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들이 초록세상을 만들면 자연 생태계가 모두 학습장이다. 이때쯤이면 들길이나 물길을 거닐며 버들피리(호디기)도 불어볼 수 있다. 낭만을 누리며 콧노래를 부르게 하는 아름다운 자연이 고맙다. 청주에서 가장 큰 저수지가 명암지다. 물위에 떠있는 오리 떼, 보트 위에서 즐거워하는 연인들, 물가에 우뚝 서있는 명암타워가 저수지의 풍경을 늘 한가롭게 만든다. 외곽지역이었던 이곳이 앞에 들어선 아파트의 그림자가 닿을 만큼 시내와 가까워졌다. 명암지부터 국립청주박물관, 우암어린이회관, 청주동물원으로 이어지는 명암로는 어린이들과 나들이 나온 차량들로 붐빈다. 그런데 청주 주변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옛길 상봉재가 명암지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은 아는 사람이 적다. 상봉재는 청주에서 상당산성, 낭성, 미원, 보은지역을 연결하던 중요한 고갯길이다. 선인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옛길을 걸어보기에 좋은 계절이다. 주차장에서 바라보면 명암타워 뒤편으로 상봉재와 풍주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명암타워 앞 동부우회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명암지와 연결된 지하도로 나오면 풍주사 입구다. 사찰의 시멘트 길과 연결된 오른쪽 산길이 상봉재 초입인데 이곳에서 보는 명암지의 풍경이 아름답다. 대관령
2009-04-28 08:13내가 광교산을 찾는 이유는?삼림욕하며건강관리,대화를 통한 친목도모, 자연의 변화 느끼기, 복잡한 생각 정리하기, 인격 수양등. 어제 두 쌍의 부부가 광교산을 찾았다. 비가 오고 나서인지 산의 나무들이 윤기가 흐른다. 이른 봄 연초록이 한창이다. 눈이 즐겁다. 산의 초록은나무에 따라 그 농도가다 다르다.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연초록 세상에서 온갖 번뇌와 시름이 다 사라지고 만다. 오늘 산행의 목적은산철쭉 구경이다. 꽃나들이인 것이다. 해마다 이 맘 때면 광교산 철쭉을 보아야만 한다. 참 이상한 병이다. 그래야 후회가 없다. 그 시기를 놓치면 1년이 그냥 지나가기 때문이다. 등산로 초입에서는 병꽃나무의 노랑꽃이 우릴 반겨 준다. 재작년 멧돼지가 껍질을 벗겼던 나무는 생명을 다하고 말았다.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산을 오르니 땀은 쏙 들어간다.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해준다.보라색의 현호색은 이미 지고 말았다. 조금 더 올라가니 족도리풀 군락이 보인다. 얼핏보면 고구마잎 같은데 족도리풀이다. 무릎을 꿇고 엎드려야만 꽃이 보인다.두 줄기 사이에 키 작은 꽃이 낙엽속에 숨어 있다. 낙엽을 조심스럽게 헤쳐야만 보인다. 사진을 촬영하고다시 낙엽으로 조심스레 덮어 놓는다. 족도
2009-04-28 08:12'Kenny G를 꿈꾸는 사람들'이 음악실에 모여 색소폰 연주에 한창이다. 땅거미가 소리 없이 침범하는 저녁. 영산홍이 화려하게 수놓은 교정을 배경 삼아 색소폰을 배우는 사람들이 있다. 무대에 올라 금빛 영롱한 악기를 가슴에 품고 '윌리엄 텔 서곡'이나 '운명' 같은 곡들을 신들린 듯 연주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고되고 힘든 연습도 마다하지 않는다. 'Kenny G를 꿈꾸는 사람들'은 우리 서령고 최용재 선생님께서 평생교육차원에서 마련한 색소폰 동호회이다. 매주 수요일마다 일과가 끝나는 저녁 6시에 모여 색소폰을 배우고 있다. 단원은 모두 열 한 명. "색소폰의 매력은 입을 사용하고 사람 몸에 가장 밀착시켜 연주하기 때문에 감정의 표현이 쉽고, 또 그만큼 사람의 목소리에 가깝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또한 클래식이든, 재즈든, 가요든 어떤 장르에도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특징을 갖고 있죠." 색소폰의 매력과 장점을 설명하는 최용재 선생님의 모습에서 '정말 스스로의 체온과감정을 실어보내려면 색소폰 만한 악기가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재를 마치고 음악실을 나오니 이미 어둠은 짙게 깔려 있었고 어디선가 전율이 일 듯한 'Kenny G'의 Loving you 색
2009-04-23 23:20다락방을 기억하는가? 아련한 기억 속으로 서서히 자취를 감춰가는 다락방. 어린 시절의 꿈과 놀이의 공간이었던 다락방. 아파트와 같은 주택에서 다락방을 보기가 어렵지만 예전에 다락방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장소였다. 다락방은 은밀함이 있는 공간이다. 생각의 장소이고 창조의 장소이다. 온갖 잡동사니와 함께 뒹굴어도 그저 편안한 공간이다. 또한 엄마 아빠한테 야단을 맞은 뒤 숨을 수 있는 은신처이며 피난처이기도 하다. 그래서 다락방을 경험한 세대에게 다락방은 추억의 공간이고 그리움의 공간이다. 오랜만에 그 다락방에 대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글을 읽었다. 조남혁의 할머니의 다락방(달과 소)이다. 이 책은 단순한 다락방의 추억이 아니라 다락방과 같은 그리움이 묻어 있는 할머니의 이야기보따리를 글쓴이의 삶과 현대인의 모습을 버무려 놓은 글모음이다. 예전엔 할머니가 있었다. 힐머니는 손자 손녀들을 무릎 위에 앉혀 놓고 옛날이야기를 구수한 입말로 전해주었다. 이야기뿐만 아니다. 때론 엄한 스승이 되기도 하고 다정한 친구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자애로운 손길로 한없이 손자 손녀들을 감싸주고 안아주었다. 할머니의 다락방에선 그런 할머니의 모습들이 시렁 위에 놓여 있는
2009-04-22 09:20산야에 봄꽃들이 길손들의 눈을 끈다. 텃밭 귀퉁이 심어 놓은 수선화도 화사하게 꽃을 피웠고, 산의 진달래도 연붉은 꽃잎을 물고 나왔다. 일찍 핀 목련은 어느새 툭툭 생명을 내리고 있다. 그렇게 꽃은 두근거림으로 생명을 몰고 왔다 두려움으로 생명을 거두어가기도 한다. 시인에게 첫 시집은 두려움이고 두근거림이다. 그동안 가슴속에 간직해둔 비밀을 낯선 이들에게 드러내놓는 것은 두려움과 떨림의 교차로와 같다. 중년의 나이에 첫시집 를 김길애 시인도 그 떨림과 두려움이 있었나 보다. 말머리에 누군가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두렵고 어색한 날들이었지만 이제 누구의 눈이라도 마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뻘바깥으로 밀려나온 바지락이 해를 물고 있다 가슴이 훈훈해지길 기다리고 있다. - ‘무의도’ 모두 군더더기가 없는 세 줄짜리 짧은 시이지만 많은 함축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바지락은 스스로 나온 게 아니다. 외부적인 힘에 의해 밀려나와서 해를 바라보고 있다. 팍팍한 가슴 훈훈해지길 기다리면서 말이다. 개펄은 바지락의 생명의 터전이다. 그런데 매립과 개발과 오염으로 개펄은 죽어가고 있다. 개펄의…
2009-04-20 11:01오늘은운동삼아 아침 일찍 고사리 채취에 나섰습니다. 산에 도착해보니 며칠 전봄비가 내린 뒤끝이라 흙은 파실파실 부드러웠고, 산골짝은 향기로운 풀 냄새로 가득했습니다. 활짝 핀 들꽃마다 벌이 날아와 꽃술을 훔치고 녹음이 가득한 산야는 안전에 아스라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 손목처럼 살이 포동포동하게 찐 여린 고사리를 똑똑 소리나게 꺾으며 모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이처럼 어디를 가나 봄꽃향기로 가득하고, 어디를 둘러보나 감동 아닌 곳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계절에잠시 바같 바람을 쐬어보는 것도 정신건강에 무척 좋답니다. 한교닷컴 독자여러분 중에 아직도 봄나들이를 하시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도화꽃이 지기 전에 꼭 상춘의 대열에 합류해 보시기 바랍니다. 먹음직스런 싱싱한 먹고사리~ 먹고사리는 살짝 데친 다음 된장을 푼 물에멸치와 함께 넣어 약한 불에 자글자글 끓이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답니다. 고사리를 꺾다가 만난 청보리밭 풍경.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늴리리. 한하운의 - 보리피리 중에서 - 보리밭에는우리민족의 애환과 역사가 깃들어 있답니다. 서정주님은 '문둥이'라는 그의 시에서 천
2009-04-19 20:18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미기 옮김, 책세상이 펴낸 니체전집 7,8권 중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Ⅰ은 서문과 1장 최초와 최후의 사물들에 대하여, 2장 도덕적 감각의 역사에 대하여, 3장 종교적 삶, 4장 예술가와 저술가의 영혼으로부터, 5장 좀 더 높은 문화와 좀 더 낮은 문화의 징후, 6장 교제하는 인간, 7장 여성과 어린아이, 8장 국가에 대한 조망, 9장 혼자 있는 사람, 그리고 친구들 속에서 끝말, 해설과 연보로 짜여 있으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Ⅱ는 서문과 제1장 혼합된 의견과 잠언들, 제2장 방랑자와 그의 그림자로 각 권에 600~700 여개의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출판사에서는 삶의 위기에서 태어난 역작, 단편의 형식에 포착된 자유로운 사유, 자유정신을 위한 책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2001년 초판 1쇄에 이어 5쇄 펴낸 것이 2007년이다. 이 책은 종교인이나 사상가들이 펴내는 일종의 잠언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명제도 논증도 하지 않으므로 니체의 개인적 단상자료집이며 이후에 쓰게 될 책들의 단초가 되었을 것이다. 니체는 이렇게 비판한다. 인간세계의 종교. 그건 바로 인류역사에서 모든 종교와 철학이 '인간적인 관점'을 취함으로써 스스로…
2009-04-17 16:18우리나라 학생들의 최대고민은? 두말할 것 없이 성적일 것이다.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늘 성적에 대한 노이로제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특히 요즘처럼 전국의 모든 학생과 학교를 점수를 통해 줄을 세우려 하려는 통에 아이들은 더욱 점수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사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서열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학원이라는 숲을 배회하게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모들은 왠지 불안하다.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어떤 이는 우리나라를 시험공화국이라고 말한다. 틈만 나면 시험을 보고 성적을 산출하고 순위를 매긴다. 그리고 그 순위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 우리들은 그 성적과 순위 매김에 순응한다.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험과 성적 매김에 길들어져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사실 처음 시험을 본 아이들은 그 성적이라는 것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다. 시험은 그저 귀찮게 하는 존재로만 생각한다. 물론 일부는 그렇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 갈수록 점수에 일희일비하게 된다. 왜 그럴까. 아이들 자신 때문이 아니다. 학교에서 집에서 어른들의 입김에 의해서다. 그렇게 듣다 보면 세뇌가 된다. 그러면
2009-04-16 16:16학교들의 체험학습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바다나 산으로 수련회나 극기훈련 형태로 떠나는 청소년 단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5∼8월에는 바다에서 할 수 있는 래프팅 수상체험, 갯벌체험 등 수련활동 행사들이 가득하다. 서해안의 갯벌은 다른 지역보다 잘 발달되어 있다. 썰물 때에 물이 빠지면 1시간 이상을 걸어 나가야 바다를 만날 수 있을 정도다. 갯벌에 대해 잘 알지 못하여 종종 고립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갯벌체험의 노하우를 알아야 한다. 지난 2006년에 8월에 교회 수련회에 참가해 강화도에서 갯벌체험을 즐기던 중·고생 4명이 조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갯골로 위험 지역임에도 갯벌체험의 노하우가 전혀 없는 안전요원도 없이 안전불감증 사고였다. 해병대캠프 극기훈련 단체 '해병대전략캠프(www.camptank.com)'의 이희선 훈련본부장이 제시하는 '갯벌체험 안전 7계명'을 알아보자. ○ 손과 발을 보호할 수 있는 장갑이나 갯벌화를 착용하라. 갯벌에는 날카로운 바윗돌, 조개껍질 등으로 손이나 발을 베는 경우가 많다. 맨발, 맨손으로 갯벌에 들어가는 것은 손과 발을 상할 위험이 있다. 바닷가나 갯벌체험 장소에서 대여나 판매한다. ○
2009-04-15 08:55먼 바다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 동백이 활짝 꽃을 피우며 남녘의 땅끝이 먼저 봄소식을 전해준다. 봄기운이 넘쳐나는 땅끝 해남은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어촌들이 정겹게 늘어서있다. 그래서 바닷가에는 어촌만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 바다와 접한 땅끝에도 산촌이 있다. 해남의 지킴이 흑석산이 뒤편에서 지켜보고, 12,000평의 대나무가 마을을 둘러싼 계곡면 법곡마을(이장 이영배)은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산촌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커봐야 20여 평 되는 다랭이논, 야트막한 지붕과 살림살이가 한눈에 보이는 마당이 맞이한다. 도회지 사람들이 정을 느끼는 작고 적은 것들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고단한 삶이다. 산촌이 다 그렇듯 농토가 적다보니 끼니를 놓쳐가며 뒷산에서 더덕,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두릅 등을 채취해 20㎞ 밖의 해남읍에 내다팔지만 연소득이 800만원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런 삶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도 없다.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청정지역에서 주변에 널려있는 먹거리로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고 있는 것을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 마을 앞 실개천에 송사리와 가재가 놀고, 마을 주변에서 토끼와 노루를 만나고, 고만고만한 다랭이논
2009-04-15 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