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수기 동상] 동심을 노래하다, 희망을 노래하다
"선생님, 동시 낭송대회에 가서 저는 대상은 안 탈거예요. 왜냐하면 대상을 타게 되면 내년에는 못 나가잖아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우리 혁준이. 동시 낭송대회요강을 살피면서 꿈도 야무지게 대상을 탈까봐 걱정했다. "선생님 저는 동시가 시시한 건 줄 알았는데 소리내어 노래 부르듯이 친해지다 보니 마음의 문을 열어주어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아요." 교직 생활 30년 만에 처음, 3학년 과학 교담을 하면서 만난 혁준이는 호기심이 많고 지적 수준은 높으나 친구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고 타인에게는 무감각, 무관심으로 소통이 안 되는, 자폐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이었다. 교담 전담교사는 학부모와의 관계나 생활지도에 대한 심적 부담이 적어 아주 자그마한 것이라도 혁준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여유가 생겼다. 해리 왕은 ‘좋은 교사 되기’에서 교사는 4단계(환상→생존→ 숙련→영향)를 거쳐 성장한다고 했다. 그런데 ‘담임교사로서 나’를 돌아보니 교실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위한 ‘생존’과 ‘숙련’ 단계에만 머물러 있었던 자화상이 떠올라 많이 부끄러웠다. 성찰의 시간을 통해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가진 장점이
- 방현미 광주 유안초 교사
- 2021-11-08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