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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도 쉬는 시간] 어느 교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기

얀센 백신 예약. 예비군·민방위 대상자들을 위한 백신을 예약했어요. 저학년 담임이 아니라 백신을 맞으려면 한참 기다려야 해서 예약을 시작했을 때 열심히 클릭했지요. 백신 예약의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뉴스가 나와요. ‘교사 대상 화이자, 모더나 접종!’. 더 기다릴 걸 그랬나요? 항체 생성률이 66%라고 알려진 얀센 백신보다는 90%대의 항체 생성률을 보이는 화이자, 모더나가 더 좋아 보이더군요. 화이자, 모더나가 부럽긴 했지만, 얀센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면 제일 뒷순위로 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동의하지 않은 선생님들은 제일 뒷순위로 밀렸으니까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냥 예약한 대로 접종을 했어요. 
    

접종 전, 얀센 백신을 접종한 다음 이상이 생긴 사람들의 뉴스가 올라오더군요. 그때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불안해져요. ‘혹시, 나도 이상이 있으면 어쩌지?’, ‘백신을 맞고 병원에서 꼭 대기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사례 중에 하나. 아주 적은 확률이라도 큰일을 앞두고 불안한 게 사람 마음이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얀센은 엄청 아프다는 소문까지 들리더군요. 어른이 주사를 맞고 울면서 나왔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리고, 맞고 나면 감기·몸살이 심하게 온다는 말도 들리고요. 그래서 병원에서 주사를 맞기 전까지는 마음이 안정되지 않더라고요. 
    

접종 직후, ‘어? 괜찮네? 아무렇지도 않네?’ 하는 마음으로 상큼하게 오후를 보냈어요. 하지만 너무 빨리 안심했나 봐요. 5~6시간이 지나니까 몸살에 오한까지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나면서 정신이 몽롱해져요. 얼른 타이레놀을 먹고 쉬었는데, 밤새 '자다 깨다'를 반복했어요. 학교에 가서 수업하면서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를 만큼 정신이 혼미해지더군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가 겪은 얀센의 증세는 ‘심한 감기·몸살’이었어요. 그렇게 3~4일을 앓고 나서 다행히도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왔어요. 얀센을 맞은 다른 분들의 얘기를 들으니 열이 있어서 고생하신 분도 있고, 저처럼 몸살을 앓으셨던 분도 있고, 근육통 때문에 팔다리 드는 것도 힘든 분도 있더라고요. 접종 후의 후유증(?)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특수학급 선생님들이나 연령상 먼저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한 분들도 있지만, 이제 7월부터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돼요.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1차 접종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어요. 1차와 2차의 간격이 3~4주는 걸리고 접종 후에 항체 생성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방학 전에는 1차 접종을 시작해야 개학 전에 2차 접종을 마치고 항체가 형성될 수 있으니까요. 
    

미리 접종을 한 사람으로서 선생님들과 학교에 제안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씩 있어요. 먼저 선생님들, 업무를 미리 끝내 놓으세요. 학기 말 성적처리와 1차 접종 후유증이 겹치게 되면 상당히 골치가 아플 것 같아요. 접종 후에는 수업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힘이 들어요. 사실, 저도 접종하고 나서 수업만 하고 바로 조퇴하고 집에 가서 쉬었는데도 그렇게 힘이 들더라고요. 그런 상황에서 만약 학기 말 바쁜 업무까지 있다면? 정말 답답한 마음이 들 거예요. 일해야 하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접종 일정이 나오면 접종 후, 2~3일 정도는 업무 부담이 없어야 회복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거예요. 
    

학교에서는 병가를 편하게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사실 아프면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는 생각이 들고, 서러운 게 사람 마음인데 거기에 병가를 쓰는 것까지 눈치를 본다면 선생님들은 아주 서글플 거예요. 그리고 웬만하면 선생님들 접종 예약은 금요일을 제외한 주중으로 권장해주셔도 좋아요. 왜냐하면, 금요일에 접종하고 토요일에 아프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의료기관은 응급실밖에 없거든요. 일반 병원에도 갈 수 있는 증상으로 응급실에 가게 된다면 시간과 돈이 더 많이 들게 되기 때문에 되도록 금요일을 피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학교에서 여력이 되신다면 선생님들 예약 일정을 파악해서 시간강사를 배치하고 하루 정도는 마음 편하게 병가를 쓰게끔 해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접종이 초읽기로 다가왔어요. 뉴스를 보면 많이들 걱정도 되고 떨리겠지만, 접종 후에는 홀가분한 마음이 들 거예요. 7~8월의 백신 접종, 모두 무탈하게 이 시기를 보내면 좋겠어요. 선생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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