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초등학교는 교무부장을 할 선생님이 없어 2월 초까지 보직교사 인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신입생 배정 업무와 새 학기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에 가장 오래 있었던 선생님을 겨우 설득하였지만 학사 업무를 해본 적이 없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B중학교에는 작년에 20건이 넘는 학교폭력 사안이 있었다. 학생부장 보직을 아무도 원치 않고 있어 순번제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교직원회의에서 합의되지 않았고 새로 오는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였지만 잦은 민원 등으로 인한 부담감에 거절했다. 결국 전년도 학교폭력업무를 담당했던 기간제 선생님이 학생부장 업무를 맡으면서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게 되었다. C고등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인데 최근 입시 결과가 좋지 않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시를 총괄하는 3학년 부장은 누구나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 전입을 오는 선생님 중 한 분이 다행히 3학년 부장을 수락했다. 하지만 3학년 학생들을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학생들의 진로진학 방향을 자세히 몰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위의 사례들은 특정한 학교의 모습이 아니다. 학교에 근무하…
2022-02-03 10:30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일주일에 하루는 학교 밖에서 수업하는 ‘지요일’을 도입하고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을 담은 교육공약을 발표했다.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교육 자원으로 활용하고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대입체제 개편 포석이 깔려있다. 상대 후보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학제개편을 핵심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또 학종을 통해 특혜 입학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시 부정을 철저히 근절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학제로는 안된다는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했다. 아울러 제2의 조국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반면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는 정시 비중 확대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AI, SW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는 입장을 같이했다. 이 후보 측은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정시 40% 선을 유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특히 정시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대학들에 대해서는 이를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 측도 정시 확대에 적극적이다. 현재 수시와 정시 비율이 78대 22 정도여서 이를 균형 있게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교육은…
2022-02-03 10:302022년 새해는 우리나라와 교육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한다. 새해 초 누구나 새 희망 속에 새 변화를 확인하기 마련이다. 특히 수시로 변화하는 교육제도와 환경 속에 지내는 선생님들은 교육 정보에 민감하다. 정보는 공유할 때와 신속할 때 의미가 있다. 자기만 아는 정보는 속한 학교나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뒤늦게 소식을 알아서 낭패를 보기 때문이다. 교원은 법령에 명시된 11개 의무조항을 지켜야 하고, 여타 직종에 비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다. 교권 업무에 오래 근무하다 보니 부주의나 실수로 회복하기 어려운 징계나 형사처벌을 받는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학기 중에는 방역과 수업 등 쏟아지는 업무로 수많은 공문의 내용이나 법령 등 제도 변경에 대해 둔감하거나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교총에 접수된 각종 교권 사건이나 징계 사안의 상당수가 몰라서 또는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새해에는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선생님들이 이런 황망한 사건의 당사자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2022년도 바뀌는 교권·정책 제도’ 꼼꼼하게 체크해 주세요. 첫째, 올해부터 음주운전이라는 말은 교직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올해 1월 1일부터…
2022-02-03 10:30나는 중·고등학교 6년을 추풍령 바람과 함께 시오리(6㎞) 들판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아침 등교는 추풍령 바람을 등에 지고, 저녁 하교는 추풍령 바람을 가슴으로 안고 다녔다. 겨울이면 추풍령 내리닫는 북서풍 바람에 등을 떠밀리며 허둥허둥 학교에 갔다. 행보 전체가 불안정하고 공연히 마음만 다급했다. 꼭꼭 눌러 쓴 교모도 사정없이 날아갔다. 하교하는 길은 바람이 숨을 막았다. 체급 낮은 내가 거구의 추풍령 바람과 밀어내기 한판을 겨루며 간다. 아주 육중하고 뻑뻑한 철문을 온몸으로 밀어제치며, 한 걸음 한 걸음 찍듯이 나아가야 한다. 자전거도 무용지물, 내려서 붙잡고 걸어갔었다. 심한 눈보라 속을 가는 자세로, 상반신을 30도 정도 웅크리고, 다시 고개를 숙여 걸었다. 더구나 이 길은 약간의 경사까지 있어서 집으로의 귀환은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었다. 이렇게 추풍령 바람이 있어 내 다리에는 근육이 다져졌으리라. 뒷날 인생 풍파를 헤쳐나가는 정신의 근육 또한 다져주었으리라. 바람의 은혜라 해야 할 것이다. 바람의 기억은 인생 굽이굽이마다 있었다. 젊은 시절, 설악산에서 길을 놓쳤다. 대청에 오른 다음에 하산 길로 인적 드문 화채봉 코스를 모험적으…
2022-02-03 10:30Ⅰ. 들어가는 말 최근 정치권과 재정 당국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울러, 2단계 재정분권 추진에 따라 교부금 재원인 내국세(부가가치세)의 일부가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지방세로 이양(현행 21% → ’22년 23.7%, ’23년 25.3%)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국세 일정비율(20.79%)로 연동되는 교부금이 감소하게 되어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을 통한 교부율 조정(현행 20.79% → ’22년 20.94%)이 필요하다. 그러나 2022년도 정부예산안을 보면 지방소비세율 인상분은 반영하고 교부금 감소분 보전금은 반영되어 있지 않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감소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그렇다면 ‘과연 지방교육재정 현실은 어떠한가?’ ‘학생수가 감소되니 충분하다’와 ‘충분하지 않아 재정의 안정성을 견고히 해야 한다’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차는 극명하게 대립된다. 전자의 경우는 ‘학생수 감소’에 그 방점을 두어 지방교육재정 규모를 적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교육재정안정화기금 적립 규모와 재난지원금, 현금성 복지예산 편성 등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후자의 경우는 ‘…
2022-01-05 10:30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범띠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998년생부터 1974년생까지 모두 5명의 초중등 교사다. 새교육이 신년특집으로 기획한 좌담회에서 이들은 정부가 제발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학교 현장에 맞는 교육정책을 펼쳐 주기를 희망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교육 본연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교원성과급과 교원평가를 폐지하고 보직수당을 인상하는 한편 교권보호에 한층 힘을 실어주는 그런 새해가 되길 희망했다. 이들은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 VR 등 에듀테크를 교육에 활용, 학생들의 창의성과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인성교육과 기본으로 돌아가는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좌담회 참석자는(가나다순) 노윤란(인천 초은초·1974년생) 문솜(서울 동원중·1986년생) 서수민(서울 서원초·1998년생), 양진원(제주 대흘초·1986년생), 이영준(경기 안성창조고·1986년생) 등이다.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먼저 2021년 잠깐 짚어보고 가겠습니다. 코로나19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
2022-01-05 10:30“수능은 공정하지도, 교육적이지도 않아요. 정답과 오답만 가르는 찍기 시험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교육을 모두 지배하는데 무슨 창의적 인재를 기르겠어요.” 교육부장관을 지낸 김도연 울산대 이사장은 수능의 가장 큰 폐단으로 학생들에게 정답과 오답만 있는 세상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알고 있고 알아야 할 모든 지식에 맞고 틀리는 것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게 만든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중간이라는 게 얼마나 많아요. 검은 것과 흰 것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회색지대가 훨씬 많잖아요. 그런데 수능은 회색의 가치관을 부정하는 교육을 하고 있어요.” 김 이사장은 이 같은 수능 교육이 우리 사회에 흑백논리를 강화시키고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대립적 문화를 고착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능은 이미 한계를 넘긴 지 오래”라고 전제하고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개선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고 당장 폐지하기보다 10년, 20년 장기적 안목으로 서술형 문항을 추가하는 등 발전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우리 사회 석학으로 존경받고 있는 김 이사…
2022-01-05 10:30미국 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The bucks stop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쓴 패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국사를 본 것으로 유명하다. 리더의 정책 판단과 책무성을 강조하는 이 말은 지금도 널리 인용되고 있다. 리더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다. 리더가 방향을 잘못 잡으면 국가 경쟁력은 ‘치명적인 퇴보’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인재양성의 원천인 교육 분야는 더더욱 그렇다. 지금은 인재 전쟁 시대다. 인재가 기업을 먹여 살리고 과학을 살찌우고 국가 경쟁력을 키운다. 리더의 교육 철학은 그래서 중요하다. 리더가 어떤 교육 마인드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인재 양성의 방향이 달라진다. 청와대 책상 위에 “The education stops here”라는 글귀를 써놓는 교육 대통령이 절실한 까닭이다. 대선 후보들의 ‘교육 애정’ 읽을 수 없어 하지만 이번 대선 후보들은 교육에 대한 걱정도, 교육에 대한 애정도, 교육에 대한 철학도 남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정책 대결보다는 도덕성·정파성·지역성에 발목을 잡혀 교육 분야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안한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지식과 연구와 과학이…
2022-01-05 10:30잊을만 하면 터지는 수능 출제 오류 논란 2022학년도 수능은 역대급 수능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기초학력이 무너진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용암수능’으로 불린다. 국어와 수학교과의 선택교과별 점수 산정으로 입시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여기에 법원의 출제 오류 결정으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모두 정답처리된 성적표까지. 한마디로 수능이라는 시험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점을 보여준 수능이었다. 수능 문항 오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수능의 세계지리 8번 문항은 법원에서 ‘정답 없음’으로 판정이 내려졌다. 매년 수능이 끝나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수능 문항 오류에 대한 글이 수없이 올라온다. 복수정답 인정 사례 또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능 문항 오류에 대한 논란은 시대가 변하면서 필수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이의제기 역시 과거와는 다르게 쉽게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기존의 지식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지식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5지 선다형에서 정답을 고르는 시험 자체가 이런 시비를 상당히 내포하고 있다. 이런 논란은 수많은 수능에서의 변화를 통해서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2022-01-05 10:30I. 서론 한 교직단체의 ‘교육이 가능한 학교 만들기 교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의 41.0%는 최근 2년간 학생의 폭언 또는 폭행을 경험했다. 교육 활동의 어려움으로 휴직(또는 병가)을 했거나 고민해 본 교사도 전체의 29.0%에 달했다. 일본은 훨씬 더 심각하다. 2017년, 일본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8,022건의 교사 폭행이 발생했으며, 학생 399명이 검거되었다(이동준, 2017). 이러한 수모 탓에 교사들의 발령 3년 내 이직률은 무려 45%에 이르고,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휴직하는 교사의 비율은 25년 전보다 5배나 증가했다(황보연, 2017). 유럽도 비슷하다. 핀란드 교원노조에 따르면 2019년 교사 10명 중 1명은 교육기관에서 폭행을 당했다. 많은 교사들은 폭력적인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 방어 훈련을 시작했다고 한다(임미나, 2020). 영국 교사 중 절반 가량도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거나 심지어 신체적 폭력까지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Furedi, 2009. Verhaeghe, 2020 재인용). 이러한 문제는 교사가 가진 전통적·수직적 권위는 사라지고, 새로운 권위 체제는 만들어지지 않은 권위 부…
2022-01-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