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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세면대 배수 장치 직접 교체하기

KS제품이라 부품만 간단히 교체하면 돼

월세 원룸에 살던 학생, 입대를 앞두고 방을 비웠다. 시설 점검을 하니 벽지를 비롯해 비교적 깨끗하게 사용했다. 그러나 냉장고 안쪽 플라스틱에 금이 간 곳이 두 군데 발견된다. 세면대 배수구는 고장 이후 사용하지 않았다 한다. 처음 상태를 물어보니 세수하려고 뚜껑을 눌렀는데 뚜껑이 다시 올라오지 않아 샤워기를 이용했다고 알려준다.

 

관리사무소장에게 알아보니 설비를 불러 교체해야 하는데 인건비 포함 6만원이라고 알려준다. ‘도전은 즐겁다’와 ‘실행이 답이다’를 실천하고 있는 리포터다. 더욱이 비용도 과다하여 주인인 내가 직접 부품을 구입하여 교체하기로 했다. 과연 전문 기술이 없는 내가 할 수 있을까? 내 생각은 이렇다. ‘혼자 하다가 도저히 안 되면 기술자 부르자’

 

가장 먼저 할 일은 동종 제품의 세면대 배수장치를 구입하는 것. 대용품으로 수동이긴 하지만 고무바킹도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다이소에 가니 가격은 저렴한데 뚜껑 크기가 맞지 않는다. 전통시장 철물점을 들르니 가격은 1만 원인데 동종 제품이 아니다. 탑동에 있는 종합설비 점포에 갔다. 가져간 부속품을 보여 주니 폽업(POP-UP) 제품을 보여준다. 가격은 9천원.

 

집에 가서 스패너, 벤치, 드라이버 세트, 망치 등 작업도구를 들고 원룸을 찾았다. 세면대 배수장치를 철거하려고 밑부분을 보니 커다란 6각 링조임이 있다. 이것을 돌려야 세면대와 분리하여 새것을 교체한다. 그런데 갖고 간 여러 스패너 중 가장 큰 300MM 스패너를 갖다 대도 어림도 없다. 더 큰 스패너가 필요하다. 도구를 빌리러 관리사무소장을 찾았다.

 

다행히 연장 하나가 있다. 그 연장으로 나사를 고정하여 돌리는데 꿈쩍하지 않는다. 땀을 흘리며 도전해 보지만 속수무책이다. ‘아하! 이래서 장비와 기술이 필요한 거구나! 기술자가 거저로 돈 버는 것 아니구나!’ 포기하려는 순간 머리에 스치는 생각 하나! 내가 가져간 뚜껑 부속품에 표시된 KS 마크. 이번에 새로 구입한 제품도 정품 KS 마크.

 

세면대 배수장치 하나 교체하는데 장비와 전문기술이 요한다는 것은 말도 아니 된다. 장비가 있어도 배수장치를 떼어내고 설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아마도 다른 방법이 있지 않을까? 얼마 전 다른 원룸 환기장치를 새로 구입해 교체하는데 생각보다 쉽게 한 적이 있었다. 자취학생과 힘을 합쳤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누구나, 아무 기술이 없어도 쉽게 교체할 정도였다.

 

생각이 여기에 머물자 제품에서 나사형식으로 된 뚜껑만 돌려 빼냈다. 기존 제품도 뚜껑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새로 구입한 제품에서 뚜껑만 풀어 세면대 구명에 넣어 돌렸다. 어떻게 되었을까? 우와, 이런 희한한 일이? 나사가 딱 맞는다. 초등학교에서 배운 KS가 정부에서 정한 규격제품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배수 작동 이상 유무를 검증을 해 본다. 뚜껑을 누르고 수돗물을 내리니 물이 고인다. 손을 씻고 뚜껑을 다시 누르니 배수가 잘 된다. 성공이다. 배수장치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 뚜껑 부속만 교체하여 성공을 거둔 것이다. 뚜껑 크기와 고정시키는 나사까지도 정부 규격제품이었기에 상호 교체가 가능한 것이었다. KS 제품의 장점이다.

 

교직 은퇴 후 포크댄스 강사로 활동하고 리포터다. 도시형생활주택 원룸을 분양받아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에 안전장치를 더한 것이었다. 그런데 월세 받기가 녹녹치 않다. 세입자 구하기도 어렵고 원룸 관리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즐거움도 있다. 세세한 수리는 직접 하는 즐거움이다. 고장난 것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리사이클 행복을 창조하고 있다. 마치 맥가이버가 된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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