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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가에서] 과학교육도 ‘언택트’가 가능할까

학교에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체육 시간과 점심시간이 앞을 다툰다. 다음으로 많은 아이가 ‘과학 시간’을 기다린다. 학교 현장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필자 역시 학창 시절 과학 실험이 있는 날에는 아침부터 설렜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 아이들은 원하면 언제든 클립 영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만날 수 있지만, 여전히 아이들은 과학 시간을 즐거워하고 기다린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과학의 원리보다 즐거움에 초점을 두고, 현실의 문제를 호기심의 관점으로 풀어가는 데 과학교육의 목적이 있다. 즐거움과 호기심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아이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아이들의 탐구 기회마저 앗아가 버렸다. 

 

코로나가 빼앗아 간 탐구 기회

 

코로나19는 질병의 차원을 넘어 교육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초 학력의 격차, 방역과 위생, 생활지도, 사이버상의 신종 폭력 등 너무도 많은 담론이 오가고 있다. 교사와 학생 사이의 단절, 학생과 학생 사이의 단절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낯설기만 하다. 과학 수업에 초점을 맞춰 문제점을 살피고 언택트 상황 속에서도 그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산과 염기 단원의 경우, 지시약을 사용해 여러 가지 용액을 분류하고, 산성 용액과 염기성 용액을 섞어 보는 활동이 있다. 이때 나타나는 다양한 반응과 실험 결과에 아이들은 탄성을 지르며 무척 흥미로워한다. 이 실험에서 사용하는 지시약과 일부 용액들은 가정에서 쉽게 구하지 못한다. 또 교사의 감독하에 과학실이라는 공간에서 실험 전 충분한 안전교육을 받은 후에 과학 실험 도구를 사용한다. 실험하는 동안 보안경과 실험용 장갑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실험을 언택트 상황에서 진행하려면, 아쉽지만 영상을 통한 시범 실험으로밖에 할 수 없다. 

 

‘밀레니얼 세대’ 특성 고려해야

 

이렇게 아쉬움이 크게 남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가능성을 찾을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이전에도 언택트 과학 실험은 여러 차원에서 시도되고 있었다. 한국창의재단, 각 교육청의 부설 기관, 대학의 연구소 등은 물론 사설업체에서도 과학 실험과 관련된 콘텐츠 개발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로봇,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AR과 VR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학교에서 하기 힘든 실험을 가정에서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었다.

 

여전히 실험을 오프라인에서 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실제로 오감을 활용한 실험은 분명 큰 의미와 가치를 갖는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 제레미 리프킨은 요즘 아이들을 디지털과 함께 자란 ‘밀레니얼 세대’라 명명한 바 있다. 스마트기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을 뿐 아니라, 인식과 경험 역시 디지털화된 것에 더 익숙하다. 이런 아이들의 특성에 맞춰 새로 개발된 언택트 과학 실험을 적용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우리가 원했던 모습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과 지적 욕구를 채워주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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