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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원 감축이 능사 아니다

최근 정부 범부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는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절대인구 감소 충격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주로 병역과 교육에 관한 내용이다. 인구감소로 인한 국가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2022년까지 상비군 병력을 50만 명 정도로 줄이고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 수를 감축하는 것이 골자다.

 

절대인구 감소 충격완화 방안
인구정책 TF는 인구 구조 급변에 따라 생산연령인구 확충, 절대인구 감소 충격 완화, 고령인구 증가 대응, 복지지출 증가 관리 등 4대 전략, 20개 정책과제를 수립 운영 중이다. 이번에 발표한 인구정책 TF의 절대인구 감소 충격완화 방안의 교육분야 세부 방안은 신규 교원수급 기준 마련 및 교원자격·양성체계 개편, 다양한 학교 설립 운영·지원, 학교시설 활용 확대 및 복합화, 평생학습 강화 등 네 꼭지다.

 

2018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이는 경제협력기구(OECD) 36개 회원국 평균인 1.65명을 훨씬 밑도는 꼴찌이고, 세계 201개국 중에서도 최하위다. 금년 출생자 수도 30만 명 이하로 예측된다. 인구론·학자들은 이 같은 인구감소 추세가 지속되면 수백년 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완전 소멸한다는 끔찍한 상황까지 예견하고 있다. 인구문제가 국가와 민족의 존망과 직결된 핵심 의제로 대두했다.

 

인구문제는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국가의 모든 분야·영역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특히 인구문제는 교육 분야의 학생 수용, 교원수급 등과 직결된다. 정부는 당초 2030년까지신규교사임용시험 채용규모를 2018년 대비 초등교원은 약 14~24%, 중등교원은 33~42%를 줄이기로 한 바 있다. 그런데 학령인구가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르게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에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새로 수립하기로 했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교대와 사대 등 교원양성기관 구조 조정과 입학정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교원자격증 표기를 현행 과목별 체계에서 광역(통합)교과화하기로 했다. 가령 현행 일반사회, 역사, 지리, 통합사회 등을 ‘사회’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통합과학 등을 ‘과학’으로 광역교과 표기를 하되 괄호 안에 세부 과목을 병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절대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 분야 대처 방안은 교육문제를 경제 논리로 해결하기 위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교육문제는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유·초·중·고교 학급당 평균 학생 수는 여전히 OECD 회원국보다 많은 편이고 교원 수는 적은 실정이다. 교육의 질 제고 차원에서 교원 감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계량적 교원 수 감축은 결국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교원수급 정책은 인구문제 외에도 교육과정, 교원양성 기관, 교원자격증 표기, 교사임용시험, 교원승진구조, 고교학점제, 작은 학교 살리기 등 다각적인 교육정책과 맞물린 과제다. 매우 복잡다단하므로 종합적․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경제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돼
정부의 교원 감축 계획은 2025년 모든 고교에 도입하려는 고교학점제에 역행한다. 고교학점제는 현재 200여개 교과목 강좌를 개설·운영 중인 민사고 사례에서 보듯이 전국 고교에 전면 도입되면 교원이 대폭 증원돼야 한다. 교원 수 감축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 유치원·비교과교사 증원 정책 등과도 상치된다. 교대와 사대 등 교원양성기관 구조 조정도 문제다. 현재 전국 10개 교대의 각 대학 평균 입학정원은 400명 내외다. 더 줄이면 심화과정 운영 등 정상적인 단위 대학 경영이 곤란하다. 국립 사대도 비슷한 실정이다.

 

인구감소에 따른 교원 수급정책 마련에는 반드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 자사고 등의 폐지 논란에서 보듯이 공론화·숙의 과정이 생략된 소위 일방적 ‘시행령 독재’는 극심한 국론 분열을 야기한다. 교원 수급정책은 국민적 동의를 구한 후에 장기적으로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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