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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창가에서] 새내기 교사가 된 제자에게

새 학년 들어 교단에 선 듬직한 나의 제자, 송 선생님. 어려운 시험에 합격해 나와는 다른 교육청의 먼 곳에 발령을 받았지만, 같은 교단이니 고등학생 시절의 담임인 나와는 이제 함께 교직의 길을 걷는 선후배이자 동료 교사가 됐습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 하듯이 스승보다 더 나은 제자가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먼저 시행착오를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의 마음 자세에 대해 몇 가지 얘기하고 싶습니다.
 
학생은 선생님 따라 도는 해바라기

자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하늘에서 부여받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선생님도 학생을 이처럼 여겨야 합니다. 엄부자모(嚴父慈母)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녀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엄한 아버지의 모습과 자애로운 엄마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학생을 가르칠 때 이 두 모습이 선생님에게 요구됩니다. 상황에 따라 엄격하게 때로는 부드럽고 따듯하게, 질서를 유지하며 온유하고 친절하게 학생을 대해야 합니다.
 
학생은 선생님을 따라 도는 해바라기입니다. 송 선생님도 그러하였듯 학생은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고 시선을 모읍니다. 무심코 던진 말이 학생에게는 평생 지우기 어려운 상처가 될 수 있고, 오래 소중하게 품을 훈장(勳章)일 수도 있습니다. 희망과 긍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마음이 담긴 언어로 대화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나의 스승께서는 “우리의 교육, 몸으로 가르치자”고 강조하셨습니다. 학생에게 좋은 본보기는 최고의 교육입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누구도 개미보다 더 잘 설교할 수 없다. 개미는 말을 한마디도 안 한다”고 했습니다. 실천 없는 교육은 위선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사표(師表)로서 교사의 말과 행동의 일치는 살아 숨 쉬는 교육 그 자체입니다. 가르치는 일은 지식 전달을 넘어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등불이기도 합니다.
 
송 선생님이 교사의 꿈을 이뤘듯이, 모든 학생의 성장은 정체되어 있지 않고 꾸준하게 이어집니다. 학생이 성장하듯이 교사도 성장해야 합니다.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듯 선생님도 연구에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내가 송 선생님과 성장을 함께 계속하고자 하듯이, 송 선생님도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꾸준한 연구로 성장하는 교사되길

최근 만났을 때 송 선생님은 내가 꾸준히 연구하며 책을 쓰겠다는 다짐을 우리 학급에서 밝힌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동안 10편의 논문과 10권의 책을 출간해서 그 다짐을 지킨 셈은 됐습니다. 그러나 나름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만족하고 있었던 때라 그 다짐을 상기시킨 송 선생님을 통해 교직을 마무리할 때까지 노력하는 ‘사제동행(師弟同行)’의 모습을 잃어서는 안 되겠다고 성찰했습니다.
 
교직의 긴 여정을 앞두고 꿈으로 부푼 때에 어깨가 무거워질 얘기를 한 것 같습니다. 나의 당부를 오래 간직하면서 학생들과 즐겁게 생활하며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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