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학기에 사범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좌를 진행했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대전환, 인공지능 시대와 맞물려 학생들에게 필수로 가르쳐야 할 분야다. 얼마 전 개정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대학생들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세대이다. 교육과정이 시대의 변화상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교사가 될 학생들에게 초·중·고 시절에 배우지 못한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 형국이다. 예비교사들은 교육대학교나 사범대학에서 새로운 교육내용과 방법을 배우지만, 실제 자신의 교수역량으로 발현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강좌를 통해 교수자인 나는 물론 학생들도 디지털 리터러시를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챗GPT를 여러 측면에서 활용하는 교육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필자는 교사 시절 교육대학교에서 배웠던 교수·학습모형을 교실 환경에서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매년 다른 학년을 가르쳐야 하고, 같은 학년을 연임하더라도 학생들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기 어렵다. 학생들의 성향·수준·반응 등이 달라서 기존의 방식이 통하
2023-08-07 10:30사람들이 꿈꾸는 행복한 학교란 어떤 모습일까. 누구의 관점이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의견이 반영되는 학교’, ‘교육적으로 중요한 일을 선별하고 집중하여 교사와 학부모의 피로도가 적고 질 높은 교육을 하는 학교’도 그 안에 있을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서울장평초등학교가 바로 그런 학교이다. 학부모의 참여로 생기 넘치는 학교 활성화된 학부모회는 서울장평초등학교의 자부심이다. 어느 학교나 학부모회는 있지만 이렇게 교육활동에 자발적으로, 다양하게 참여하는 학부모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장평초의 학부모회는 학부모회 학교참여 공모사업에도 참여하고, 생태전환 역량강화를 위한 학부모 생태동아리 ‘생동감’, 학부모의 독서지도 역량강화를 위한 독서동아리 ‘장독맘’을 운영하여 월 1회 이상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학년별 학부모회·녹색학부모회 등의 대표들이 모여 한 학기에 두 번 진행하는 학부모 간담회는 학부모회의 건의사항이나 제안을 교장·교사와 논의하는 장이 되어 학부모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스무 명이 넘는 학부모 대표는 학년별·조직별로 학부모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간담회에 참여한다. 의제와…
2023-08-07 10:30풍경화구성법을 연재하면서 처음 소개했던 그림으로 돌아가 보자. 첩첩산중의 깊은 산과 잡초가 무성한 밭, 돌덩이에 가로막힌 길, 강물에 떠내려오는 사람 등이 현재 이 아이가 얼마나 무기력한 상태에 있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왜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그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집·나무·사람’ 그림이다. 나무는 무의식적인 나 자신을, 사람은 의식적인 나를, 집은 나를 둘러싼 환경(가족·타인·세상)과의 소통방식(대인관계)을 상징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심리상태, 즉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서, 어떤 삶을 살았고, 타인(세상)과 어떻게 소통하고 있으며, 그 결과 현재 어떤 심리상태에 놓여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번 호에서는 풍경화구성법의 구성요소이자 그림검사의 기본인 HTP 검사1 요소인 ‘집·나무·사람’을 살펴본다. 더불어 사례분석을 통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요소’를 찾아내는 방법도 소개한다. 상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현재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세상과 어떻게 소통하면서 미래를 바꿔나갈지에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미 ● 집 집은 ‘쉼’을
2023-08-07 10:30제67회 현장연구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은 김경민 부산 학진초등학교 교사가 차지했다. 올해 교직 18년 차인 김 교사의 연구 주제는 ‘체인지메이커 MODE-On 프로그램을 통한 국어과 교과역량 기르기(국어분과)’이다. 코로나19로 단절된 아이들의 소통과 공감능력 회복을 도와주는 프로젝트 수업을 구상한 것이 계기였다. 김 교사 연구의 키워드는 ‘체인지메이커’. 체인지메이커는 주변의 문제에 공감하고 직접 행동해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따라서 체인지메이커 MODE-on은 학습자가 주도성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공감, 협력적 리더십, 팀워크, 문제해결능력’(체인지메이커의 기본 자질)을 의미한다. 수업시간과 삶에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학습요소로 M은 미디어리터러시 학습, O는 구조화학습, D는 토의·토론학습, E는 교육연극학습이며, on은 블렌디드러닝을 각각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22년 1월부터 올 1월까지 꼬박 1년간 부산 명일초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생생한 현장의 기록이다. 부산에서 새교육과 만난 김 교사는 연구 주제와 관련, 가장 먼저 공감을 강조했다. 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공감이 있어야 변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
2023-08-07 10:30J는 68학번 내 대학 동기생이다. 그의 오래된 ‘짐보따리 이야기’는 한참 우스워서 듣다 보면, 무언가 아리고 슬픈 것이 눈물을 불러온다. 나는 J의 ‘짐 보따리 이야기’를 세 번 들었는데, 들을 때마다 재미와 감동이 조금씩 다르게 묻어났다. '무엇보다도 1968년 그즈음의 시대적 애환과 풍물, 인심과 정서가 얼마나 여실한지, 그 시절 짐과 삶의 상관이 잘 들여다보인다. J의 ‘짐 이야기’에는 궁색하고 고단한 그 무렵 시골 출신 대학생들의 생활 풍경들이 정직하게 비쳐 들어서, 쉽게 느낄 수 없는 ‘시절의 정서’가 애틋하게 스며 있다. J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박 교수, 자네 알지. 내 고향 집이 저 먼 남쪽 해남(海南)에 있다는 거. 해남에서도 끝자락 완도로 넘어가는 동네, 북평면이야. 지금도 벽지이지만 1968년 우리가 대학 1학년 때 얼마나 궁벽한 곳이었는지. 그해 겨울방학 끝나고, 시골집에서 서울로 와야 하는데, 어머니가 무언가를 이것저것 챙겨서 짐 보따리에 싸 주시는 거야. 서울 변두리에서 자취하는 아들을 챙겨 주시는 가난한 어머니의 마음은, 줄 게 없어 허전하면서도, 없으면 없는 대로 온갖 걸 다 찾아서 챙겨 주시는 거 있지? 박 교수, 옛날…
2023-08-07 10:30뉴진스의 하입보이 작년 최고의 인기곡 중 하나는 가수 뉴진스(NewJeans)의 ‘Hype Boy’일 것이다. 교실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교실에서 질문만 하면 ‘뉴진스의 하입보이요’ 대답과 함께 그 춤(?)을 추는가 하면, 졸업식 날에는 Hype boy로 춤을 추며 입장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좋아하는 가수들의 음악에 빠져있는 동안 나도 뉴진스 제작자 민희진 대표에게 푹 빠져있었다. 민 대표의 인터뷰를 3번이나 정독했는데 ‘인간으로서의 나’와 ‘교사로서의 나’에게도 자극이 되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개인적으로 영감을 많이 얻은 인터뷰 부분을 소개한다. “나는 공식을 깨고 싶은 사람이다. …(중략)… 시장에 다양한 생각이 출몰하길 바란다. 아이돌에게 관심이 없던 아트디렉터 출신이 만든 일이다. 여기 시사점이 있다.” “궁극적으로 내가 뭘 하려고 하는지, 뭘 말하고 싶은지, 그래서 이 일이 우리에게 왜 중요한지에 대해 공들여 설명한다. …(중략)… 불어 넣고 끌어내고, 그리고 그것들을 의도대로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방향키를 운전하는 것이 나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이다.” 출처: http://m.cine21.com/news/view/?mag_i
2023-07-05 10:30풍경화구성법에서 강·산이 무의식의 세계라면, 밭(논)·길은 의식의 세계이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강·산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밭(논)·길은 필요하다면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일궈내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풍경화구성법의 열 가지 항목(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에서 강·산·밭(논)·길이 자리 잡게 되면 풍경화는 거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나머지 요소들은 사이사이에서 ‘관계’를 맺으며 위치한다. 모든 심리검사가 그렇듯 풍경화구성법 역시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징하는 그림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현재의 경험·환경·나이·성격 등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보다 빨리 찾아내서 연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번 호에서는 의식의 영역인 밭(논)·길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꽃·동물·돌의 상징적 의미도 함께 설명한다. 집·나무·사람은 다음 호에서 HTP 검사와 함께 마지막으로 다룰 예정이다.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
2023-07-05 10:30도서관보다는 놀이터가 익숙하고, 독서보다는 공놀이를 더 좋아하던 학생이었지만, 사서교사가 된 후로는 여가시간에 독서를 한다. 외출할 때 가방에 책 1권, 혹시 모르니 1권 더 챙긴다. 여행 갈 때는 여행지에서 읽고 싶은 책을 캐리어에 넣는다. 취미란에 한 번도 독서를 적어본 적 없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책과 함께하는 삶을 산다. “선생님 책 추천해 주세요”라는 말에 자신 있게 책을 골라주는 나를 보며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뛰어놀던 아이에서 책을 읽는 사서교사가 되었다.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되었고 학생들에게도 경험시켜주고 싶다. ‘사서교사는 어떤 수업을 하면 좋은가?’ “사서교사는 무슨 일해요?”, “수업도 하나요?” 사서교사가 되고 꽤 많이 받은 질문이다. 아직 사람들에게 사서교사라는 직업은 생소하다. 참고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업도 한다니. 어떤 수업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건 사서교사인 나에게 늘 숙제 같은 일이다. 교과서와 정해진 시수가 없는 어려움은 있으나 어떤 주제로든 독서수업을 계획할 수 있다. 나의 독서수업 운영 큰 주제는 ‘도서관과 친해지기’이다. 세부주제는 수업시수나 학년별로 달라지겠지만, 도서관과 책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고
2023-07-05 10:30음악선택 과목 속 이상하고 특이한 과목 1학년 입학 직전, 본교 신입생들은 약간의 고민에 빠진다. 자유학기? 자유학기라는 말도 생소한데 이것저것 수업을 선택하라고 한다. 그것도 영역별로. 게다가 음악은 노래하고 악기 연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학생들은 “음악인데 왜 산업 어쩌고 하는 수업을 해요?”라며 “선생님! 이거 기술 아니에요?”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그러면 왜 음악교사가 에듀테크에 문을 두드렸을까? 음악은 고대 인류에서부터 역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어 왔기에 방대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 배워야 할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 특히 본교와 같은 남학생들의 경우 일상에서 즐기는 음악의 95% 이상은 만들어진 지 채 30년이 되지 않은 음악, 곧 대중음악·전자음악이다. 여기서 이제 교육철학적 갈등이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클래식음악)를 먼저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이들이 살고 있는 근간 세계의 산물(대중음악·전자음악)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줄 것인가. 나는 후자를 택했다. 그렇게 탄생한 ‘음악으로 만나는 4차 산업혁명’ 4년 전쯤에도 같은 고민으로 ‘대중음악여
2023-07-05 10:30나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한 장의 그림을 잊지 못한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딱 보기에도 첩첩산중인 험난하고 깊은 산과 큰 나무로 둘러싸여진 고립된 집. 집에서 시작된 길은 다리로 이어지지만, 돌더미에 가로막혀 있다. 단절된 길 때문에 가지 못한 밭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강물에는 사람이 떠내려가고 있다. 잘 그린 풍경화 속에는 현실이 어떻게 아이의 꿈을 빼앗아 갔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는지, 내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자포자기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한 장의 그림에 담긴 심리적 정보, 풍경화구성법 풍경화구성법은 종이에 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이라는 열 가지 항목으로 풍경화를 완성하는 미술치료기법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자신의 내면세계가 도화지에 펼쳐지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내면세계는 더욱 구체화된다. 풍경화구성법의 최대 장점은 이야깃거리를 풍부하게 던져준다는 것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데로 그린 그림에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 질문에 답하는 상호작용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심리적 정보를 하나둘 꺼내놓는다. 풍경화구성법은 이전에 소개했던 심리검사보다 실시방법이 조금 복잡하지만, 어렵지는 않다. 물론 전문적인 해석까지는
2023-06-08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