인간화의 정신에 부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간화된 교사’를 양성하는 일은 강의실 안의 공식적 교육보다 강의실 안팎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유지되는 소위 잠재적 교육과정을 통해 훨씬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PAGE BREAK]인간화된 교사, 즉 학교를 인간화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해야 하는 이런 과제를 두고 볼 때, 교사양성기관의 현실은 아직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교사양성기관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 그들의 삶의 방식이 더 인간화의 기준에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그들에게서 아직도 부적절한 권위의식이 자주 발견된다. 권위주의는 인간화에 극히 해롭다. 그들은 또한 그들끼리의 관계에 있어서 인간적인 공동체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이 점에 있어서도 아쉬운 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승들 각자의 삶의 철학과 그들끼리의 관계와 생활에서 인간화의 모범이 나타나야 이를 보는 제자들 역시 그러한 미덕과 생활태도를 몸에 익힐텐데, 이 점에 있어서 현실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측면이 많다. 이 외에 시설, 학사운영, 행정서비스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인간화 혹은 인간중심의 가치와 원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재점검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사양성기관다운 조직문화 형성돼야 끝으로, 교사양성기관의 학교문화에 대해 지적하고자 한다. 어떤 집단이나 조직의 문화란 그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관, 신념, 태도, 행동방식을 말한다. 어느 조직에나 그 나름의 문화는 있다. 문제는 그 문화가 해당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나 이상과 부합하는 것이냐이다. 조직문화는 조직의 내적 성질로서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에 깊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조직문화를 교사양성기관과 관련지어 생각할 때, 그것은 그곳에서 교육받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사양성기관이라는 하나의 교육조직이 그곳의 교육적 이상과 부합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을 경우 그것은 그곳에서 생활하는 예비교사들의 마음과 행동방식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짓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러한 문화는 잠재적 교육과정이 되어 은연중에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틀 지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전통이 되어 유지되고 전승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에 있어서 잘 갖춰진 문화는 그 자체로서 중요한 교육적 자산이 되어 전체적인 교육력 향상에 의미있는 기여를 하게 된다. 앞에서 말한 교과지도의 측면이나 인간화의 측면도 이와 같은 학교문화의 뒷받침이 없을 경우 그 성공적 실현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학습과 성장 지향의 문화, 참된 공부를 실천하는 문화, 좋은 삶에 대한 의식 속에 자신을 가꾸어 가는 문화, 탈권위와 인격적 관계가 중시되는 문화,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고 돕는 문화, 진실한 교육의 원칙을 생각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 등이 교사양성기관의 문화를 이룰 때, 그곳에서는 한층 더 훌륭한 교사를 양성해낼 수 있을 것이다. 교사양성기관이 명실상부한 교육자양성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마땅히 그러한 문화를 지녀야 한다. 교육조직의 문화가 갖는 이러한 의미와 기능에 비추어 볼 때, 교사양성기관에는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 여러 가지 여건상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교사양성기관은 마땅히 지녀야 할 건강하고 풍부한 문화를 갖추는 데 부족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움, 성장, 진리와 정의, 인간애 등으로 대표될 수 있는 가치가 자연스럽고 진실되게 중시되고 실천되는 모습이 널리 나타나야 말한 바의 문화가 갖춰졌다고 말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거기에 못 미치는 면이 적지 않다.[PAGE BREAK]말한 바의 문화를 갖춘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이 훌륭한 교육자를 양성하는 차별화된 교육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긴히 요구된다는 점을 알고 그 실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교사양성기관은 보다 완전한 면모를 갖추게 될 것이다. 3. 맺는 말 교사양성기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몇 가지 측면에서 간략히 살펴보고 반성할 점을 지적해 보았다. 하나의 교육기관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교과지도의 문제, 학습자의 인간적 성장이나 전인형성 혹은 인권과 관련하여 중시되어야 할 인간화의 문제, 그리고 교사양성기관의 총체적 교육력과 관련하여 의미를 갖는 학교문화의 문제와 관련지어 살펴보았다. 글의 제목에 다소 애매해 보일 수도 있는 ‘교육의 과정’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이러한 내용을 다루었지만, 글의 내용에 비추어 제목에 넓은 의미의 ‘교육과정’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무방했을 것이다. 넓게 해석할 경우 ‘교육과정’은 교육기관이 의도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제공하는 경험의 총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사양성기관의 문제점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여러 가지 지적하였지만 개별적으로 보면 이러한 지적의 대상이 되지 않는 사례들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비교적 양호한 양성기관이 있을 수 있고, 모범이 되는 교육담당자(교수)도 적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여기에서는 일반적인 수준에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을 뿐이다. 또한 사람이 갖는 가치를 크게 보기에 학교교육에 대한 기대와 기준을 높게 설정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교사양성기관의 교육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게 놓고 바라본 측면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어쨌든 교사교육의 이상과 원리와 방식에 대한 더 깊고 넓은 안목을 가지고 교사양성기관에서 제공되는 경험들을 보다 엄격한 시각에서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본다. 그런 가운데 문제점이 더 정확히, 더 총체적으로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 철저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교사양성기관의 많은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김만곤 |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정정책과장 교사나 교수들을 대상으로‘우리 나라 교과서 제도를 어떤 제도로 바꾸는 것이 좋겠는가’를 묻는다고 치자. ①국정 교과서 ②검정 교과서 ③인정 교과서 ④자유 발행 교과서로 답지를 제시한다면 약 75%는‘자유발행제’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이니 검정이니 인정이니 하는 단어들은 정부의 간섭이 눈에 거슬리는 반면‘자유’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문제에서나 얼마나 가치로운 것인가. 그러므로 이러한 설문에는 각 제도의 의미와 장·단점, 그러한 제도를 적용하는 상황 등이 제시되어야 한다. 교과서 제도에 관하여 법적인 정의는‘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에 제시되어 있으므로 각 제도에 대하여 상식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국정 교과서는 정부에서 직접 만드는 교과서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현재 국정 교과서 전체를 대학, 연구소 등에 위탁 개발하고 있으며, 교과목별로 단 한 권을 만든다. 검정 교과서는 각 출판사에서 만든 책을 정부에서 심사하고 사용 허가를 하는 교과서로, 제일 잘 만든 교과서만 합격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침이나 기준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이면 합격시키고, 사용하는 측에서 골라서 쓰게 하는 교과서이다. 따라서 한 과목에 여러 교과서가 있고 각 교과서의 기술 내용은 각각 다를 것이 당연하다. 인정 교과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부에서 그 과목을 제시하지 않고 저작자가 사용 목적을 정하여 교과서를 만들고, 정부(실제로는 대체로 교육감)의 허가를 받아 판매하는 교과서이다. 자유발행 교과서는 학교에서 ‘이걸 교과서로 쓰자’고 정하여 가르치고 배우면 되므로 어떤 책이 교과서로 쓰일지 사전에는 이야기하기 어렵다. 우리 나라는 현재 여러 가지 제도를 병용하고 있으며, 최근에 이르러 자유발행제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보다 자유로운 제도를 채택하려면 교과서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 처음 검정제를 택한‘한국근현대사’ 교과서의 경우 6종이 나와 있지만, 국사 기술이 어떻게 이처럼 다양할 수 있느냐는 강한 불만을 가진 학자들도 있고, 2002년 여름에는 정부수립 후의 각 정권에 대한 기술이 편파적이고 그것은 정부의 간섭에 의해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었으나, 아무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해주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우리 나라 교과서 제도의 현황을 소개하고, 발전 방향을 짚어보고자 하였다. 우리 나라 교과서는 그 동안 여러 가지 변화를 겪으며 발전해 왔으므로 오늘날 우리의 초·중등 교육이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면, 교과서만 발전시켜서는 되지 않는다는 종합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마땅할 것이다. [PAGE BREAK]Ⅰ. 교과서 편찬 방향 1. 교육과정 정책과 교과서 성격의 변화 제7차 교육과정은 인성과 창의성을 함양하고, 능력에 따른 수준별 학습, 진로 적성에 따른 선택학습을 실시함으로써 입시위주의 주입식·암기식 교육, 전국적으로 통일된 획일적 교육과정 편성 운영 체제를 지양하고 창의력, 자기주도능력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하자는 취지로 개정된 교육과정이다. 우리 나라 교육과정 정책의 장점은 교육과정에 관한 권한을 정부, 교육청, 학교와 교사가 분담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중앙에서는 교육과정 기준을 제시하고 교육청에서는 그 지역의 각 학교에서 실현할 지침을 제시한다. 또, 각 학교는 당해 학교에서 실현할 교육과정을 작성하여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이미 1992년에 개정된 제6차 교육과정에서 시작된 것이며, 제7차 교육과정에 이르러 더욱 강화되고 구체화된 것으로, 이는 종래의‘교과서 중심’ 학교교육을 각 학교에서 편성하는‘교육과정 중심’ 학교교육으로 전환하고자 이루어진 것이다. 2.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편찬 방향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창의성 신장에 적합한 교과서 편찬을 기본방향으로, 쉽고 재미있고 활용하기 편리한 교과서를 편찬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교육과정의 정신을 반영한 교과서, 교육과정 중심 학교교육에 적합한 교과서, 국정도서의 경우 연구소나 대학 등에 위탁하여 편찬하는 연구개발형의 장점을 살린 교과서, 현장 교원들의 참여를 높인 교과서를 편찬하고자 노력하였다. 오랫동안 지향해온 바이기는 하지만,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전통적인 교과서에 비추어 바람직한 교과서를 와 같이 특징지어 내용과 함께 편집 체제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게 하였다. 그러나 학자들 중에는 새로 편찬된 교과서를 살펴보지도 않은 채, 자신들이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 배운 교과서와 외국 유학 중에 구경한 다른 나라의 교과서를 비교하여 우리 교과서는 재미없고, 어려우며 단편적 지식을 암기시키는 데 급급한 교과서라는 무책임한 평가를 하는 학자가 많다. Ⅱ. 교과서 발행 현황 1. 교과서 제도의 변화 우리 나라가 국정·검정·인정의 세 가지 제도를 병행하고 있는 것은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다양한 교과서를 편찬하기 위해서이며, 제1차 교육과정기 이후 오늘날까지 일관된 것이나 초기의 무제한 합격을 5종으로 제한하고, 검정 출원 자격을 강화하다가 제5차 교육과정기 이후 오늘날까지는 검·인정을 확대해 온 경향이다. [PAGE BREAK]2. 교과서 발행 현황 국정도서는 초등학교의 전 교과서와 중등학교의 국어, 국사, 도덕, 고등학교의 전문과목 및 특수학교용 교과서들이다. 국정으로 발행하는 도서들을 살펴보면 국가에서 기준과 관점의 통일을 기해야 할 과목(국어, 문법), 국가관, 민족정체성 확립을 위해 과열된 논쟁이 조정·정리되어야 할 과목(국사),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존속, 이념적 혼란극복이 필요한 과목(도덕), 수요가 적어서 출판사의 검정신청이 없는 교과들(실업계 전문교과, 특수학교 각 교과)이며, 이 중 중학교의 국어, 도덕, 국사는 공모제를 통하여 개발기관을 선정하였다. 검정도서는 국정도서를 제외한 모든 도서이고, 인정도서는 국·검정도서가 없는 경우 및 이를 사용하기 곤란하거나 보충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개발되며 인정권을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하고 있다. 제7차 교육과정에 따라 편찬된 국정도서는 721종(721책)이며, 검정도서는 187종 1575책이다. 인정도서는 2003. 3. 1 현재 1110책이 개발되어 있으나 계속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교과서 가격 및 시장 규모를 보면 초·중·고 교과용 도서 평균 가격은 1510원이고, 인정도서를 제외한 시장 규모는 2318억 원 정도, 의무교육에 따른 교과서 대금 국고 부담액은 1523억 원 정도이다. 3. 인정도서심의회 심의 없는 인정도서와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 최근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의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그 주장을 들어보면, 대체로 지식 정보의 다양한 흐름이 학교로 들어올 수 있도록 폐쇄적인 제도를 개방적인 방향으로 개혁함으로써 학교교육의 획일화를 탈피할 수 있고, 창의성이 제고되어 질 높은 교과서가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제도가 실효를 거둘 수 있으려면 교육과정 기준을 원칙 제시 수준으로 축소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 제도가 폐쇄적인가, 학교교육의 획일성이 교과서 제도 때문인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교과서 자유발행제가 기본적으로 그러한 방향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에는 대체로 공감할 수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에서도 우리 교과서 제도는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자유발행제를 도입하자면 먼저 그에 필요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우선적인 것은, 학교교육 및 교육내용의 수준 확보 문제이다. 즉 기초적· 기본적 교육의 수준 및 질적 기회 균등 문제, 교육목표 및 교육내용의 일관성, 체계성 유지 문제, 교육의 객관적 질 관리 및 일정 수준 확보 문제, 부당한 압력, 교화, 선전 등 교육의 중립성 확보 문제, 표준적인 교육내용 선정(편견, 오류로부터의 보편 타당성 확보) 및 교육목표 달성의 국가적 책임 문제 등이 해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의 해결에는 영 연방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에서 국가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교육과정 기준(NATIONAL CURRICULUM)에 대한 국가의 권한을 강화하고 있는 경향이 참조되어야 할 것이다.1) [PAGE BREAK]즉 국가기준은 가능한 한 대강화하면서 그 기준은 최대한 지켜지고 실천 정도가 구체적으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교과서 출판사들의 지나친 상업주의로 교과서의 내용보다는 외형 체제에 치우칠 수 있는 점, 혹은 대형 출판사가 기존의 판매망을 이용하여 독과점할 우려 등이 경계되어야 하며, 교과서 채택 부조리나 특정 교과서를 편중 선택할 우려 등 급격한 제도 변경에 따르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제7차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편찬에서‘인정도서심의회 심의 없는 인정도서’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는 급속히 변화하는 컴퓨터 관련 과목이나 개별 교육이 가능한 체육·예술·국제에 관한 전문교과의 과목 중에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지정하는 과목에 대하여는 당해 학교에서 필요한 도서를 심의 선정하도록 자율성을 부여한 것으로, 실제로는 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의 전 단계로서 실시하고 있는 제도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과목으로 78과목을 지정하고 있다. Ⅲ. 교과서 제도 개선 기본 방향 1. 교과서 제도는 교육과정 적용수준 제고 방안, 대입전형제도 개선 방향 등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 우리 나라의 교육과정 정책이나 교과서 정책은 어느 시기에는 성공적이었고 어느 시기에는 실패한 정책이라기보다는 대체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온 정책이다. 따라서, 현재의 학교교육이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에 따라 만족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 그 원인을 단편적으로 교육과정·교과서 정책·제도에 치중하여 찾을 수는 없다. 현행 교과서는 종전에 비해 탐구형, 자기주도적 문제해결형, 또는 체험학습형으로 개발되었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지만, 학교에는 아직도 내용 암기에 주력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거나 심지어 수업현장은 늘 그대로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교과서 개편의 취지를 살리는 수업을 기대하려면, 먼저 대학입학 전형 제도나 학업성취도 평가 방향 등이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2. 교과서 제도는 점진적으로 다양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여러 나라 중에는 몇 가지의 교과서 제도를 병행하는 나라가 대부분이며, 우리는 국·검정제를 병행하면서 국정도서를 줄이고 검·인정도서를 확대하여 왔다. 국정도서 중에는 앞으로 검·인정화할 도서가 많다. 특히 초등 전 교과 및 국정으로 남아 있는 중 고등 국어, 도덕, 국사는 우선적 검토 대상이다. 그러나 사용할 학생 수가 매우 적은 선택과목의 경우 출판사들이 검정도서를 개발할 가능성이 적으므로 이는 정부에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2·3학년 교과서는 국어, 국사, 도덕을 포함하여 모두 검정화했고, 중학교 국어, 도덕, 국사는 공모제를 통하여 개발기관을 선정함으로써 국정도서의 한계 탈피에 노력하였다. 특히, 고등학교 78개 전문과목에 대하여 자유발행제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인정도서심의회 심의 없는 인정도서제’는 그 범위를 더욱 확대하거나 자유발행제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PAGE BREAK]3. 교과서 편찬의 창의성, 다양성 확보 방안 연구해야 한다. 어떤 교과서가 좋은 교과서인가에 대해서 “미국 교과서는 우리 교과서보다 좋더라”는 식으로 쉽게 이야기하지만 보다 구체적, 전문적으로 연구·논의되어야 한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친근감과 창의력을 높이는 만화·삽화 제시, 개인차와 흥미에 따라 선택하거나 수준에 맞게 나아갈 수 있게 한 교과서, 실생활 사례를 소재로 도입한 교과서, 학습효과를 높이는 다양한 활동을 제시한 교과서, 신문·인터넷·CD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학습을 유도하는 교과서, 사회변화에 따라 세계화 정보화 시대를 살아갈 힘을 기르는 교과서, 국판/단색의 교과서를 4 6배판/컬러판으로 바꾸고 창의적인 편집이 이루어진 교과서 등을 새 교과서의 특징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극복해야 할 과제는 다시 제시되고 있다. 학습 내용요소는 종전에 비해 약 70%로 감축되었으나, 풍부한 학습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교과서의 판형을 키우고 쪽수를 늘여 편찬하게 되자 학습내용이 오히려 늘어났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방대한 학습자료를 싣고 있는 미국의 교과서를 예로 들어 우리 나라 교과서는 빈약하기 짝이 없어 참고서를 구입해야 하므로 이로써 사교육비가 늘어난다는 비판도 있다. 말하자면 내용을 외우기에는 벅차나 구체적 학습활동은 빈약하다는 것이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전자도서 제작·활용을 위한 지원도 확대되어야 하며, 수준별 교과서 편찬·활용을 위한 연구도 이루어져야 한다.
사교육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소는 평준화제도의 문제점보다는 학부모의 소득과 학력 등 가정 배경과 이에 따른 학교에 대한 불만족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김현진 한국교육개발원(KEDI) 부연구위원은 27일 '고교 평준화제도와 사교육비지출의 관계 분석' 보고서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교육비 지출을 유발하는 원인은 요소별로 학교 불만족이 가장 컸고, 가구소득, 거주지역, 어머니 학력, 아버지 학력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사교육비 지출의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돼온 고교 평준화는 오히려 사교육비 지출을 조금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평준화 지역이 이질적인 학생들을 한 반에 두고 가르치면서 교수·학습 효과가 떨어지고 수준별 교육이 이뤄지지 못해 학생들이 사교육에 더 의존하게 된다는 논리를 반박하는 결과다. 김현진 부연구위원은 평준화 및 비평준화 지역의 월평균 사교육비를 단순 비교했을 때 평준화(37만3천6백40원)가 비평준화(28만9천5백80원)보다 많았으나 가계소득, 거주지역, 학부모 학력 등을 함께 감안하면 평균 7,000원 정도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들 요소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통해 전체 사교육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학교 불만족 5만5천3백40원 ▲가계소득 4만5천6백19원 ▲거주지역 4만2천1백27원 ▲어머니의 학력 3만6천20원 ▲아버지의 학력 1만6천1백20원 ▲평준화 -7,381원이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일반계 고교의 사교육비 지출 문제는 무엇보다 학부모 배경요인이 근원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 부동산업체가 EBS 수능강의가 시작된 4월 1일 이후 강남구의 전세가격이 떨어졌다는 통계를 내놓자 '2·17 사교육비 경감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교육부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국정홍보처와 공동으로 EBS 수능강의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강의실시 이후 인문계 고교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월평균 4만7천원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인문계 고교생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전화를 통해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인문계 고교생의 71.7%가 주1회 이상 EBS 수능강의를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47.7%의 학생들은 주3회 이상 시청하고 있었다. 특히 광주·전라(66.0%), 대구·경북(59.5%), 대전·충청(58.1%) 지역은 주3회 이상 시청비율이 50%가 넘어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자녀가 EBS 강의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부모(28.3%)들은 미시청 이유로 '학교 보충수업 때문'(34.0%), '학원수강 때문에'(28.3%),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15.8%) 등을 들었다. 수능방송 실시 이후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가구는 67.4%에서 50.1%로 줄었으며 학생 1인당 평균 월 23만7천원에서 19만원으로 4만7천원(19.8%) 감소했다. 서울 강남지역은 월 44만원에서 38만원으로 13.2% 줄어드는데 그쳤으나 수능강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광주·전라지역의 경우 월 12만원에서 6만7천원으로 43.9%나 감소했다. 이외에도 대전·충청이 35.9%, 강원·제주가 23.7%. 대구·경북이 21.6%, 부산·울산·경남이 18.8%, 인천·경기가 16.2%, 서울 강남 이외 지역은 15.6%가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6천8백억원의 사교육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득수준별로는 월소득 3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사교육비 경감 비율이 11%에 그쳤으나 200만원 미만인 서민층은 52% 가량이 사교육비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학부모의 77.5%는 '강의가 수능시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응답, 수능방송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였다. 도움될 것이라는 답변은 군지역(84.4%)에서 가장 높아 22.6%에 그친 대도시와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달 교총 교육정책연구소가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당시 조사 결과, EBS 수능강의 실시에 대한 농어촌 학생들의 찬성도(58.9%)는 중소도시(44.3%)나 대도시(42.8%)보다 높았으며 강의내용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농어촌 지역이 53.6%로 대도시(34.1%)와 중소도시(32.1%)보다 크게 높았다. 한편 수능강의 시청을 위한 교재구입비용은 학생 1인당 평균 4만8천원이었으며 4∼6만원이 25.8%, 2∼4만원이 22.5%, 6∼8만원이 9.1%로 뒤를 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사교육비 지출 추이를 분석하기 위한 최초의 시도"라고 평가하고 "수능강의의 효과나 실효성 여부에 관한 성급한 판단 등을 당분간 유보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경감추이를 지켜보기 위해 7월과 9월에도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열린우리당은 지난달 30일 우수교원확보법 제정 등 교육관계법 제·개정을 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우수교원확보법 제정을 계속 촉구하는 이유는 교육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우선 과제가 교직안정이고, 우수인력 유치가 학교교육의 질 향상의 근복적 과제이며 이것이 이 법 제정의 취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이 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할 당위성이 더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정부가 이 법 제정의 취지와 필요성을 인정하고 한국교총과의 단체교섭에서 10년동안 5차례나 합의하고도 이루지 못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수교원확보법 제정을 대선공약으로 채택했고, 지난해 5월에는 고건 국무총리도 이 법률을 제정하겠다고 했으며, 8월에 발표된 교육부의 '참여정부 교육인적자원 혁신 로드맵'에도 법 제정이 포함돼 있다. 그 동안 교원들은 정부의 약속이 번번히 지켜지지 않자 포기상태에 이르렀고, 정부에 대한 신뢰는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상태이다. 17대 국회의 벽두에 이 법률을 제정하기 바란다. 더 이상 커질 수 없는 교원들의 정치불신, 정부불신을 끝내주어야 한다. 해묵은 과제를 해결하고 약속을 지켜야 교육이 살고 교원이 정부를 믿는다. 교원이 사기가 높아져야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그것이 사교육에 경쟁할 수 있는 길이고, 학교를 제자리에 세울 수 있는 길이다. 교직위기현상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웃 일본의 경우 70년대의 교직위기 현상과 교육붕괴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한 정책이 소위 인재확보법이라는 '학교교육 수준의 유지 향상을 위한 의무교육제학교 교직원의 인재 확보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한 것이다. 이 법을 제정하여 74년부터 78년까지 4차례에 걸쳐 교원급여를 30% 인상하는 따뜻한 정책을 펴고, 한편 엄격한 법집행으로 학교와 교원을 바로 세우는 노력을 통하여 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학교가 안정되기 시작한 사실은 타산지석으로 충분하다. 20년간 연구기관과 교직단체가 주장하고 정부도 공감한 이 법제정이 긴 시간을 놓쳤지만 이제 더 이상 미루어서는 안 된다. 교육을 살리고 학교를 제 자리에 서게 하는 일에 정당간에 의견이 다를 수 없다. 상생정치의 첫 성과로 우수교원확보법 제정에 모든 정당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내년도 교육예산이 올해보다 1조 6000억 원 정도 증가한 28조 원 대로 잠정 결정됐다. 차기 년도 부처별 예산은 대개 8∼9월 경 결정되나 올해는 톱다운 예산편성방식의 도입에 따라 4개월 정도 빨리 결정됐다. 최근 기획예산처와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도 부처별 예산 총액인 '잠정 제출한도'가 4월 말 각 부처에 통보됐고, 교육예산 총액은 28조원 정도"라고 밝혔다. 내년도 교육예산안은 28조원 범위 내에서 교육부의 부서별 조정을 거쳐 5월말까지 기획예산처에 제출하면, 교육부와 기획예산처의 협의를 거쳐 10월 2일 국회에 제출함으로써 최종 확정된다. 내년에는 지방대 지원예산이 획기적으로 증가한다. 지난 1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법이 제정됨에 따라 지방대혁신역량 강화 및 산학연계 활성화 차원에서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400∼500억 원 정도 증액 편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도교육청의 예산편성·집행 권한이 대폭 확대되는 방향으로 예산이 짜여진다. 이는 지난 2월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의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지방으로 이양한다'는 결정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공교육 내실화 관련 예산도 중점 편성된다. 내년도 교육예산 28조원은 올해 26조 3841억 원보다 1조 6000억 원 정도(6∼7%)증가한 규모로, 담배 소비세 인상과 추정 경제성장률 5%가 세수증가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 정부는 올해 처음 톱다운 예산편성방식을 도입해, 각 부처가 내년도 예산을 자율적으로 짤수 있게 했다. 톱다운 예산편성은 기획예산처가 부처별 예산총액을 정해주면 그 범위 안에서 부처가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우리 나라 교원 10명 중 4명(41.2%)은 교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수준이 낮다고 인식하는 반면 학생과 학부모는 10명 중 2명(학생 19.2%, 학부모 18.6%)만이 낮다고 인식하는 등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직에 대한 인식은 '전문적인 지도자'라는 인식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약화되는 추세이고 '단순 지식전달자' 라는 인식이 크게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순 지식전달자'라는 인식은 4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해 선생님의 어깨가 날이 갈수록 움츠러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은 한국교총이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 실현을 위해 지난 4월 교원 830명, 학부모 755명, 학생 868명 등 2453명을 상대로 실시한 '교육공동체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서 밝혀진 내용이다. ◇현재 선생님의 교육활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뢰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전체 응답자의 26.5%가 '낮거나 매우 낮다'고 응답해 '높거나 매우 높다'(21.9%) 보다 많이 나타났다. 집단별 비교에서는 교원(높음/낮음, 11.7%/41.2%)은 상대적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한 반면 학생(27.3%/19.2%)과 학부모(26.6%/18.6%)는 상대적으로 긍정적 인식이 높게 나타나 대조적이었다. ◇우리 사회가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다고 보십니까=전체 응답자의 50.3%가 '전문적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하는 직업'이라고 응답(4년전: 61%)했다. 그 다음으로는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직업'(26.0%, 4년전: 5.9%), '봉사와 사명의식을 바탕으로 한 직업'(20.3%, 4년 전: 29.8%) 순으로 응답했다.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직업'이라는 응답률을 집단별로 살펴보면 교원 35.2%, 학생 20.5%, 학부모 22.3%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전체의 32.1%가 '인성 및 도덕성 함양' 이라고 응답했고 그 다음으로 '상급학교 진학'(30.2%), '현행 제도상 어쩔 수 없어서'(16.8%),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15.7%) 순으로 나타났다. 집단별 비교에 있어서 교원은 상급학교 진학(43.9%)을, 학생(26.0%), 학부모(46.9)는 인성 및 도덕성 함양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4년 전[인성 및 도덕성 함양(43.7%), 상급학교 진학(14.4%), 현행제도상 어쩔 수 없어서(13.7%),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6.1%)]과 비교해 보면 상급학교 진학 응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교원의 경우 다른 구성원에 비해 상급학교 진학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3.9% 에 달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교원평가제도 도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전체 응답자의 37.2%가 '매우 필요하거나 필요함'이라고 응답했고 '필요하지 않거나 매우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2.4%로 나타났다. 교원의 경우 '필요하지 않거나 매우 필요하지 않다'는 부정적 응답이 40.1%로 '필요하거나 매우 필요하다'(26.3%) 보다 많이 나와 학생, 학부모와 달리 교원평가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학원 등 사교육기관에서 배우는 것 중 어느 것이 대학진학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십니까=전체의 37.4%가 '학교가 더 유리' 하다고 응답했고 '학원이 더 유리하다'는 응답은 22.8%로 나타났다. 모든 구성원이 학교가 더 유리하다고 응답했으나 변인에 있어 학생의 경우, 일반고(학원:33.8%, 학교:20.0%), 특·광역시(학원:33.5%, 학교:30.0%)에서는 '학원이 더 유리하다'고 응답해 학교급별과 지역별로 다른 결과를 드러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교육목적으로 행하는 체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전체 응답자의 18.9%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하고 56.4%가 '불가피한 경우에만 행해져야 한다'고 하여 긍정적인 응답이 75.3%에 달했다. 반면 부정적인 응답(어떠한 경우라도 행해져서는 안됨: 5.8%, 가급적 행해져서는 안됨: 17.1%)은 22.9%로 교육목적상 체벌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년 전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긍정적 응답은 소폭 하향(78%→75.3%) 했지만 학생의 경우는 큰 폭으로 높아져(48.0%→64.5%) 체벌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에 변화를 나타냈다. ◇학교에서 정규수업 외 보충자율학습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전체 응답자의 40.4%가 '매우 필요하거나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필요하지 않거나 매우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30.8%로 나타났다. 또한, 보충수업 실시 형태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보충수업 실시하지 않는 학교 제외)의 47.5%가 '자율학습(방과후 자율학습 또는 0교시 수업)'으로 응답했고, 그 다음으로는 '학교 선생님에 의한 수준별 보충학습'(44.9%), '학교 선생님과 외부강사 초빙의 병행'(5.2%), '외부강사 초빙에 의한 보충학습'(2.4%) 순으로 응답해 자율학습과 수준별 보충학습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이민, 사교육 열풍이다 해서 학교교육을 믿을 수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점점 사제간의 정도 각박해져 간다고 하지만 일상의 끈을 놓고 잠시만 떠올려 보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신 선생님, 어려울 때 함께 울고 웃어주신 선생님 등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감사하고 그리워하는 선생님 한 분씩은 있기 마련이다. 지난 3월부터 4월말까지 스승 존중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확산시키기 위해 교총은 교육수기를 공모했다. 수기 공모작 중 이런 기억 속 옛 스승을 떠올리게 하는 수기가 있어 한 편을 소개한다. 대구교대 안동부설초 김영민(10·4학년)학생의 '이런 선생님 아세요?'는 남다른 교육방식으로 아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이경순 담임 교사에게 감사하는 제자의 예쁜 마음이 담겨있다. "이런 선생님 아세요?" 나에게는 너무나도 특별한 선생님이 계신다. 그 분은 바로 이경순 담임선생님 이시다. 2학년에 이어 4학년인 지금도 같은 반인데 이상한 것은 이경순 선생님이 담임이 되면 나의 행동과 정신 자세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반 아이들이 모두 다 그런 것 같다. 왜냐하면 수업 시간에 비뚤한 자세로 앉아 있는 친구가 하나도 없다. 학교에서 하는 모든 공부는 척척 알아서 다 하는 것은 기본이고, 집에서 하는 숙제도 안 해 오는 친구도 하나도 없다. 일기 쓰기, 학습 준비물도 안 해 오는 친구들이 하나도 없다. 모두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선생님을 무서워하는데도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고 따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나에게 선생님이 굉장히 엄하게 대하는데도 나는 한 번도 선생님을 싫어한 적이 없다. 다른 아이들도 그런 것 같다. 이경순 선생님은 무언가 좀 특별한 교육 방식을 가지고 계신다. 남들이 보면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킨다고 할지 모르지만, 공부보다 정신 자세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그리고 정말 다른 선생님과 비교되는 것은 무조건 한가지라도 제대로 될 때까지 시키신다. 자세가 바르지 않으면 연필을 잡지 말라, 글씨를 날려 쓰는 아이한테는 공부하기 싫으냐? 그럼 하지말고 놀아라 하면서 공을 주어 운동장으로 보낸다. 공부 시간에 자세가 흐트러지는 아이는 수업을 다 마치고 특별 교육을 받는다. 그것은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명상 교육이다. 어떻게 하느냐 하면 기본이 30분 정도 꼼짝하지 않고 앉아서 정신 집중하는 것이다. 그런 정신 집중이 끝나면, 뭘 생각하면서 명상을 했는지 빽빽하게 적어서 내어야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께 두들겨 맞는 것보다 명상 교육을 더 겁을 낸다. 나도 마찬가지다. 공부보다 중요한 정신교육 강조 그런데 정신만 제대로 차리고 자기 할 일을 똑바로 하는 친구들은 매일 칭찬을 받는다. 일 주일에 동그라미 100개를 모으면, 어머니께 자기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칭찬의 편지를 써 주신다. 숙제, 수업 태도, 발표, 1일 1선, 청소,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기 등등 학교 생활을 모범적으로 잘 하면 한 건당 1개의 동그라미를 주신다. 나도 벌써 5번이나 칭찬 카드를 받았다. 그래서 숙제도 면제받아 봤고, 어머니와 영화 보기, 시내 구경 등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요즘은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 선생님의 더 특별한 것은 바로 신용 점수다. 똑같이 숙제를 안 해 와도 맞지 않는 아이가 있고, 5대 이상 손바닥을 맞는 아이도 있다. 그게 바로 '믿을 신' 신용 점수인 셈이다. 나도 사실 선생님과 모든 친구들에게 신용을 쌓기 위해서 밤늦게까지, 숙제가 많을 때는 밤 1시가 넘도록 숙제를 한 날도 많았다. 이건 비밀이지만 아침 6시 30분에 학교에 와서 선생님 몰래 숙제를 한 적도 있었다. 그건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숙제를 하려고 아침 일찍 학교에 왔을 때 3∼4명 정도의 아이들이 나와 같은 형편이었다. 그래서 서로 꼭꼭 비밀로 하기로 한 적도 있었다. 어머니가 짜 놓은 학원을 갔다 선생님이 내어 주시는 숙제를 하려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학원을 모두 끊어 주셨다. 그 이유는 이경순 선생님은 공부를 똑 부러지게 가르쳐 주시는데 학원에 갈 필요가 전혀 없다는 어머니의 판단이셨다. 나도 그 생각에 찬성했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늘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따뜻한 인간미와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시면 우리들의 실력을 키워 주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신다. 신용점수 쌓기 등으로 믿음 가르쳐 선생님은 우리가 나중에 커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시는 것이다. 선생님은 우리의 공부 어머니인 셈이다. 공부를 그렇게 확실하게 시키시는데도 공부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시는 게 있다. 그것은 따뜻한 인간미다. 한자 급수 시험 떨어지는 것은 괜찮은데, 너희들이 자신감을 잃어버릴까 그게 걱정이 되어서 선생님은 걱정이란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라, 남을 사랑하려면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라, 청소와 정리 정돈은 기본이다 등등 선생님은 매일 수업 시작 전 10분 동안 말씀해 주신다. 과연 지구상에 이경순 선생님 같은 분이 계실까? 아마도 우리를 그렇게 걱정하시고 우리의 공부를 위해 목숨의 소중함을 돌같이 보는 그런 훌륭한 선생님은 안 계실 것이다. 선생님은 우리의 현재보다는 우리 새천년 꿈나무들의 미래를 더 생각하신다. 항상 엄하시지만 여기서 선생님의 사랑을 나는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선생님은 이 세상 그 어떤 위인보다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이다. 선생님 사랑해요. 또 존경합니다.
한국교총은 1953년이래 해마다 스승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교육주간으로 설정하고 교육과 교권의 중요성을 국가사회에 널리 알리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 제52회 교육주간 주제는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 교총이 배포한 교육주간 주제해설을 통해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의 의의와 방향을 살펴본다. -왜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인가 "본디 교육은 좋은 것이며 선생님 역시 좋은 분이다. 교육이나 선생님에 들어 있는 좋음의 속성을 새삼 강조하는 뜻에서라면 어색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쁜 교육, 나쁜 선생님에 대립되는 뜻의 말로 이 말을 쓰는 것은 어색한 것이다. 예컨대 '나쁜 천사'가 말이 안되듯 나쁜 교육이면 교육이 아니고 나쁜 선생님이면 선생님이 아니어야 한다. 한편 좋은 교육이나 좋은 선생님이라는 말을 교육 활동의 지표로 삼게 되는 것은 우리 교육현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현재 학교교육에 대해 이루어지고 있는 비판이 근본적이며 극단적인 만큼 학교 교육을 믿을만하게 되살리고 그 비판을 극복하기 위한 작업은 교육과 선생님에 대한 근본부터 다시 따지는 자성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때 자성은 교사나 교원단체 등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주문되는 것이다" -좋은 교육이란 "학교교육은 굵게 보면 세 가지 입장이 맞물리는 정치적 역학 안에서 그 역사를 이루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즉 민주적 평등을 추구하는 입장, 경제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입장, 그리고 사회적 지위 이동에 관심을 쏟는 입장이 학교 교육에 어떤 구도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학교 교육의 양상이 변화를 보였다. 민주적 평등을 지향하는 입장이 우세했을 때는 민주시민 양성을 강조하고 교육기회의 균등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경제적 발전을 추구하는 입장이 우세했을 때는 직업교육을 강조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회적 지위 이동에 주목하는 입장이 우세했을 때에는 교육에서의 경쟁과 선발 그리고 평가를 조율하는 데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같은 세 입장은 대체로 공존하며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비중을 지니고 학교 교육의 특징을 만들어왔다고 하겠다. 현재 학교 교육의 위기는 재학생들의 입시 성적을 올리는 경쟁에서 학원(사교육)에 뒤지고 있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학원과 경쟁하며 학원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데 진정한 위기가 있다. 학교에서 '좋은 교육'은 학교의 공공적 사명을 재확인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입시 성적이나 지위 획득 그리고 그러한 사익에 매달린 학생과 학부모 요구에 편승하지 않고 국가 사회에 기여하고 다른 사람과 건전하게 공존할 구성원을 키우는 과제에도 충분한 비중을 둘 수 있을 때 학교교육은 좋은 교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선생님이란 "교원의 권위는 학생에게 도전 받고 학부모에게 도전 받으며 사회적으로도 회의(懷疑)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통적 권위가 작용할 수 있었던 '옛날의 좋았던 학교'는 이제 없다. 교원은 새로운 권위를 구축해야 한다. 교직에 합당한 전문적인 권위(professional authority)로 거듭나지 않으면 교육의 질서는 회복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교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학생에 대해 공감할 수 있고 그래서 학생을 전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이다. 가르치는 교과에 대해 통달한 지적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학교사회에서 교원은 동료애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교원은 역사의 징표를 읽고 사회의 앞길을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사회를 넘어 일반 사회에서 교원은 지성적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기대된다. 교원은 인류사의 흐름을 이어가는 핵심적인 고리이다. 교원에 대한 예우는 교직의 직책에 따르는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사를 이어가는 데 봉사한 데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얻으려면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품고 있는 교육의 상(像)을 혁신하고 우리 교육체제가 교원을 자율적인 전문인으로 해방시킬 수 있을 때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은 비로소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듯 좋은 교육, 좋은 선생님을 얻는 일은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과제이고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과제이다"
정부의 EBS 수능강의에 대해 고교 3학년생의 92.5%가 시청하고 있음에도 사교육비 경감효과나 강의 내용 만족도, 수능준비 효과 등에 대해서는 보통이나 부정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14일부터 열흘간 전국 인문계 고교생 3천840명과 교사 98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EBS 수능강의가 학원비나 과외비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괴외비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응답은 21%에 그쳤고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학생은 65.4%, 오히려 과외비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대답은 13.6%였다. 지역별 사교육비 경감효과는 중소도시나 농어촌보다 대도시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BS 수능 강의 내용에 대한 만족도와 관련해 35.6%의 학생이 만족했고 22.8%는 불만을 피력했으며 41.6%는 보통이라고 대답했다. 교사들은 응답자의 73.5%가 강의 내용이 우수하다고 대답해 학생들과 대조를 이뤘다. EBS 수능강의가 학교수업이나 과외보다 더 만족스럽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는 학생은 40.4%, '보통이다'는 39.9%, '만족스럽다'는 19.7%로 조사됐다. EBS 수능강의만으로 수능시험 대비가 충분하느냐는 물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학생은 13%인데 반해 부족할 것이라고 응답한 학생은 58.5%로 훨씬 많았다. EBS 수능강의가 수능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34.9%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대답 28.4%보다 많았다. 수능출제에 EBS강의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학생 41.5%가 찬성을, 29.1%는 반대했고 성적별 반응에서는 중위권 이하 학생들의 찬성비율이 높았고 상위권에서는 반대비율이 더 우세했다. 교사들은 학생들보다 수능반영 찬성의견이 훨씬 높았으나 반영비율은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EBS 수능강의로 학생 58.9%, 교사 52.9%가 학업부담과 업무부담이 증가한 것으로 느끼고 있으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학업부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 관계자는 "EBS 수능강의로는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사교육비 경감 효과를 보기 힘들다. 사교육비 경감은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가르치는 것 보다 학교교육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학생대상 조사에서 95% 신뢰수준에 ±1.58이며 교사대상조사는 95% 신뢰수준에 ±3.12이다.
나혜영 l 서울 환일중 교사 이재훈 l 인천 구월서초 교장 장철순 l 충남 공주 봉황초 교사 조동섭 l 경인교대 교수 진동섭 l 서울대 교수 강병구 출판2국장 김민정 기자 ▷진행자 = 먼저 요즈음 교육계의 현안에 대해 얘기해 보겠습니다. 일부 전문가나 학부모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학교위기의 책임이 상당 부분 교사들에게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재훈 = 학교위기라고 구태여 거론하면서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이 교사들에게 있다고 지적한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죠. 그것은 학부모나 학생들이 학교교육 외에 개인과외를 한다거나 학원을 찾는 등 사교육에 눈을 돌리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우리 선생님들에겐 원죄처럼 다가올 테니까요. 그러나 과일나무가 튼실하게 자라 열매를 맺게 하려면 농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알맞은 햇볕과 토양 등과 같은 자연조건도 따라주어야 하는 것처럼 학교교육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학부모나 전문가들은 간과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조동섭 = 어느 정도 일리가 있고, 저도 교사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사로서 올바른 교육의 소명을 맡은 이상 학생들을 훌륭하게 교육해야 하는 것은 교사의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하면 그것은 상당 부분 교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러한 책임 강요를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과연 그 책임을 물을 만한 정도로 합당한 권리와 대우와 조건들을 제공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지금 교사들은 많은 어려움을 감내하며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교사들이 1주일에 28시간 가까이 매 시간 다른 과목과 내용들을 4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PAGE BREAK]중등학교에서는 학력 편차가 극심한 다인수 이질 집단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매일을 씨름하다시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책임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현장의 어려운 점들을 십분 고려하여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혜영 = 전 그 학교위기라는 말부터 좀 짚고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위기가 무엇입니까? 입시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한다는 것입니까? 인성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까? 마치 전쟁을 시작한 정부에서 왜 그렇게 사람을 많이 죽이냐고 성실하게 싸우고 있는 사병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우울합니다. 입시 교육 제대로 시키면 학교 위기 상황이 없어질까요? 인성교육 중심으로 공교육을 서구처럼 운영하면 학교교육에, 교사들에 대해 만족할까요? 저는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쟁력 없는 교사들에 대한 논의도 필요합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것은 정책 이후의 문제이지 이전의 문제는 아닙니다. “교육 투자 소홀이 교육위기 불러” ▷진행자 = 그러면 벼랑 끝에 서 있는 현재의 학교교육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장철순 = 학교교육의 위기를 어느 학부모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있어도 진정한 교육은 없고, 선생은 있어도 가르치고자 하는 의욕이 없으며, 학생은 있어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없다.” 저는 학교교육의 위기와 붕괴의 원인을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교육공동체 상호간의 불신이 그 첫째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것이지요. 교육이라는 것은 학교공동체 구성원들간의 신뢰와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정상적인 수업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을 체벌할 경우에도 학생이 교사를 경찰에 고발하고 경찰은 학교현장에서 교사를 체포하는 현상마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집단 괴롭힘과 학생폭력마저 성행하고 있으니 학교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마저 잃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교원, 학생, 학부모 상호간의 신뢰수준이 50%를 밑도는 현실에서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는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조동섭 = 최근의 학교교육의 위기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증폭되고 있습니다. 대체로 그 원인은 획일적 교육에 따른 결과, 사교육에 대한 학교교육의 경쟁력 약화, 교사들의 자질 부족, 교육여건의 미흡, 교육투자의 미흡 등 다양하게 설명됩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교육투자의 미흡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교육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다양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학급당 학생수와 교사의 수업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동섭 = 위기의 원인은 너무나 복잡합니다만, 그래도 가장 근원적인 것은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수단적인 교육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PAGE BREAK]학부모들을 위시해서 교육은 출세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너무나 확고부동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관이 일관성이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 큽니다. 국민들은 또 한편으로는 전인교육을 요구하는 겁니다. 이러한 국민들의 이중적인 교육관이 학교교육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진행자 = 교사평가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습니다. 평가의 필요성, 평가방법(동료평가, 학부모·학생 참여 등) 등에 대한 생각은? ▶이재훈 = 교사평가를 들고 나온 교육부의 입장은 무사안일에 빠진 교원들을 자극하여 교사문화를 바꾸면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과연 교사평가제가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만큼 효과가 있을까요? 교육여건이나 교원들의 처우가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교사평가라는 채찍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외형적으로는 평가를 잘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교원들이 그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하겠지요. 그러나 이는 교원들의 특성과 학교문화를 너무 모르는 것입니다. 교육은 열과 성의가 깃들어 있어야 효과가 있는 법이거든요. 평가가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여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교사평가가 굳이 필요하다면 장기간 충분히 연구하고 다양한 논의도 거쳐 평가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충분한 연구와 사전 준비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학부모나 학생들까지 참여시키는 평가제도가 도입될 경우 교직의 안정성은 무너질 것이고, 교사들의 사기 또한 저하될 것이 분명한 만큼 이 문제에 대하여는 충분하면서도 진지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직사회 특성 고려한 평가 필요” ▶나혜영=먼저 교사평가를 해서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한 평가로만 그친다면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객관성을 확보해야 하며, 평가 내용이 적절해야 합니다. 사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평가는 수업보다는 근무 태도나 행정적 업무 처리 성과 등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부분을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가 보완해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학생의 입장에서 수업 시간 선생님의 수업 방식이나 자신의 이해도 등은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칫 인기투표로 전락할 위험은 방지해야 합니다. 교사간의 평가는 저는 조금 위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교사간의 평가는 교사의 능력 평가보다는 인성 평가에 머무를 수 있으며, 이는 전문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동섭 = 교사평가의 문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교직사회는 이익사회보다는 공동 사회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매우 인간적이고 정의적인 요소들이 조직풍토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PAGE BREAK]따라서 단순히 다른 조직의 다면평가를 그대로 교직에 적용하거나 학교급에 관계없이 교원평가에 학생과 학부모를 참여시키는 일은 신중하게 검토하고 계획한 후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철순 = 교원평가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교원의 직무 분석을 통하여 교원의 전문성, 책무성, 자율성에 맞는 교사의 능력별·직무별에 따라 그 목표가 명백하게 진술되어야 하며 평가 내용의 요소와 기준이 교원들의 전문적인 역할을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그 요소와 기준에 의한 평가는 곧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과 자기 연찬과 개발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공정한 평가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는 객관성·공정성 있는 평가를 확보하기 위해 평가 담당자의 ‘교원 평가’에 대한 훈련·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며, 교원들이 자기평가를 할 수 있도록 도구를 개발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또한 동료평가, 부장평가 등의 다양한 평가가 반영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교원의 전문성·책무성을 제고하는 교원 평가에 대한 논의와 노력들이 필요하다 할 것입니다. 즉, 교원의 전문성과 책무성이 포함된 교원 평가가 상호 연계성을 갖고 실시된다면 교원의 전문성에 더욱 발전적인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진동섭 = 현재에도 교사평가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사와 교감에 한정되어 있을 뿐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교사평가가 원칙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사평가는 새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되어야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다면 평가를 실시하되, 학생의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평가 결과는 반드시 교원에게 피드백이 되어,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의 자료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진행자 = 요즈음 각종 직업선호도 조사에 의하면 교원은 항상 상위에 랭크되고 여교사의 경우 부동의 1순위에 올라 있습니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그만큼 향상되었기 때문이 아니냐고 합니다. ▶나혜영 = 저는 여교사가 인기 직종 1위라는 것은 아직도 성차별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남학생이 교사 한다고 하면 ‘남자가 더 큰 일을 해야지’ 그러면서 여학생에게는 ‘교사나 해라’ 뭐 이런 분위기인 거 같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많이 남아 있고요, 남성들이 여교사를 선호하는 이유도 살림도 하면서 직장 생활도 할 수 있는 직종이라고 생각하는 듯 한데요, 요즘엔 남성들에게도 인기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니 경제가 정말 어렵긴 어려운가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말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졌다면 경기와 상관없이 인기 직종이 되어야 합니다. 최고의 경제적 대우만 해 줘도 아마 우리 나라 최고의 인재들이 앞다투어 교직으로 진출하려고 할 겁니다. 경기로 인해 일시적으로 교직이 부상되고 있다고 해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졌다고 보는 것은 왜곡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PAGE BREAK]▶진동섭 = 직업 선호도와 그 직업의 사회적 지위 그리고 경제적 지위는 분명히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요즈음 교직의 선호도가 높은 것이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실업이 9%를 넘고 있고, 경제 사정이 아주 안 좋은 현실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성 있는 직업을 선호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직업에 대한 선호도는 직업의 주는 사회적·경제적 지위와 같은 외재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하지만, 그 직업 자체의 특징과 같은 내재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가르치는 일 그 자체가 좋아서 교직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교직이 삽니다. 외재적 요인에 이끌려 교직에 들어온 사람들은 그것이 열악해지면, 교직을 떠날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교직은 전문직,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진행자 = 교직은 아직도 전문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재훈 = 당연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교직도 다른 일반 직업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교육은 아무나 할 수 있는 허드렛일이 아니고 이 나라의 동량지재를 길러내는 체계적이고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따라서 교직은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전문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동섭 = 교직은 명백하게 전문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업의 특성이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요구하고, 장기간의 준비교육과 자격증이 필요하고, 사회적 봉사와 책임을 강조하고, 활동의 자율성과 윤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직으로서의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교원 노조가 합법화되면서 그 전문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만, 그것이 교직의 전문직적 특성을 크게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교수 노조 등의 등장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고용된 전문가들은 그 근무여건과 복리 향상을 위해 집단적인 요구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집단적 요구는 노조를 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또 유리하기 때문에 단체를 결성하는 것이라고 보면 그것이 전문직적 특성을 훼손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치단체의 결성이라는 전문직적 특성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철순 = 우선 교직은 다른 전문직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회 봉사직으로 국가와 민족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은 고도의 지적 능력을 필요로 하며 장기간의 교육을 받아야 교원이 될 수 있습니다. 고도의 지식과 전문적 식견으로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교원으로서의 자율성이 있으며,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는 각종 연수나 교육을 통해 교원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해야 하며 부단한 자기 연찬과 장학활동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PAGE BREAK] ▶진동섭 = 직업은 범속직과 전문직으로 구분이 되는 데, 분명히 교직은 전문직입니다. 전통적인 전문직으로는 의사, 법률가, 종교인, 건축가, 교사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직업의 종류가 수십 만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들의 위상과 권위는 사회가 변함에 따라 변합니다. 인간들이 선호하는 새로운 직업들이 창출되고 이들이 높은 위상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어, 교사직이 기존의 위상을 유지하고 높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진행자 = 현재의 사회 인식이나 제반 구조가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재훈 =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교육에 관한 한 누구나 다 전문가처럼 말하는 것을 보면 그렇습니다. 그 사람들은 각종 언론 매체에도 제가끔 글을 올려 논쟁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 있는 우리가 보기에는 그런 말들이 대부분 논란의 주제는 될지언정 정말로 우리 교육의 발전을 위한 대안은 아니더군요. 우리 교육정책이 끝없이 표류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연유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평생 일했기 때문에 초보 의사보다 오히려 의료행위를 잘 하는 사람도 의사면허증이 없이 의료행위를 하면 법에 의해 엄한 처벌을 받지요. 그런데 비교가 될 지는 모르지만 교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아이들을 모아놓고 가르쳐도 전혀 처벌을 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교육은 교원자격이 없이 누구나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초등교원이 부족하니까 중등교원 자격을 가진 사람을 단기 연수 후 초등교원으로 임용한 예처럼 정부에서조차 교원의 전문성을 무시한 단적인 예도 있지요. “자율성·다양성, 교직 전문성의 전제조건” ▶장철순 = 교직은 일반적으로 직업분류상 전문직으로 분류되고는 있으나 실제로 다른 전문직에 비하여 그 전문성의 정도가 낮게 평가되어 왔습니다. 특히, 초등교육은 국민의 기본교육이며 바람직한 인간형성의 과정으로 기초적인 교육이므로 초등교사의 자질, 태도 동기 등은 초등보통교육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또한,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교사의 영향력은 막중하기 때문에 이들을 가르치는 초등교사의 위치와 임무가 중대함에도 불구하고 사회현실은 초등교직을 다른 전문직이나 중·고등 교직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초등교사의 사기 및 역할수행에 대한 충실감이나 직무에 대한 만족감을 저하시키고 교직에 필요한 전문적 소양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 발전에 효율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교육적 성과는 교사가 교직에 만족하여 투철한 사명감으로 교육에 헌신하고 충실히 임할 때 기대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사는 확고한 전문직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교직에 대한 보다 높은 만족감과 사명의식을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PAGE BREAK]▶진동섭 = 직업의 전문직성은 첫째, 오랜 기간의 교육 기간, 둘째, 직무 수행에 필요한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기술, 셋째, 직무 수행의 자율성과 책무성, 넷째, 높은 윤리 의식, 그리고 전문직 단체의 조직 등을 요건으로 합니다. 이런 것들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고, 가꾸고,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적으로 노력을 해서 얻어내야 합니다. ▶나혜영 =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한다면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따라줘야 합니다. 선택의 폭을 넓게 열어 줘야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획일화된 입시중심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는 입시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실업계 학교들은 거의 존폐 위기를 맞을 정도로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중학교는 이제 좋은 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교사가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은 그저 얼마나 잘 가르쳐서 시험을 잘 보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전문성이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는 교육의 전문성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늘 보고해야 할 서류들이 쌓여 있으며 단순 작업해야 하는 잡무들이 학교에 가면 늘 산재해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교사의 전문성은 학생과의 상호 작용에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입시 맞춤 교육이 아니라 학생 맞춤 교육에 있어야 합니다. ▶조동섭 = 사회 일반에서는 교직의 전문성을 잘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많다고 봅니다. 그것은 교육이라는 활동 자체가 일상적인 생활사태에서 일어나고 교육을 맡은 교사들의 전문적 활동과 식견이 미흡해진 데 따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교육계에서는 교직의 전문성을 사회적으로 공인받기 위해 교육전문성을 향상시키고 그것이 특별한 활동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교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현직연수(교사재교육) 시스템은 바람직한 수준입니까? ▶이재훈 =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학교현장에서는 나름대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자체연수를 하고 있습니다만 한계가 있습니다. 평소 선생님들에게는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일뿐만 아니라 처리해야 할 잡다한 일들이 수없이 많아서 주로 방학을 이용하여 교육청에서 마련하는 연수를 받고 있지만 연수기회가 잘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별도로 연수예산을 책정하여 연수를 받게 하고는 있지만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교원에게만 연수비의 50% 정도를 지급할 수 있을 뿐입니다. 나머지 교원들은 자비를 들여 연수를 받아야 할 형편입니다. 이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원들의 연찬은 교원 스스로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학생교육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정책의 일환이므로 그 연수경비는 당연히 국가에서 지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더욱 다양한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모든 교원들이 무료로 언제나 편리하게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PAGE BREAK]정부나 교육청에서 모두 수용하기 어려우면 한국교총과 같은 단체에서 개설하고 있는 연수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도 있겠지요. ▶조동섭 = 교원의 현직연수는 크게 자격연수, 직무연수, 특별연수로 구분되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재교육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그것이 매우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교직에 입문하기 전에 실시하는 연수도 이전과 비교하여 그 양과 질에서 크게 개선되었고, 교직 입문 후에도 교육청이나 학교 주도의 직무연수와 자체연수들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 직무 향상과 소양 계발을 도모하고 있는 등 제도적 차원에서 현직연수는 매우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내용과 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선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우선 교사들이 필요한 연수를 수시로 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령 교사들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연수교육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경우 충분한 행·재정적 지원을 해주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학원에 등록하거나 사회교육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여 능력계발을 도모하는 경우 일체의 경비를 지원하여 그 의지와 노력을 지원해 준다면 보다 바람직한 연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식적 연수 아닌 실질적 연수 필요” ▶나혜영 = 내용에 따라 다릅니다. 간혹 저희들도 이런저런 연수들을 받지만, ‘정말 좋았다’하는 연수가 있는가 하면 ‘도대체 이런 연수 왜 시간 내서 받게 하는 거야’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연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형식적인 연수가 아니라 교과목과 관련된 실질적인 연수, 필요로 하는 연수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의무적으로 몇 년에 한 번씩 혹은 교과 과정이 바뀔 때마다 연수를 받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단, 실질적으로 교수-학습 방법 등에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진동섭 = 현직 연수는 자격연수, 일반연수, 직무연수, 특별연수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연수의 내용, 연수의 여건, 연수의 운영 등의 측면에서 당사자들인 교원들의 반응과 평가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모든 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장철순 = 현직 연수 시스템 자체가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연수시간과 연수과정을 다양하게 마련하여 교원 개인별 요구를 고려함으로써 가능한 학교수업 결손을 최소화하면서 연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본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일제, 오후제, 야간제, 주말제 등 연수시간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자기 부담 연수 확대 및 부전공 자격연수도 확대 운영해야 합니다. 교원들이 원하는 분야의 연수를 시간적·공간적·방법적 제약에서 벗어나 탄력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첨단 정보 통신에 의한 원격연수 방안을 확대 실시하여 가정에도, 학교에서도 원하는 연수를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도록 연수 시스템을 개발·확대해야 합니다.[PAGE BREAK]또한 연수기관을 확충하여, 연수내용과 장소, 연수시간의 폭을 넓혀 수요자가 원하는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진행자 = 교원들은 자신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얼마나 노력한다고 보십니까? 교원들이 자성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조동섭 = 사실 교원의 현직연수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습니다. 현직연수 기회가 확대되고 실제로 많은 교사들이 현직연수에 참여하고 있지만, 많은 경우 승진을 위한 점수 따기 방편으로 연수를 받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승진이 계기가 되었든 다른 무엇이 계기가 되었든 교사들이 현직연수에 많이 참여한다는 사실은 우리 교육의 발전을 담보하는 매우 의미 있는 증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금 학교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너무 많다고 할 정도로 각종 연수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면 그들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매우 열심히 경청하고 진지하게 참여합니다. 따라서 저는 많은 교사들이 현직연수에 의미있게 참여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러한 연수에 잘 참여하지 않은 교사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와 학생들은 끊임없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 변화의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교사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서든 연수에 참여를 하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고 또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지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많은 교사들이 현직연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고 그 기회를 통해 자신의 전문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적인 노력을 학교와 교육당국에서는 적극적으로 계획·실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재훈=저 스스로도 자성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정말 열과 성의를 다하여 노력해 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서는 매우 공감하실 것입니다. 나는 매일매일 학생교육을 위해서 충분히 연구하고 준비하고 있는가? 전문성을 십분 발휘하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생지도에 임하고는 있는가? 틈만 나면 연수를 받고 교육서적을 탐독하고 토론을 하면서 자기 연찬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변할 수 있는 선생님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교원들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결코 다른 사람들이 올려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혜영 = 교사처럼 편하자고 작정하면 편한 직업도 없고, 일하자고 덤비면 해야 할 일이 그처럼 많은 직업도 없다고 합니다. 정말 그 말을 절실히 느낍니다. 어느 집단이나 그렇듯이 교사 집단에서도 적절하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많은 교사들은 순박하고 성실합니다. 학생들과 몸을 부대끼며 정말 뭔가를 해 보려고 노력하는 교사들 참 많습니다. 입시 제도가 바뀌면 그에 맞춰 대학 보내주려고 노력하고, 수행평가 하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합니다.[PAGE BREAK]그런데 저는 이처럼 소극적인 대응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부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며 전문성을 실현시키는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노력하는 교사에게 그에 맞는 대가가 주어지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노력이 단지 행정적인 업무 처리 능력이 아니라 그야말로 학생과의 상호 작용인 교육 활동이 되어야겠지요. ▶장철순 =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원들의 전문성은 무엇일까요? 바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서 찾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자신의 수업방법 개선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자발적 노력은 얼마나 하는지 제 자신부터 반성해 봅니다. ‘일 잘하는 교사’보다는 ‘수업 잘하는 교사’가 대접받는 교육현장, 승진과 담당 업무 추진을 위해 밤잠을 설치기보다는 내일의 수업을 준비하며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교원들의 모습을 하루빨리 볼 수 있도록 기대해 봅니다. ▶진동섭=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은 교원 개인적인 노력, 교원들 집단적인 노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교원들은 개인별로 보면,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집단적 차원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다소간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교실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혼자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보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주로 혼자서 해결하는 경향이 큽니다. 따라서 집단적으로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도 하고, 토론도 하고, 실험도 하는 그러한 노력이 좀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교사의 자율성 확보 시급” ▷진행자 = 교사의 자율성은 많다고 보십니까? 적다면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재훈 = 이 문제는 입장이나 시각에 따라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제가 판단하기에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자율성은 많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이 있고 시·도 교육과정 운영 지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에 바탕을 두고 학교 교육과정을 스스로 만들고 의견을 모아 자율적으로 교재를 선택하는 등 예전과는 사뭇 다른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각 부별로 예산안을 수립하고 집행에 참여하는 등 학교경영에도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각종 학교 행사 역시 교사들 중심으로 협의하여 추진하고 있지요. 그러나 교사 입장에서는 아직도 충분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그 중 한 예가 연구기회의 자율성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는 필요할 경우 수업에 지장이 없는 한 근무시간이라도 자율 연수를 위해 연수 장소로 갈 수 있게 하고 연구기관을 방문할 수 있게 하는 등 공무원의 복무규정이라는 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PAGE BREAK]물론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이외에서의 연수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있기는 하지만 방학을 제외하고 평상시에 활용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평상시에도 이 규정이 활성화되어 교원들이 자율적으로 연수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조동섭 = 현재 학교가 자율성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교사들이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실 교사의 교육적 자율성은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하여 교육내용의 결정권, 교재 선택권, 교육방법의 결정권, 교육평가권, 학생징계권 등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들을 교사가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거나 선택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교과과정의 경우 국가와 지방 수준의 지침과 방침에, 학생지도의 경우는 학교의 형편과 풍토에 의해 제약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러한 영역에서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교사가 교육전문가로서 독자적인 판단과 권능 아래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교사의 본래적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교육과정 운영이나 평가, 학생지도의 권한들은 교사들에게 충분한 재량권을 최대한 부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나혜영 = 전 우리 사회에서 자율이란 말이 특히, 학교에서 자율이란 말이 이처럼 왜곡되어서 인식되는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율학습이 타율학습을 포장하는 말이 된 지 오래인데, 학교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자율성이란 위계 서열화된 관료제적 운영방식에서는 확보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개별학교의 자율성이 어려운데, 어떻게 그 안에 있는 교사가 자율성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학교에서는 교과서의 선택이나 학습 방법 등에서 자율성을 가질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그조차도 사실 완전히 자율성을 갖고 있다고 보긴 어렵지요. 책임을 지게 하고 대신 좀 더 폭넓은 자율성을 줄 수 있도록 위로부터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장철순 =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의 개선과 발전을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타율적 개혁이 아니라, 교사들의 자기 반성과 함께 자기 혁신을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그러한 전문성에 근거하여 교사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재량권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교사가 개별 학생의 소질이나 능력에 따라 그에 적절한 교육 내용이나 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성적처리와 생활 및 진로지도를 위한 재량권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진행자 = 지식-정보화 사회화의 흐름 속에 학교교육(체제, 기능 등)이 변해야 한다고 합니다. 변해야 한다면 학교교육의 새로운 지향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PAGE BREAK]▶이재훈 = 학교교육이 끝없이 변화되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합니다. 그러나 교육현장의 폭넓은 공감대나 이해를 얻지도 않은 갑작스러운 교육정책으로 학교교육의 변화를 끌어내려고 해서는 안 되고 그 효과 또한 크지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개혁이나 변화는 뒤집어서 확 바꾸는 것이 아니고 제자리를 바르게 찾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교교육의 새로운 지향점은 선생님들이 다른 걱정 없이 학생교육을 잘 하도록 하는 데 두어야 합니다. ▶나혜영 = 학교 교육의 지향점은 다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화 사회에서 부가가치의 원천은 창의력이며 학교교육 역시 개인의 창의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그것도 다양성을 기초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이란 개개인의 다양성, 학교간의 다양성이 실현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현실에선 불가능합니다. 획일화된 교과 과정 속에서 대학 가기 위한 고등학교, 일류대학, 이렇게 ‘한 줄 서기’가 중심이 되어 있는 교육 체계가 변해야 합니다. 물론 이는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 등의 복잡한 문화와 얽혀 있어 하루아침에 변화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교육정책이 지향해야 할 방향으로 다양한 중학교, 다양한 고등학교, 다양한 대학교를 특화시키며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전달자’ 아닌 ‘지식연구자’ 되자” ▶조동섭 = 21세기 사회는 지식기반사회라는 특징을 가진 사회입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지식과 정보가 힘이고 절대 자원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끊임없는 학습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 속에서 국가와 사회는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체제를 마련하고 다양한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인들의 능력 계발을 도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학교도 많은 점에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로 하여금 평생에 걸친 생애교육을 체계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그 기초와 기본을 충실히 제공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다원화되고 개별화된 교육을 체계적으로 제공해 주는 체제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장철순 = 컴퓨터를 비롯한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창출한 지식에 의해 움직이는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 학교의 존재는 어떤 가치를 지니며 어떤 위상으로 서 있어야 하는지를 냉철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 존재했던 지식과 위계를 지닌 학교의 모습이 아니라 하루에도 수없이 넘쳐나는 정보를 처리하고 활용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내장돼 있는 열린교육 체제를 갖추어야 합니다. 또한 학생 개개인이 타고난 각각의 소질과 능력을 발굴하고 이것을 더욱 크게 계발하고 육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체제로 변해야 할 것입니다. [PAGE BREAK]▶진동섭 = 사회가 변한다고 해서 교육의 기본적인 목표와 방향이 바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삶의 질 향상입니다. 학교교육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입니다. 이러한 학교교육은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끊임없이 자기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당당한 인간을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교사의 역할도 필연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변해야 한다면 교사의 새로운 역할은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나혜영 = 아마 원튼 원하지 않든 교사의 역할도 변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지식을 학생 개개인에게 맞춰주는 교육을 해야 하며 그것이 새로운 교사의 역할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교육이 효율적인 지식 전달 체계였다면, 이제는 그 학생에게 맞는 지식을 찾아주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제는 학생들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과목을 맘에 드는 강사를 찾아서 수업을 듣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교실에서 선생님에게만 의존하던 시대에선 벗어났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제 교사의 역할이 지식 전달만으로는 부족하며, 학생의 능력을 파악하고 평가하고, 적절한 지식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일, 진로를 모색해 주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사회적인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재훈 = 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교원들의 역할도 당연히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와 학생, 그리고 동료교사까지 참여하는 교사평가제가 거론되고 있고 학부모 감사청구제도 도입할 것이라는 소식이 있습니다. 학교 사회에 조만간 바람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도 느껴집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우리 교원들이 예전처럼 수동적이고 미온적인 자세로 안주해서는 안되겠지요. 학생 교육을 위해서는 지금보다도 더 열과 성의를 다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바른 교육을 위한다면 당당하게 우리 주장도 펴고 적극적으로 대 학부모 교육이나 대 국민 홍보에도 뜻을 모아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교육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 끊임없는 자기 연찬과 수업방법에 대한 연구, 그리고 학생 지도에 관한 노하우를 배우고 익혀 진정한 학생 교육의 프로가 되도록 한층 더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철순=“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결국 교육개혁의 가장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상태는 학교 교육개혁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의 개혁은 교사개혁으로부터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교사는 변해야 합니다. 권위주의 사고방식에서 자율 참여의 사고 방식으로, 닫힌 마음에서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며, 학생에 대한 지시·통제를 하기보다 자율·능동의 상태를 만들어주는 조절자 역할을 기대합니다. 또한 비판적이고 수동적인 보수주의적 의식구조에서 벗어나 진보 합리적인 의식구조로의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PAGE BREAK]▶진동섭 = 새로운 사회의 학교는 폐쇄적인 체제가 아니라 개방적 체제가 되어야 합니다. 학교는 단순히 ‘학교’가 아니라 ‘학교공동체’로 성격이 달라지는 겁니다. 이러한 개방적 체제로서의 학교공동체에서도 교육의 주도적 역할은 교사들이 담당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의 질이 교사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어떻게 보면 무제한적으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과서에 담긴 한정된 정보를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에 안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서 이것을 학생 스스로 해결하도록 학습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학습 과정을 모니터하고, 학습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평가해서 피드백을 해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곧 교육 컨설턴트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동섭 = 지식기반사회를 위해 학교교육을 변혁해야 한다고 할 때, 그것은 다양한 차원의 변혁을 의미합니다. 우선 교육체제를 바꾸는 것이 그러한 일이라고 할 수 있고, 교육의 내용과 방법, 교육환경과 지원체제 등을 변화시키는 일도 그러한 일들의 일부입니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체제를 운영하고 교육의 내용과 방법, 그리고 그 여건과 환경들을 변혁시키는 것 모두 사람의 의식과 노력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교육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하면 그 변화 중에서 교사의 변화가 핵심적인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식기반사회에서 교사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그것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지식을 찾고 지식을 가공하고 잘 활용하는 능력을 계발하는 역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를 위해서는 스스로 우수한 지식정보 탐색사가 되어야 하고 그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활용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교사가 지금까지의 ‘지식전달자’로서의 역할로부터 지식을 탐색·가공·생산·활용하는 ‘지식연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지식전문가로 그 영역과 역량을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곽병선 | 경인교대 초빙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 1. 다시금 각광받는 교사의 직 한국에서 교사들은 전형적으로 사범학교라는 교원양성기관을 통해서 양성되어 왔다. 구한국말(舊韓國末)에서 일제(日帝)를 거쳐 현대식 학교제도가 이식되는 과정에서 사범학교는 우수한 인재들을 교원으로 흡인하는 나름대로의 역할을 학교제도 형성 초창기에 해 왔다. 해방을 전후해서 1970∼1980년대 산업 근대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청년들의 사회적 진출기회가 다양하지 못했던 과거에 교원 임용이 보장되었던 국·공립 사범학교(과거의 고교과정 사범학교를 포함한 사범대학 전반을 일컫는 말로 사용)로 우수한 청년들이 진학했었다. 사범학교 출신 대부분은 교육계에서 종사하였지만, 일부는 교육계 밖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하였다. 이것은 그만큼 사범 교육이 교육계만이 아니라 타 분야에서도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을 길러내는 사회 진출 통로 역할을 나름대로 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국 이후 적어도 산업화가 전면적으로 일어나기 전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다소 낭만적인 전통을 떠올리곤 했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산업사회로 변모하면서 득세한 물질주의 여파로 봉급직인 교직은 그렇게 매력적인 직종이 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이러한 정황은 다시 1997∼1998년의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급전되었다. 구조조정이란 교육외적 요인으로 교원의 정년이 단축되는 시련을 겪었으나,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오늘날 비교적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있는 교직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종으로 다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정황에서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교육대학교가 오늘날까지 사범교육의 전통을 굳건히 지키고 비교적 안정되게 수급을 조절하여 잘 훈련된 교사들을 배출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중등교사의 양성과 임용의 경우는 다소 곡절이 있었다. 교원 수급을 엄밀히 고려함이 없이 중등교원 양성기관을 방만하게 허용함으로써 수요를 초과하는 대학 졸업자들에게 교원자격증을 남발하여 왔고, 결과적으로 교사 자격증에 대한 가치를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원임용에 있어 국·공립 사범대학 출신에 대한 우선적 혜택이 거부된 이후 중등교사는 사범대학 과정 또는 일반 대학에서 교직과정을 거쳐 교사 자격증을 획득한 이후에 경쟁적인 선발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여하튼 초·중등 학교 어느 수준이든 한국 사회에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소정의 양성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아울러 임용시험을 거쳐 선발되지 않으면 안 되는 특수 전문 직종임에는 큰 변함이 없다.[PAGE BREAK]그러한 면에서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떠한 과정을 거쳤든 오늘날 교단에 선 전국의 40만 교사들은 책임이 막중한 직업인들이다. 그리고 한국 교육의 질과 장래는 여지없이 이 교사들 손에 달려 있다. 2. 변모하는 교직환경 그러면 과연 오늘날 한국에서 교사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물론 교사의 자리는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여러 종류의 일 중 하나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일의 세계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다. 특별히 교직이 다른 것보다 중요하다고 내세울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교직은 교직으로서 중요한 것이고, 교직이 중요한 이유를 대야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오늘날 교사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복잡하다. 아마도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안심하고 그들의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교사들이 믿음직스럽게 성심성의껏 교사의 역할을 잘 감당하여 주기를 바랄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학생 지도에 헌신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그들의 자녀를 사설 과외학원에 보내거나 심지어 이산가족의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조기 유학으로 해외에 보내기도 한다. 또한 대안학교 또는 재택 학습으로 그들 나름대로의 특수한 교육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교사들은 국가 또는 학교 재단에 의하여 임용된 신분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업무는 국·공·사립 구분 없이 인간교육이라는 공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 종사한다. 그래서 그들의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처지에 있든 학생을 존엄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며, 이를 위해서 각자의 최선을 다하되, 그들의 업무처리는 공정하고 신뢰로와야 되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 오늘날 한국 교사들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별히 고등학교 단계에서 교사들이 작성한 학생생활기록이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가급적 자신들이 가르친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교사들의 선의(善意)가 학교 기록에 대한 왜곡과 불신을 가져오고 있고, 이것은 대입 수학능력시험과 같은 학교외적 평가제도를 강화시켜 다시 학교 교육을 시험 준비기관으로 전락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질 높은 교육, 공정한 업무처리를 바라는 사회적 기대에 교사들은 부응해야 된다는 것은 교직의 중요한 한 기본 전제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상이한 입장과 주장을 가지고 있다. 정부 정책이나 학부모의 요구를 추종하기만 하는 입장에 서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무엇이 교사의 직무인가에 나름대로의 안목과 기준을 가지고 그들에게 부과되는 과제를 스스로 판단하고 조율할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의 직무를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전문적 직무 수행에 대하여 그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보상을 정책당국과 직접적 이해당사자들에게 요구, 협상할 수 있는 권익단체를 결성하고 있다. 오늘 우리 교직사회는 이러한 면에서 상호 노선을 달리하는 권익단체들이 교사들에게 선호될 수 있기 위한 단체의 정강정책과 행동 양태를 통해 상호 경쟁을 벌이고 있다.[PAGE BREAK]이러한 상황에서 교사들은 그들의 직무 수행과 관련한 크고 작은 여러 문제를 개별 교사의 독자적인 차원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 그들의 입장을 옹호해 줄 수 있는 조직과의 연대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는 국면으로 바뀌었다. 교사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직무환경은 불과 지난 몇 년 사이에 급격히 조성된 것이다. 교사들이 하고 있는 일과 그 질에 대해서 사회일반은 보다 납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증대되고 있고, 교원 사회 또한 서로 연대함으로써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오늘날 교사의 직무를 중심으로 한 업무구조가 다층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학생들의 학습을 돕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오로지 그 일에 전념하여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의심할 여지없는 교사의 일차적 책무이다. 그렇다고 해서 교사는 오로지 수업활동에만 종사하고, 그 이외의 업무에 대해서는 기피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한다고 하면, 오늘날 다층화·다면화되고 있는 교사의 역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늘날 교사는 다차원의 입장에서 그들의 직무를 유기적으로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3. 답보하는 교육본질 문제 이처럼 교직 환경이 다층·다면적 역할 구조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것은 지식·정보화, 세계화와 같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회 전반의 변화와 관계가 깊다. 전대미문의 급격한 변화가 더욱 가속될 앞으로의 세계에 있어서 국가 단위 공동체가 자주적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그 공동체가 어떠한 변화상황에서도 주변으로 밀리지 않고 원하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의 상황주도력을 얼마나 갖추었느냐에 달렸다. 상황주도력을 갖춘 공동체는 안으로 구성원들이 다양할 수 있는 가치관과 입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분열하지 않고 상호 높은 신뢰를 가지고 공동체의 건재(健在)를 위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하는 과제에 대해서 높은 결집력을 발휘하는 사회이고, 이질적 요소를 확대하기보다 타협과 절충으로 상생(相生)과 조화를 위한 통합을 꾸준히 시도하는 사회이다. 그리고 공동체의 생산성을 올리고, 대외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과학, 기술, 예술 등의 각종 분야에서 핵심역량을 선도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이다. 다시 말해서 창의성, 상상력, 자기 주도적 문제해결력을 앞서서 갖추는 사회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불과 지난 30∼40년의 짧은 기간에 만성적 가난을 탈출하여 오늘날 국민 소득 1만 불 대를 나름대로 구가하면서 살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만한 성취에 우리는 자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상황주도력을 발휘할 만큼 내실을 갖추지 못한다면, 과거 우리의 조상들이 외부 세계와의 조우(遭遇) 과정에서 겼었던 역사적 고난을 또 다시 당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남북 분단이라는 민족내부 문제하나를 스스로 해결하고 있지 못한 처지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세계는 여전히 상황주도력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은 얼마든지 예측불허의 난폭한 상황에 여지없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PAGE BREAK]이 국가 공동체의 건재를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 할 일이 많이 있지만, 그 근간은 사회 구성원을 길러내는 교육의 질에 달렸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국가 정책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인간교육의 본령을 살리는 교육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나라의 국정을 담당한 관료들이나 정치세력들은 무엇이 교육의 근본이고 무엇이 지엽적 문제인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고, 학교 교육을 담당한 교사 사회는 상황주도력을 길러내는 교육을 위해서는 오래 전에 버렸어야 할 정답주의 교육체질을 온존시키고 있다. 지금 사교육 대책의 하나로 공영 교육방송에서 수능시험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고, 이것이 사교육의 불을 끄는데 매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책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사교육 열을 식히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가 지향해야 할 창의성 교육, 학습자 주도 교육, 갖가지 문제를 보다 학생들 체험의 과정으로 차원 높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해결학습은 우리 교육에서 실종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 교육의 근본문제는 학력 자격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 없이 수능시험제도와 같이 수험생에게 중요한 고부담 학력평가를 국가 관리 학교외적 평가로 시행함으로써 안정적 기준 없는 임의평가가 학교 내외 평가를 막론한 모든 평가에서 만연하고, 학교를 시험 준비기관으로 종속시키고, 교사의 직무를 피동화할 뿐만 아니라, 정답암기 교육의 폐단을 낳도록 하는데 있다. 이 정답암기교육의 가장 큰 폐단은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허용할 수 없는 데 있다. 학생들이 그들의 학습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을 자기 방식으로 해결해 보는 그런 과정에 충실할 수 있는 학습의 과정이 아니라, 출제자의 의도를 살펴 출제자가 기대하는 정답을 될수록 많이 암기하는 것이다. 잘해야 기존 지식 습득 교육이고, 암기력을 훈련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는 정도의 교육이다. 변화무쌍한 미래 사회에서 상황을 주도할 수 있으려면, 정답주의 교육을 넘어서 자기주도 학습을 조장하는 교육으로 우리는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진정 학생들에게 갖춰 주어야 할 실력은 이미 결론이 난 정답이 아니라, 새롭게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의미 있고 중요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이다. 4. 한국 교사의 역사적 책무 건국 반세기를 넘어 21세기로 진입한 지금의 상황에서 남달리 선택받은 직업에 종사하는 우리 교사들은 다음과 같은 점에 주목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상황주도력의 개발을 모든 교사들이 유념해야 할 중요한 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주도력의 핵심은 교육으로 길러진 인성과 사고방식들이 기존의 지식, 기술, 사상을 답습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상황을 주도할 수 있을 만큼 핵심 역량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새로운 지식의 생성, 핵심 기술의 개발, 영혼을 적실 수 있는 예술의 창조, 감동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영감(靈感)을 자극하고 촉진하는데 교사들이 헌신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주도력을 길러내는 교육은 세계 수준을 달리는 교사들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이 말은 이제 우리 교사도 세계 수준의 교육을 목표로 실천하고자 하는 교육에 대한 기대치, 다시 말해 교육에 대한 교사의 눈높이를 한껏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PAGE BREAK]세계 초일류의 교육을 향해 나가는 것을 교직의 지향점으로 삼고,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교직 역량을 축적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요하게 의식하고, 그러한 사항들이 실현되도록 공동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사항은 학교가 평가권을 행사할 수 있을 만큼 교사들이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교육이 정답암기 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 토론, 실험, 관찰, 봉사체험 등 과정에 충실한 학습 경험을 학생들이 갖도록 하려면, 학교가 평가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학교는 평가 기록에 대한 공신력을 세워야 한다. 종국적으로는 수능과 같은 학교외적 평가가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교육의 본질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망국적 사교육의 폐해를 해소하는 첩경이 될 수 있다. 다행히 향후 입시제도는 학교 평가권을 살리는 쪽으로 개선된다고 들린다. 이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학교가 평가권을 제대로 행사하려면, 다음과 같은 선행조건이 갖추어져야 하고 이것은 대부분 교사들의 역량과 직결된다. 무엇보다 교과별 학력 평정에 대한 기준이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즉 교과별 학력자격 기준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 학력 자격기준은 학생들이 성취하여야 할 학업의 수준을 체계화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비중은 학생들이 어떠한 학습경험을 쌓아야 되는가에 대한 기준, 즉 학습과정에 대한 기준을 중요하게 포함하여야 될 것이다. 아마도 개별 교사수준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은 아니다. 그렇다고 당국이 알아서 기준을 설정하여 교사들에게 안겨 줄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일이 아니다. 교사들은 두 가지 방법으로 이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나는 동일 교과 교사들이 연대하여 스스로 학력자격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교과별 전문 연구회, 교직단체 내 교과연구회 등에서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교사들이 교육부에 연대하여 학력자격기준을 개발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방법을 어떻게 사용하던지에 관계없이 교사들에게 기본적으로 중요한 과제는 교과별로 학력자격기준에 대한 지침과 이해를 상호 공유하는 것이다. 고립적 근무환경에서 일하던 과거에 이러한 요구를 교사들에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인터넷 환경은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교사들은 이제 관심을 같이하는 동료 교사들과 얼마든지 연대해서 공동 작업을 벌릴 수 있다. 우선 교사들은 소속 학교 동료교사들과 학력자격기준을 공유하는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웃 학교들과 공동보조를 취할 수 있는 그 연대의 범위를 넓혀 지역 내 동일 학군, 시·도 교육청 범위로 확대하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이웃 학교 교사들과 협의할 수 있고, 동일 지역 내 교사들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중앙 교육부에 대하여 해당 문제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도록 요청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들로부터의 이러한 상향식 접근은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 조직에 교과별 전문가를 배치하도록 하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의 학력관리 기록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관건적 요소가 된다. 학교 평가권을 실현함에 있어 학교 성적 기록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하는 과제는 바로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연대하여 대외적으로 공정성 있는 학력관리 정보를 생성하는데 달렸다.[PAGE BREAK]이 공정성 있는 학력관리정보를 학교가 마련하게 되는 때, 우리 나라 교육의 질은 국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5. 교육개혁, 교사가 움직여야만 성공할 수 있다 1918년 오스만 터키 제국의 치하에 있던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정착촌의 유대인 학교에서 교사들의 쟁의가 발생하였다. 이 교사들의 쟁의는 이스라엘 교육은 이스라엘 언어로 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이스라엘 정착촌에 이주해 온 이스라엘 인들은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로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그들이 살았던 나라의 언어로 아동들을 가르쳤다. 이스라엘 언어는 세계에 각지에 흩어져 사는 이스라엘 인들이 주로 예배의식에만 사용하였을 뿐, 일상적 언어로는 사용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정착촌에 들어온 교사들은 이스라엘 교육은 그들의 민족 언어로 해야 되겠다는 의식으로 무장되었다. 종교의식 외에 언어, 역사, 문학 과목 등은 이스라엘 언어로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과학이나 수학은 유럽 언어로 가르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이스라엘 언어에는 그러한 과목의 전문용어가 발달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교사들은 학교 당국의 방침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결국 학교 당국은 교사들의 쟁의에 굴복하여 모든 교과를 이스라엘 언어로 교육하도록 허용하였다. 이렇게 해서 이스라엘 교사들은 1800년 동안 죽었던 그들의 언어를 살려내는 단초를 만들었다. 오늘날 이스라엘 교사들은 그들의 교육사에서 첫 번째로 벌인 이 교원 쟁의를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교사들의 결집된 의지가 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교육에서 세계 수준을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모든 분야에서 핵심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성원을 길러내기 어렵다. 아직 우리의 교육은 정답암기 교육의 구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의 주범은 학교를 한낱 시험 준비기관으로 만들고 있는 학교외적 평가제도에 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공정성과 공신력을 담보할 수 있는 학교 평가권을 확립하는데 있다. 이 학교 평가권의 확립은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함으로써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이다. 물론 정책당국의 상응하는 정책 개발, 관련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중심은 교사에게 있다. 이 작업의 성패는 미래 한국의 장래와 직결된다. 상황주도력 있는 국가 공동체를 형성해 가는 데 있어 교육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관한 중차대한 과제이다. 이 중차대한 과제가 21세기적 삶을 살고 있는 우리 한국 교사들의 양 어깨에 걸머져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교사들은 단순한 임금 노동자가 아니다. 변화의 주변이 아닌 주역으로 역할할 수 있는 공동체 구성원을 길러내야 할 역사적 과업을 안은 이 사회의 주도적 세력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바로 이 점에서 교원 단체들은 크고 작은 정책 사안을 불문하고 사사건건 정책당국이나 이해 당사자들과 대결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공동체의 존망이 걸린 사활적 과제, 즉 학교 평가권을 확립하는 과제에 대해서 결집된 노력을 펼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종근 | 미국 유타주립대 교환교수·전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장 합리적인 문화는 국가발전의 동력 몇 년 전 일본의 한 지방대학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의 일이었다. 일본정부의 장학금으로 유학 온 한 인도 학생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1년간 일본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일본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다른 나라보다 부강한 선진국이 되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일본인 학생들은 우리보다 별로 우수한 것 같이도 보이지 않은데 말입니다. 교수님, 일본이 잘 사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나머지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설명하면서 어려운 답변을 대신하고 말았다. “일본사람 개개인을 후진국 사람들과 개별적으로 비교해 보면 반드시 특별히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사람들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문화의식은 후진국 사람들의 것과 다르며 그 것이 일본을 다른 나라보다 부강한 나라로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후진국에서 유학 온 학생이 새로운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는 것은 몇 년 또는 10년 안에 이루어 낼 수 있을지 모르나 자기 국민의 문화의식을 바꾸는 것은 몇 세대 또는 세기가 소요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유학 온 우수한 후진국 학생들이 자기보다 크게 우수하지 못한 일본의 지방대학 학생들과 매일 같이 공부하면서 위와 같은 회의를 갖게 되었다는 것은 진지한 생각을 가진 학생이라면 당연히 느낄만한 일로 이해할 수 있다. 좀 더 깊게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도 있다. 어느 특정한 민족이나 국민이 다른 민족이나 국민보다 선천적으로 우수하고 부지런하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이상 모든 민족의 구성원은 적어도 태어났을 때만은 동일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현재와 같은 민족간·국가간의 발전 격차가 발생했을까를 되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우리 인간이란 주어진 어느 사회에 태어나면 그 사회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문화 속에서 자라나게 되며 그 문화에 동화되면서 그 구성원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상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민족과 국가의 발전을 결정적으로 좌우하게 되는 민족문화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그것은 수천 년의 역사와 더불어 이어져 온 민족사의 결과물이자 기후나 지리적 자연여건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아온 우리의 생활양식과 의식구조, 그리고 관습과 제도 등을 비롯해서 그 사회가 이룩해 온 유형무형의 모든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PAGE BREAK]따라서 진취적이며 생산적인 제도를 갖추어 합리적으로 운영해 갈 수 있는 문화와 고도의 기술을 유지 발전시켜 온 경험을 쌓아온 사회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회에서 출생한 사람들에 비해 별다른 특별한 노력 없이도 기존의 문화를 흡수하여 계속 잘 살아가게 되어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 볼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한 유학생이 위와 같은 의아심을 갖게 되었음은 그 젊은 학생의 통찰력이 가상할만함을 말해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한 평가 돼야 공정한 경쟁 가능 최근 미국 경제학자들이 경제성장을 위한 다음 세 가지 요인 가운데 어느 요인이 가장 중요한 역할과 영향을 미쳐왔는가를 연구하여 발표한 바 있었다. 즉 첫번째 자연적인 요인으로는 기후, 자연자원의 유무, 국토가 바다에 면해 있는지의 여부와 같은 지리적 위치 등을 포함시켰으며, 둘째 요인으로는 국가의 효율적이며 적절한 경제정책의 시행 여부를, 셋째 요인으로서는 국민경제를 뒷받침하는 관행, 관례, 법령 등 각종 제도(institutions)가 합법적이며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의 여부를 꼽았다. 여러 나라의 실례를 비교 분석해 본 결과 셋째 요인인 바람직한 제도의 운영이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보도되었다. 제도화된 관행, 관례, 법령 등이 경제성장에 적절하며 그것이 법에 따라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은 다름 아닌 그 국가나 민족의 문화의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특정한 개인의 지식이나 의식은 짧은 기간 안에 발전 내지 변화될 수도 있으나 전체 국민이나 민족의 문화의식은 한 세기 또는 수세기가 걸려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 발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가 국가간의 무한경쟁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경제성장을 비롯한 모든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인적자원의 개발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우수한 인적자원의 육성은 당연히 교육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교육의 효율성은 국제경쟁에서의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경제성장과 국제경쟁에서의 교육의 중요성은 우선 다음과 같이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교육은 그 나라 기술수준 제고를 위해 결정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 그리고 둘째는 앞에서 언급한 경제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던 ‘바람직한 제도와 공정하고 효율적인 그 운영’을 뒷받침 해 주는 국민문화를 보급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경제체제의 장점과 활력은 공정한 자유경쟁에서 생긴다고 우리 모두가 믿고 있다. 그런데 공정한 경쟁이란 공정한 평가가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공정한 평가란 평가를 하는 사람과 평가를 받는 사람과의 사이에 필요한 사회적이며 법적인 관계가 확립되어 있어야 하며 또한 그 평가 결과를 사회가 인정하고 존중해 주어야만 가능하다. 다시 바꾸어 말하면 공정하고 건전한 평가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사회에서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PAGE BREAK]되풀이하면 바람직한 평가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사회에서만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며, 공정하고 활발한 경쟁이 보장된 나라가 경제성장을 비롯한 모든 분야의 국제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따라서 국제경쟁에서의 우위는 물론 또한 나라발전의 중요한 요인인 효율적인 교육의 발전도 건전한 평가문화에 기반을 둔 활발한 자유경쟁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교육 분야에서의 공정하고 건전한 평가문화란 피교육자에게도 중요하나 더욱 중요한 것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 교육행정가 그리고 교육을 직접 간접으로 관장하는 각급 교육기관에서 더욱 더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수 년 전 미국 하와이대학에서 있었던 한 강연에서 인도인 원로교수는 미국문화를 인도문화와 대비해서 성공지향적(成功指向的)인 문화라고 규정하면서 양국 문화의 차이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필자가 가 있는 미국대학 내의 영어교육원의 교사도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미국문화를 소개할 때 “미국의 학교교육은 어릴 때부터 서로 경쟁하면서 자라고 경쟁결과를 존중하도록 일관된 경쟁유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해들은 바 있다. 미국의 힘의 근원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보장하되 경쟁결과는 공정한 평가를 통해서 사회가 존중해 준다는데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다른 분야뿐만 아니라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평가와 경쟁과의 관계를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면 경쟁지향적인 문화와 공정한 평가문화는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기보다는 미국문화란 한 종합적이며 통일된 문화의 양면을 이루면서 서로 보완해주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사실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 평가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조직체 내의 상하간의 관계가 엄격하고 또한 장유유서를 존중해 온 동양사회에서는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서는 물론 연장자와 연하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존대(尊待)말과 하대(下待)말을 구분해서 사용하는 관습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동양문화권의 사람들이 문화가 확연하게 다른 미국사람들의 언어관행과 행동거지를 보고 미국사회의 실체(實體)를 오해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는 것이다. 동양 사람들의 오해를 자아내기 쉬운 그들의 관행 가운데 우선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는 관습을 꼽을 수 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바와 같이 미국사람들의 이름은 보통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있다. 첫째이름(first name) 가운데이름(middle name) 그리고 마지막이름(last name, 즉 성)으로 나눠져 있으며 처음의 두 부분이 우리의 이름에 해당하며 마지막 부분이 우리의 성에 해당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사적인 모임 등에서 미국사람들은 친근감이나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서 자기의 상사나 연장자를 첫째이름 그것도 애칭(愛稱)으로 부른다는 것이다. 즉, 로버-터(Robert, 남자이름)를 밥(Bob), 수-잔(Susan, Susannah, 여자이름)을 수-지(Suzy, Suzie)라고 부르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곤 한다. 그리고 가정에서 내외간에도 서로가 이 애칭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PAGE BREAK]그리고 사적인 모임에서는 부하들이 앉는 자세에서부터 대화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 상사와 연장자에 대한 그 행동거지가 동양 사람들에게는 불손하게 보일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와 같은 호칭의 사용이나 상사에 대한 태도 등은 아직 전통적인 우리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이상과 같은 표면상에 나타난 미국사람들의 생활문화를 처음 보게 되는 외국인은 미국이야말로 자유분방하고 상하관계란 제약이 전혀 없는 진정한 자유평등의 나라라고 착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조직체나 사회의 운영실태를 면밀히 관찰하면 ‘누가 방침을 결정하고 또 명령을 내리며, 누가 그 정한 방침에 따르고 명령을 준수해야 하는가는 분명한 것’이 미국사회이란 것을 알게 된다. 아니 이 같이 일을 위한 상하간의 역할분담과 구분 그리고 그 권능(權能)의 명확한 구분은 현재의 우리 사회보다 더 분명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미국제도나 문화를 모방하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도 잘못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겉보기와는 달리 미국 사회의 모든 조직체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격한 상하간의 역할분담과 함께 구성원간에 권능과 책임의 구분이 엄연히 존재한다. 이와 같이 구성되어 있는 조직체 안에서는 엄정한 평가와 이를 존중하는 평가문화가 정착되어 있어 이것이 바로 그들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사회에는 지도자가 있고 그에 따르는 일반대중이 있는 것처럼 모든 조직체는 의사를 결정하고 명령을 내리는 사람과 이에 따라 집행하는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와 같이 다른 권능을 기반으로 한 상하간의 인간(사회적인) 관계는 조직체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어떤 조직체가 생산적으로 발전하려면 구성원의 업적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이를 존중해주는 바람직한 평가문화가 정착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활발한 자유경쟁을 통해 발전의 활력을 지속해 가려면 건전한 평가문화가 자유경쟁을 뒷받침해 줄 수 있어야함은 물론이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하여 평가해주지 않으면 경쟁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며 공정한 경쟁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는 인간사회의 현실을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되풀이해서 강조하면 조직사회의 바람직한 상하관계, 공정한 평가문화의 정착, 공정한 자유경쟁의 보장, 생산성과 국제경쟁력의 제고 등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경쟁력도 공정한 평가서 출발 이상과 같은 맥락에서 볼 때 국제경쟁에서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인 교육의 발전과 효율성도 바람직한 평가문화에 바탕을 둔 공정한 자유경쟁의 보장에 달려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학교교육의 평가문화가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를 비교해 봄으로써 우리 나라 교육의 깊은 문제점을 확인하는 것은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미국 유타 주의 인구 약 6만 정도의 작은 도시의 공립고교 졸업식을 참관하고 우리 나라 교육문제에 관해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PAGE BREAK]같은 시내에 있는 유타주립 대학의 실내체육관을 빌려 오후부터 진행된 졸업식은 축제처럼 진행되었다. 계단식 관람석에 앉자마자 무엇보다 첫눈에 특이하게 보인 것은 단상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처럼 학교장, 육성회회장단, 참석한 각급 기관장이 아니라 학생회 간부와 성적이 우수한 졸업생들이란 것이었다. 단상의 좌측 좌석은 학생들이 차지하고 단상의 우측 좌석에는 학교장 교육구청장과 그 간부가 앉아 있고 졸업식도 학생 주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배부된 졸업식 관련 유인물의 첫 페이지는 식순이며, 둘째 페이지에는 졸업반의 학생회 간부이름이 맨 위에 있고 그 다음에는 성적최우수자(top scholar), 그 아래에 졸업식에서 고별연설을 하는 졸업생 총대표(valedictorian)의 두 사람의 이름이 인쇄되어 있었다. 이어서 성적평균 4.0이상을 취득한 우등생(4.0 scholars) 8명의 성명이 잇달아 적혀져 있는데 모두 크고 진한 글씨로 인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페이지에는 개근상, 졸업생 명단, 다른 상의 수상자 이름의 순으로 실려 있었다. 학교장은 졸업장만 수여하고 한국처럼 회고사(回顧辭)는 하지 않고 그 대신 교육구청장이 축사를 했다. 그리고 식순의 마지막에 있었던 사은사(謝恩辭)는 학생회장과 개근상을 받았든 두 학생이 각각 담당하는 것을 보았다. 졸업식 안내장에 대서특필로 기재된 성적이 우수한 학생 세 명이 졸업식의 다른 행사를 사이사이에 두면서 각자가 연사(speaker)란 이름으로 영광스러운 연설을 하게 한다는 것은 이들이 더욱 돋보이도록 한 것으로 우리 졸업식과는 전혀 달랐었다. 신기한 생각이 들어 며칠 후 교육위원회를 통해 학생들의 연설원고를 전해 받아 보았더니 내용이 교훈적일 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 열심히 노력하자는 다짐과 서로를 격려하는 좋은 내용이었다. 우리 나라 고교졸업식에서도 우등상이 있고, 최우수 학생은 전체 졸업생을 대표해서 학교장으로부터 졸업장을 받으러 연단 앞으로 나가기도 하고 사은사를 읽기도 한다. 그러나 졸업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단상에 자리를 하면서 연단에 서서 연설을 할 수 있는 영광에 비길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이 같이 성적이 가장 우수한 졸업생이 졸업식장에서 연설할 기회를 가지는 것은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유경쟁을 거쳐 우수한 성적을 얻은 학생들을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은 학교교육에서도 평가의 문화가 정착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최근에 와서 성적이 가장 우수한 졸업생을 가능하면 너무 크게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우리 나라 고교의 분위기와는 사뭇 대조를 이루고 있었으며 이는 두 나라 사이의 평가문화의 차이에서 온 현상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이 고등학교는 입학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해당 지역의 모든 입학희망자를 성적에 관계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일반 고등학교란 것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따라서 학생들의 성적 격차가 심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일부 우수한 학생은 대학에 진학했을 때 이수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과목을 미리 고교 재학 중에 이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우리 나라 고교에서는 위화감을 조장시켜 교육적으로 나쁘다는 이유로 능력별 반편성은 물론 난이도가 다른 교과목을 능력과 적성에 따라 선택하는 제도를 채택하는 것까지도 어렵게 되어 있는 우리의 사정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타고난 재능과 각자의 노력이 자유경쟁을 통해 공정하게 평가받고 그 결과를 서로가 인정하고 존중하는 평가문화가 사회전반에 정착하지 않으면 능력에 맞고 적성에 맞는 교육을 한다는 말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PAGE BREAK]군(county) 교육구청에서는 매년 업적보고서(performance report)를 작성하여 공개하고 있었다. 관내 모든 초·중·고교의 각종 표준화된 시험성적의 연도별 대비, 주 전체의 평균과의 대비 등 학부모들이 자기 학교의 교육활동의 성과와 수준을 다른 학교 또는 지역과 대비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자료가 되어있다. 또 이 보고서에는 학교시설 및 교원 현황, 학생 현황, 교육과정, 성적, 재정실태와 지원업무(support services) 등이 상세히 실려 있다. 그리고 군 전체에서 선발된 군의 그해 우수교사(teacher of the year) 한 사람과 각 학교마다 선정된 1명씩의 우수교사 성명이 이 보고서에 포함되어 있기도 했다. 최근 보도된 바에 의하면 이웃 일본 동경의 어느 교육구청에서도 불원간 이 제도를 시행한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보고서가 학교간의 과열경쟁을 부추기게 된다고 반대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면담한 군 교육구청의 부구청장에게 업적보고서를 공개하면 학교간의 과열경쟁을 유발하게 되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군민(郡民)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교육이니 만큼 당연히 군민에게 평가결과나 실태를 보고해야 되지 않으냐”고 반문하였다. 그리고 이 업적보고서는 이 교육구청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어 누구라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교육의 활력소는 공정한 평가와 이를 철저히 공개하는데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기회가 되었다. 공정한 평가와 철저한 공개는 필수 다음으로 평가문화와 관련하여 필자가 가있는 대학의 실태를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이 대학은 학생 수 약 2만 3000명의 주립대학으로서 졸업식에서는 고교의 경우처럼 각 단과대학별로 그해의 우수교수(professor of the year)가 발표되고 그 결과는 교무처 앞 복도에 액자에 넣은 사진과 함께 연도순으로 게시하고 있다. 그리고 수상자 본인의 연구실에도 같은 사진(상패)을 게시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평가결과를 모든 사람들이 존중하고 수상자 자신도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대부분의 우리 나라 대학은 이와 같은 교수 표창제도에 관한 의식 내지 문화가 미국 대학과 다르고 실제로 평가에 대한 냉소적인 분위기가 있어 그 실시가 불가능하다고 한 한국인 교환교수는 말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도 대부분의 대학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모든 과목의 강의는 학기말에 학생들의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런데 이 평가의 요약이 대학의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할 때 참고토록 교무처 앞에 비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학생과 교수 모두에게 평가문화가 얼마나 깊게 정착되어 있는가를 말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학의 학과장은 소속 교수를 평가하며 또 소속교수는 자기 학과장을 평가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단과대학장도 5년마다 업무수행에 관한 종합평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욱 놀랄만한 사실은 자기 대학의 평가결과도 철저히 공개한다는 것이다. 이 점을 발견하고 평가에 관한 의식이 우리와 너무 다르다는 것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입학희망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학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유에스뉴스앤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지의 연례 전국대학 평가에서 이 대학이 3등급(삼류대학이란 판정)을 받았다고 명확하게 기록 공개하고 있다는 것이다.[PAGE BREAK]더욱이 같은 사이트에는 제휴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대학들 가운데는 2등급인 대학과 또는 4등급의 평가를 받은 대학의 이름도 게재하고 있는 것을 보고 평가문화가 우리와 판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 대학이 3등급에 속한다는 것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지원자가 줄어들지 않으냐”고 한 미국인교수에게 물어 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만약에 3등급에 속하는 대학이라는 사실을 숨기려 한다면 사람들은 이 대학을 더욱더 불신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이 점이 공정한 평가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은 또는 미국과는 다른 형태의 평가문화를 가진 한국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대학은 정착된 평가제도에 따른 평가결과를 존중할 뿐만 아니라 수요 공급에 따라 상품의 시장가격이 결정되는 것처럼 교수의 봉급도 전공 분야의 수요 공급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것을 감수하고 있다. 동일한 경력의 회계학 교수의 연봉이 사회학과 교수의 꼭 2배가 되는 것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회학과 교수보다 봉급이 더 적은 영문과 교수와 회계학과 교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공과대학 교수의 연봉 차이는 더 클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는 양국간의 문화의식의 차이라고 넘기기보다 우리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대학에서도 공정한 평가와 자유경쟁 하의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가 교수들의 보수체계에서도 잘 반영되고 있다는 한 단면을 볼 수 있는 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정서로서는 이런 현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할 것이나 미국사람들은 이를 잘 참고 실천해 가고 있는 것이다. 뉴스위크(Newsweek)지는 2003년 6월 2일자에서 ‘미국 내의 가장 우수한 100개의 고등학교’ 명단과 그 순위를 대서특필로 보도하면서 학교간의 경쟁과 높은 수준의 시험에 도전하는 고교생들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보도를 문제 삼는 사람들은 없었던 것 같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평가는 생산적이며 긍정적인 경쟁을 촉진시킨다고 받아들이는 반면에 우리 나라에서는 우수한 학생 우수한 학교를 높이 치켜세우는 것을 마치 사회에 위화감을 조장시키는 반사회적인 행위로 보는 경향이 있다면 이는 나라 발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교육현장의 공정한 평가문화 절실 한국 유학생에 관한 추천서를 믿지 않는 미국대학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리고 한국학생의 토플(TOEFL)점수도 믿지 못해 전화 인터뷰를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걱정하는 한 한국인 교수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일부 한국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작성해 오는 추천서에 교수가 서명만 해서 그 추천서를 바로 학생 본인에게 교부하게 되며 또한 추천의 대상인 본인이 자기가 희망하는 미국대학에 제출 내지 송부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추천을 받는 사람이 자기 추천서의 내용을 작성한다는 것과 그것을 바로 본인에게 다시 교부한다는 것 모두가 미국의 관례에서는 비정상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소위 ‘족집게 토플 학원’의 훈련을 받아 취득한 고득점은 그 점수에 상응하는 영어구사능력이 없다고 미국대학 당국이 감지한 것 같다고 씁쓸한 이유를 말해 주었다.[PAGE BREAK]한 사회의 사람들이 자기가 속해 있는 장소(거주 지역 포함), 직업, 계급 등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난이도(難易度) 즉 사회이동성(social mobility)이 경직되지 않고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어야 그 사회는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교육의 자유경쟁을 통해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즉 계층간의 이동이 쉬워야 사회정의 구현의 기반이 선 사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학생이 속해 있는 가정의 사회경제적인 사정이 학생의 교육성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많이 논의되어 왔다. 그렇다고 학교에서 개인의 적성과 능력을 무시한 획일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본말을 전도한 처사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자유 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하는 이상 다소의 빈부격차는 있게 마련이며, 학교교육에서 공정한 평가를 통한 자유경쟁을 유도하지 않고 오히려 제도적으로 이를 억압 내지 획일화함으로써 빈부의 격차를 막으려 하거나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빈부의 차를 교육현장에서만은 가리려고 하는 것은 모순된 논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빈부격차의 문제는 사회경제적 정책의 문제인 동시에 정치적 결단의 문제이지 교육현장에서 이를 지나치게 문제 삼는 것은 모순된 사리일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음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다. 아울러 우리 나라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과열현상과 사교육비의 과다지출 및 대학입시경쟁의 과열 등은 좀 더 깊이 생각하면 공정하고 올바른 평가문화가 정착되지 못한데 그 원인의 일부가 있으며 나아가서는 자유경쟁의 부재 내지 그 결과를 존중하지 않는데서 오는 부분도 많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본래 자기의 편안함, 이득, 권리 등은 곧잘 주장하되 남으로부터 평가받는 것은 싫어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조직체에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과 이를 집행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정한 평가가 없으면 자유경쟁이 불가능하며 자유경쟁이 없으면 열심히 일하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 사회 구성원 대부분의 지배적인 경향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전 인류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는 이상경(理想境)을 갈구해 온 인간의 몸부림에서 보면 유감스러운 일일뿐만 아니라 서글픈 현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사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현실에 바탕을 둔 인간의 꿈을 이루어 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본다면 교육현장에서 공정한 평가문화가 정착하여 합리적인 자유경쟁이 이루어져야만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교육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특히 다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나라 교육에서의 평가문화의 정착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이며 공정한 평가에 바탕을 둔 자유경쟁을 존중하는 풍토가 정착해야 교육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식 시장경제체제란 인류가 끊임없이 추구해온 자유와 평등이란 소중한 두 개의 가치를 구가하는 한편 다른 한편에서는 공정한 평가문화에 바탕을 둔 합리적이며 활발한 자유경쟁을 보장한다는 것이 그 체제의 요체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재삼 새겨야 한다. 달리 말하면 미국 체제의 강점은 엄정한 평가와 냉엄한 자유경쟁을 통해서 인류의 오랜 꿈인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려는데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 될는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 교육의 발전도 교육 그 자체뿐만 아니라 교육을 직접 간접으로 담당하는 사람과 기관 모두가 얼마만큼이나 공정한 평가문화를 정착시키며 또한 자유경쟁을 활성화해 가는가에 달려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사교육비 경감 및 공교육 활성화라는 목적을 지니고 시작된 EBS 수능 강의가 실시된 지 1개월이 지났다. 한편에서는 본격적인 e-러닝 시대가 펼쳐졌다며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반대로 EBS 수능 강의가 공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BS 수능 강의의 문제점과 e-러닝 시대의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교사, 학부모, 교육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EBS 수능 보충강의'로 인해 교사가 단순히 EBS 강의의 전달자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손=중요한 점은 EBS 수능 강의가 교사에게 주어진 하나의 수업자료라는 것이다. 교사들은 자신이 가르쳐야 할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양질의 자료가 하나 더 생겼다고 보아야 한다. 문제는 EBS 수능 강의 자료가 아니라 이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교사의 판단이다. 이 자료를 단순하게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에 보여주고 말 것인지 아니면 선생님이 미리 분석하고 연구하여 자신의 수업에 활용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김=EBS 수능 강의가 학교 수업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EBS 강의만으로 학교 수업을 진행할 수는 없다.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성향에 맞추어 학습 동기를 유발하고 학습 동기를 유지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며 교육 시켜야 한다고 볼 때, 지식 전달 중심의 EBS 수능 강의만으로 학교 교육을 구성할 수는 없다. 때문에, 대다수 선생님들 역시 'EBS 수능 보충 강의'를 학생들의 보충 학습 자료라고 본다. 하지만, 교육부가 발표를 통해 'EBS 수능 보충 강의' 내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한다고 했고, 또, EBS 수능 보충 강의의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학생들도 많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EBS 수능 보충 강의' 자료를 수업 시간에 보조교재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윤=이는 EBS 강의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 이번 'EBS 수능 강의'는 두 가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EBS 강의를 수능과 연결시켰다는 점인데, 이는 학생들에게 늘어난 학업의 부담을 주었고, 교사에게는 가르치는 부담만 안겨주었다고 본다.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수험생들은 내신 공부 따로, 수능 공부 따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제는 'EBS 강의' 공부가 하나 더 보태진 셈이다. 수능에 나온다고 하니 안볼 수도 없고, 아이들은 숨쉴 틈도 없고, 선생님은 EBS 강의까지 챙겨야 하는 부담만 늘어났다. 두 번째 문제는 학원강사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EBS 강사진에 있다. 이들에게 교재편성권을 주고 저작권까지 주고, 여기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학생의 대입 당락을 학원강사에게 넘겨주는 꼴이다. EBS강의가 학교교육을 잠식한다고 말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유능한 학교교사에게 맡겨야 한다. ▲'EBS 수능 보충강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는데? 손=근본적 원인은 전국의 수험생들이 몇몇 강사가 하는 강의 녹화한 자료를 보고 들어야만 한다는 데 있다고 본다. 물론 'EBS 수능 강의'같은형태의 e-러닝이 면대면 수업처럼 양방향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과거 라디오나 TV 방송을 이용한 원격교육 보다는 더 효과적인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현재 EBS에서도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이버 선생님을 통한 질의 응답 등 양방향 의사소통을 증진할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EBS 수능 강의와 같은 e-러닝에서 효율적인 양방향 의사소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수업 설계와 방법 등에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강의 후 학생의 질문 등에 응답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강의 중 수시로 질문을 던지고, 응답을 받고, 이를 분석"E정리하여 그 결과에 따라 학습 경로나 수준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등 다양한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e-러닝에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습자와 교사가 참여하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활동, 학습자가 빈번하게 하는 질문 등을 정리하여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e-러닝이 학교 교육 활성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지? 손=EBS 수능 강의와 같은 e-러닝은 단기적으로 교육의 공급 확대를 통해 학습자의 학습선택 기회를 확대해 주고, 지역이나 소득의 차이에 따른 교육의 형평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일방적 강의위주의 EBS 수능 강의는 학습자를 여전히 지식을 전달 받는 수동적 위치에 머무르게 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수준별 강의도 3가지 정도에 불과하여 진정한 의미의 수준별 학습과는 괴리가 있다. 이는 우리의 교육이 추구하는 이상과는 차이가 있는 일이다. 바람직한 e-러닝은 학습자의 특성과 수준에 맞춘 수업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같은 교실에 각기 다른 수준의 학생들이 있는 학교에서 각 학생에 수준과 특성에 적합한 자료와 학습 경로로 가르치는 것이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면 가능하다. 동시에 학습자의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수업도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학습자간의 협력 활동의 폭과 범위도 넓힐 수 있다. 따라서 e-러닝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하고 학교 교육에 도입하여 활용한다면 학교 교육을 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사교육비 감소의 목적으로 EBS 수능 강의가 시작되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듯 하다. 학생들은 EBS를 관망하고 있으며, 그 동안에 해오던 과외공부와 학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비 감소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지금의 상황에서는 e-러닝이 오히려 학교 교육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학교의 수업이 "입시"라는 중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새벽을 깨우는 0교시 보충수업, 강제로 이루어지는 자율학습, 학습자의 능력을 무시한 상위 그룹 학생 중심의 보충수업, 고3 학생들의 수시와 정시 입시 후의 파행적인 수업 등 비정상적이고 비교육적인 상황에서 비틀거리고 있는데 입시를 더욱 부축이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윤='EBS 수능 강의'는 학교 수업의 내용과 교수 기법의 다양화를 확산시키는 데는 일정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의 수업의 질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데 EBS 강의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이다. 학교 교사의 자발적 노력과 수업연수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또 다른 수업 내실화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러닝을 통한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 당국과 학교, 선생님이 노력할 점들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손=정부는 e-러닝에 필요한 인적, 물적, 제도적 인프라를 정비하고 확충해야 한다. e-러닝을 효과적으로 도입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연수와 교사의 연찬 활동, 연구모임 등을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e-러닝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교원연수를 실시하며, 연수 후에도 교사의 수업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 자문, 후속 연수 등이 이루어지는 체제를 구축하고 지원할 필요하다. 또한, 학교 교육과 가정에서의 학습을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e-러닝 담당 교사제 운영, 교사와 학생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다양화 등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을 개선해야 한다. 동시에 교육과정,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 그리고 수능을 포함한 평가가 일관성 있도록 해야 한다. 상시적인 수업 지원 및 장학체제를 갖추어야 하고, 학습자의 특성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교수-학습 자료의 확보와 공유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우선 e-러닝의 구체적 도입과 실천에 필요한 준비 사항을 파악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내부 연수를 추진하고, 인프라를 정비하며,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무엇보다도 e-러닝을 새로운 수업 환경으로 수용하여야 한다. 새로운 수업 환경에서 보다 나은 교육을 하기 위한 연구와 연찬, 자료 분석과 준비, e-러닝의 특성과 활용 방법 구안 등에 노력해야 한다. 김=정부는 너무 일을 급하게 처리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1999년 교육정보화 기자재가 학교에 밀려들어 올 때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아 머쓱한 고민만 하던 교사들은 지금까지도파일 정리를 위해 불편한 마음으로 동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훈련이 안되어 있는데 시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교사들 중 일부는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쓰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 겨우 쓸만해지니 컴퓨터는 낡아졌고, 소프트웨어는 계속 업그레이드되면서 비대해져 운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만큼 투자했으면 얻고 싶은 것들이 많이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충분히 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교사 교육에 좀더 충실해졌으면 한다. 학교의 경우, 시설투자를 위해 노력하는 학교들이 점차 늘고 있고, 교사들의 학습 준비를 위해 여러모로 지원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학교는 교사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동아리 모임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교사가 혼자서 책과 씨름하여 무엇인가 알아내기에는 수시로 업그레이드되는 기자재들과 소프트웨어를 배우기 위한 시간과 재정이 너무도 부족하다. 여럿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도와준다면 훨씬 빠르게 교육정보화가 진행될 것이다. 언젠가 우리 교사들이 전혀 공부하지 않는 듯이 오도하여 몹시 분개했던 적이 있었다. 많은 시간을 자율적으로 연수를 개설하여 동료 교사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심지어는 무박3일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내며 자기 성찰에 노력했던 교사들은 한심하고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한편 사회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교육의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우리 교사들의 책임 또한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e-러닝은 사회가 요구하는 또 하나의 가치 있는 교육 방법이다. 정부와 기업은 e-러닝을 위한 시설과 재원은 댈 수 있으나 교육 내용은 교사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을 올바른 교육 방법으로 살을 붙이는 것은 교사의 노력으로만 가능함을 이해하고 부지런히 연구하여 가치 있는 교육으로 만들어가야 하겠다. ▲e-러닝의 활성화를 막는 장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손=e-러닝의 활성화를 막는 장벽으로는 단기적인 것과 장기적인 것으로 나누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단기적인 장벽으로는 우선 양질의 e-러닝 콘텐츠의 부족과 e-러닝을 효과적으로 도입, 활용하기 위해 요구되는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과 e-러닝의 물적 기반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을 활용한 교육적 활동에 필요한 정보소양의 불충분 등을 들 수 있다. 장기적 장벽으로는 e-러닝을 현행 교육체제에 통합하여 새로운 교육체제로 변화함에 있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법·제도 정비의 지체 현상과 교육구성원 개개인과 교육계의 정서와 문화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사회 변화와 함께 e-러닝의 도입과 확산은 교육구성원의 의식과 문화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변화는 항상 개개인에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요구하게 된다. 김=학생을 선발하는 내용이 변화되지 않으면 여전히 사회는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교육에 임할 것이다. e-러닝은 과거에는 없던 새로운 방식의 교육 방법인데 이것을 과거의 그릇 속에서 그대로 숙성을 시키려 한다면 도저히 불가능 할 것이다. 교사들의 교육 방법의 변화 속도도 사회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 인 것 같다. 교사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허덕이고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사는 학문을 이끌어 가는 첨병이 되어야 할 것인데 사회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교사들이 앞장서기에는 너무 힘이 들어 하는 것 같다.
교육방송(EBS)수능 강의가 개강 한 달째를 맞았다. 25일 현재 EBS 수능 전용 사이트의 회원 수는 70만 명을 넘었고, 동영상 강의를 내려 받은 누적 건수도 170만 여건을 기록했다. 얼핏본다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도 있다. 하지만 EBS 수능 강의 실시와는 별개로 학생들이 사교육으로 몰릴 거란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일방적인 설명과 문제풀이만으로 진행되는 EBS 강의의 특성상 학생들을 만족시킬만한 수준의 쌍방향 수업이나 1:1 맞춤 지도를 제공하기가 어렵고, 수준별 보충학습이나 특기적성 교육 등을 원하는 상당수의 학생들은 학교수업보다 학원수업을 더욱 선호하기 때문이다. EBS 수능 강의의 기본 정신은 수준 높은 학교수업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한 부분은 수능방송이 채워주자는데 있다. 결국, EBS 수능 강의의 성공 여부는 공교육의 질을 얼마만큼 높일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학교수업의 내실화 없이는 EBS 교재를 들고 학원가와 과외로 향하는 학생들의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며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이고 수준 높은 교수학습 방안을 구현하는 것만이 학생들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차별화된 교수학습 방법이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이고 공교육 활성화의 기반이 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일선 교사들 중 상당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나 각종 캠프 등을 열어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개발하기도 하고, 단계별 교과 지도, 학습 보조재의 효율적 사용, e-러닝 등을 통해서 수준 높고 차별화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H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학습교재나 교육자료의 작성을 손쉽게 도와주는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사용해 일반 참고서보다 더 나은 보충교재 및 시험 문제들을 작성했다. 또, 인터넷에 수학 커뮤니티도 개설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올려놓았다. 이 교사는 일반 참고서 대신 자신이 만든 보충교재를 더 선호하는 학생들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또 서울 C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스포츠댄스를 정규 수업에 도입하여 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댄스스포츠에 매력을 느낀 몇몇 학생들이 댄스스포츠 특기자로 대학에 진학하기도 했다"는 것이 이 교사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일선 교사들 역시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각종 공문 처리와 0교시 보충수업, 늦은 밤까지 계속되는 자율학습 감독으로 인해 교사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 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교사들의 교육 환경을 높일 수 있는 교육 당국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 경기 B고교의 한 교사는 "공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육 내용이 중요하며, 교육 내용은 교사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의 교사들이 힘든 교육 환경 속에 있기 때문에, 수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자기 희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소도시에 재학 중인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26일 발표했다. '고교 평준화 적용·비적용 지역 간 학업 성취도'를 비교 분석한 이 보고서는 2001년과 2002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3 및 고1 각 1만 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학업 성취도 평가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가 지난 2월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산하 교육개혁연구소가 발표한 논문 '고교평준화 정책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실증 분석'과는 달라 주목을 끈다. KDI는 비평준화 지역 학교가 평준화 지역 학교에 비해 학생들의 성적을 0.3 표준편차만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연구 역시 2001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국가 수준 교육 성취도 평가 연구'에서 72개 중소도시의 고교 1년생 1560명과 고교 2학년생 1464명을 대상으로 성적 차이를 분석한 것이었다. 물론 차이는 있다. KEDI는 01, 02년 2개년에 걸친 자료를 분석했고 KDI는 01년 자료만 분석했다. 평준화 효과에 대한 논란이 계속 거듭되는 것은 이렇듯 분석자료들의 통계수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두 연구가 내놓은 다른 결과를 비교 분석해본다. *비평준화 고교서 성적 10% 올라 KDI 보고서= 이 논문의 핵심을 요약하면 평준화 고교보다 비평준화 고교에서 공부하면 성적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이 결론을 내기 위해 연구자들은 중소 도시 고등학교 1학년과 2학년 성적 차이를 비교했다. 2001년의 경우 평준화 고등학교 학생들은 -0.263만큼 표준점수가 떨어졌는데 비평준화 학생들은 -0.072만큼 떨어졌다. 0.3표준편차는 고1 때 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이 고2 때는 상위 10%로 오르는 정도의 효과라는 것이 KDI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최석진 본부장은 말한다. 비교 대상이 된 1학년 학생과 2학년 학생이 서로 다른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KDI는 2001년 6월 말 같은 날짜에 시험을 본 1학년생과 2학년생 성적을 비교했다. 최 본부장은 "연구 목적에 맞게 조사하려면 1학년 고등학생들의 성적을 조사한 다음 이후 제2기에서 같은 집단의 성적 변화를 봐야 한다"며 "이 논문은 표집 학생들이 다를 뿐만 아니라 속한 학교조차 다르다"라고 말했다. 정구향 연구위원도 "평준화 지역에서도 고교에 따라, 비평준화 지역에서도 고교에 따라 성적향상도는 0.3 표준편차보다 훨씬 큰 차이가 나는데도 보고서는 이를 무시하고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을 비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DI 교육개혁연구소 이주호 소장은 "패널 데이터(개인 추적 정보)가 아니라는 제약이 있을 경우 다른 나라 학자들도 추적 조사 없이 그냥 비교한다. 무작위로 뽑은 자료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변수는 통제할 수 있다"고 반박, 서로의 주장이 엇갈렸다. *평준화지역 학생 영어 점수 5점 높아 KEDI 보고서= 2001년도 학업성취도 결과를 보면, 중소도시에 재학 중인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은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 사이에 별다른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비평준화 지역 학생의 상위권 점유율이 평준화 지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주목된다. 전체 집단 평균은 고교 1학년 학생의 경우 영어, 수학 등을 중심으로 모든 과목에서 평준화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중3 학생의 경우 사회, 과학, 수학 등 일부 과목은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적이 약간 좋거나 평준화 지역과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영어 과목의 경우는 평준화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보다 분명한 격차를 내며,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종혁 KEDI 학교제도연구실장은 "이번 연구 역시 KDI 연구와 마찬가지로 같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종단 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지만, 평준화가 하향 평준화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과 사교육 등 교육환경을 감안하면 평준화 지역의 학력이 높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발목잡는 장애물 vs 학력 영향 '미미' 평준화 정책에 대한 논란은 지난 30년 간 끊이지 않았지만 올해는 교육계와 경제계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듯하다. 최근 들어 경제학자들이 교육 문제에 목청을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재정경제부는 평준화 제도가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라고 지적해 왔다. 사교육비 문제와 해외 유학비 급증 문제 등을 교육 문제를 넘어 선 경제 문제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의 주장과 달리 교육계에서는 평준화 정책이 학력 수준에 영향을 주지 않거나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자료들이 대부분이다. 가톨릭대 성기선 교수와 중앙대 강태중 교수가 2001년 발표한 논문 '평준화 정책과 지적 수월성 교육의 관계에 관한 실증적 검토'도 그 한 예이다. 이 논문 역시 KDI 연구와 같이 학년 상승에 따른 성적 변화를 살펴보고 있지만, 동일한 학생의 기간별 변화 추세를 추적한 종단 연구라는 점에서 KDI의 연구보다 우월하다. 논문에 따르면, 평준화 지역 1학년 학업성취도는 232점이었는데 3학년이 되면서 273점으로 올랐으며, 같은 기간 비평준화 지역 고교생은 219점에서 250점이 되었다. 점수 변화 폭이 평준화 학교(+41점)가 비평준화 학교(+31)보다 높다. KDI 교육개혁연구소 이주호 소장은 "상충되는 연구 결과는 충분히 나올 수 있으며, 이 경우 연구자들이 보다 적절한 자료를 가지고 더 우수한 연구방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구자들 간의 합의는 형성될 것"이라며 "올바른 공론(公論)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정부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성적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3월1일 KDI가 KEDI와 함께 수능 성적을 토대로 평준화,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성적을 실증 분석하겠다고 밝힌 경제계와 교육계의 상호 소통 노력은 현재까지 합의된 진행사항이 없는 상태다. 여기에 교육부가 정확한 근거자료 확보를 위해 10월 실시하려 했던 고1 학업성취도 평가마저 무산된 만큼, '평준화 효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4월 21일은 제37회 '과학의 날'이었고, 또한 4월은 '과학의 달'이었다.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생활의 과학화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1968년에 '과학의 날'을 정하였고 각종 기념 행사를 실시하여 왔다. 해마다 이 날을 기념하는 것은 온 국민이 과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과학 하는 자세와 의욕을 새롭게 하여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범국민적인 노력을 다짐하자는 데 참뜻이 있다. 이에 과학기술부, 한국과학문화재단, 시도교육청, 과학교육 관련 기관·단체, 각급 학교 등에서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우리 철원고등학교에서도 '과학의 날'을 기념해 '과학의 달' 행사로 과학OX퀴즈대회, 스턴트달걀던지기대회, 발명발상창의대회, 자연환경탐색대회, 영화에서 과학 찾기, 천체관측 등 다양한 행사를 운영했다. '과학의 날'을 기념하여 기관·단체 등에서 운영된 '과학의 달' 행사가 과학에 대한 이해, 과학교육에 대한 중요성 인식, 과학문화의 저변 확대 등에 긍정적으로 기여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한 달 동안에 집중되어 운영되는 과학 행사가 과학·과학교육·과학문화에 대한 이해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며, 1년 동안 주기적으로 운영되어지는 고정적인 과학 행사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진다. 그러나 요즘 공중파 방송 TV 3사에서 과학 관련(?) 오락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여러 일간지에서 과학 관련 기사를 예전에 비해 많이 다루고 있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며 긍정적인 현상이다. 이에 우리 철원고등학교에서도 과학신문(NIS; News In Science)을 1주일 간격으로 발행하여 학생들의 과학·과학학습·과학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4개 과학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심화된 과학도들을 양성하고 있다. 또한 2학기 학교축제(대평원제) 때에도 과학 관련 행사를 개최하여, 1년 동안에 '과학의 달 행사(1학기)'와 '대평원제 과학 한마당(2학기)'이라는 두 개의 행사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려고 한다. 학생들과 함께 유익하고 즐거웠던 4월의 '과학의 달'을 보내면서, 또 4월의 17대 총선에서 32명의 범(汎) 과학기술계 출신 인사들이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현재 학교현장에서 우리들이 안고 있는 대학입시제도에서의 몇 가지 과학교육 관련 우려를 제시해 본다. 첫째, '2+1' 문제이다. 올해(2005학년도) 자연공학계열 대입에서 서울대 등 이른바 상위권 대학은 '3(언어/수리/외국어)+1(과학탐구)' 전형방법을 도입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중위권 대학과 지방대에서는 '2(수리/외국어)+1(과학탐구)'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그에 따라 지방대 진학이 많은 지방의 수험생들은 언어를 아예 방치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러므로 국어·영어·수학 등 기초과목에 대한 수능과 사회·과학·직업 탐구 등 선택과목에 대한 수능으로 평가를 이원화해 기초학력도 키우고, 학생들의 적성 및 전공 분야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과학과목선택' 문제다. 과학탐구 영역에서 물리I·II, 화학I·II, 생물I·II, 지학I·II의 8개 과목 중에서 최대 4개 과목까지 선택할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한 과목만 선택하여도 된다는 것이다. 현 사회는 자동차, 컴퓨터 등 과학기술 산물로 이루어져 있다. 또 야구나 축구 등에도 과학적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기초과학 과목은 학창 시절에 공부해 두지 않으면 평생 모르고 살아야 할 지식이다. 그러므로 물리I, 화학I, 생물I, 지학I 4과목을 필수로 하고 물리II, 화학II, 생물II, 지학II 과목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수능방송' 문제다. 교육방송의 시청이 고액의 사교육에서 소외되었던 계층들에게 어느 정도 위안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이 TV와 모니터 앞에 앉아있으면서 획일화된 일체식 교육방송을 시청하고, 과학교사들이 수능방송 과학 강의를 보충해주는 것이 참된 과학교육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므로 문제풀이 위주의 수능방송이 아닌 진정한 과학탐구 사례 중심의 수능방송 강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4월, 과학의 달을 보내면서 대학입시제도에서의 몇 가지 과학교육 관련 우려를 제시해 보았다. 이상의 우려에 대한 가장 빠르고 정확한 해결책은 과학교육 관계자[정치가(과학기술 출신)/학자(과학교육 관련 학회)/정책입안자(교육인적자원부)/교사(학교현장) 등]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감히 제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