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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각본대로 했나?… 자사고 폐지 현실화

서울 13곳 중 8곳 무더기 탈락

교장·학부모·동문 연합-
“수용 못 해… 공익감사 청구”
“정치로 교육 흔들기 멈춰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최근 서울 지역 자사고들이 무더기로 탈락하면서 정부의 자사고 폐지가 본격화되고 있다. 예상보다 큰 규모에 교육계를 비롯해 탈락 학교 및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집단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나오는데다 ‘강남 8학군 부활’ 우려까지 나오고 있어 자사고를 둘러싼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이었던 자사고는 전국 24곳이었으며 이 중 11곳이 최종 지정 취소 결정을 받았다. 특히 서울의 경우 운영성과 평가 대상 13개교 중 절반 이상인 8곳이 무더기로 탈락했다. 재지정 취소가 결정된 학교는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앙고·이대부고·한대부고로 이들 학교는 평가 결과 기준점인 70점에 미달했다. 동성고와 이화여고, 중동고, 하나고, 한가람고 등 5개교는 기준점을 넘어 자사고 지위가 유지됐다.
 

학교별 구체적인 평가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탈락 학교들의 방어권 보호차원에서 해당 학교가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한 경우에만 세부 평가 내용을 제공하기로 뒤늦게 입장을 바꿨다. 세부 평가내용을 알려주지 않으면 청문에 응하지 않겠다는 학교들의 반발을 의식했다는 분석이다. 교육청은 당초 결과 발표 때 평가 영역별 점수(6개 영역)와 총점, 평가위원 종합의견만 제공해 학교들로부터 ‘깜깜이 평가’라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학교들은 세부 평가지표 점수를 받는 대로 분석을 거쳐 대응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청문 대상 8개교는 자사고 지정 목적인 학교운영 및 교육과정 운영 영역에서 비교적 많은 감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학이념과 자사고 지정 목적에 맞는 학교 운영을 위해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려는 노력,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과 선행학습 방지를 위한 노력 등에서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교총을 비롯해 자사고 공동체 연합(학교장연합, 학부모연합, 동문연합), 한국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 등 교육계는 반발하고 있다. 자사고 공동체연합은 입장을 내고 “각본에 따라 짜맞춘, 신뢰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부당한 평가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평가기준 설정, 평가위원 선정 등 평가 전반에 대해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처음부터 자사고 폐지를 정치적인 공약으로 내세우고 진행한 부분이고, 정치와 교육은 분리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정치를 하기 위해 교육을, 아이들이 잘 다니는 학교를 심하게 흔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정부는 각종 정책 변경에 위원회, 거버넌스 등으로 관련자와 충분한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했음에도 유독 교육 분야에서는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자의적인 평가를 통해 자사고를 폐지하려 한다”면서 “불공정한 평가 기준 등으로 교육당국의 품위를 손상하고 학생․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하며 학교현장을 혼란에 빠지게 한 만큼 현 상황을 조속히 올바른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청은 이들 8개 학교를 대상으로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청문을 한 뒤 교육부에 지정 취소 동의를 신청할 예정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평가는 공적 절차로서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견지에서 평가위원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면서 “이후 일반고로 전환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재학생과 신입생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동의할 경우 해당 학교들은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되지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 때까지 자사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 지원 방향 △경쟁위주 고교교육과 서열화된 고교체제를 정상화 하기 위한 방안 등을 포함한 입장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