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걸, S.A
(1. 그해 봄) 신을 믿지 않는 나에게 축복을 생각하게 한 사람이 있다. 3월, 봄이 왔건만 때늦은 추위로 따스함이 그리워지던 어느 날 교실에서 그 아이를 처음 보았다. 첫 수업 자기소개 시간에 해맑은 웃음을 지닌 소녀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A중학교에 와서 가장 기뻤던 일은 선생님을 만난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슬픈 일은 제가 졸업하면 선생님을 못 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기간제 교사였으며 처음으로 담임을 맡았던 2011년 그해, 낯선 환경과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시선에 잔뜩 위축되어 있던 나였다. S.A의 그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S.A는 나에게 학교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첫 학생이었다. 언제나 밝고,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 교대를 가서 고등학교 남자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엉뚱한 꿈을 지닌 아이였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보름이 약간 지났을까 S.A와 같은 반에 있는 Y.B가 우울한 얼굴로 나를 찾아왔다.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Y.B의 고민은 미술시간에 조별 활동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학교 예술문화교육을 하러 온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면서 앞으로 뛰쳐나가 아기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닐 때 만
- 정희식 경기 단월중 교사
- 2020-10-22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