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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짝사랑, 보티첼리

명화 속에 숨은 사랑 이야기

사랑은 삶의 축복이다. 사랑이 가져다주는 행복이 있어서다. 비록 그 사랑이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 사람으로 인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사랑이 대답을 하지 않아도 사랑을 영원히 간직했던 화가가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다. 보티첼리는 당시에 인기가 높았던 금은 세공사가 되기 위해 도제 교육을 받았다. 중세 길드와 달리 르네상스 시대의 금은 세공사들은 주문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보석과 장신구뿐 만 아니라 회화·조각 분야까지 다양한 기술을 필요로 했다.


사랑을 영원히 간직했던 화가

보티첼리는 결혼 예물함·침대머리 장식·자수 디자인 등을 제작하면서 이웃에 살고 있던 메디치 가문 눈에 띄게 되면서 화가로서 성공하게 된다. 보티첼리는 메디치 가문의 후원으로 피렌체에서 활동하던 중시 모네타(Simonetta)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1475년경 마상시합 축제에서 미의 여왕에 뽑힐 정도로 피렌체 최고의 미인이었다. 15세기 많은 예술가나 학자들이 그녀의 미모를 칭송했을 정도로 시모네타는 피렌체의 자부심이었다.


시모네타는 제노바 명문가 출신으로 15세 때 피렌체의 유력한 집안이었던 마르코 베스푸치와 결혼하기 위해 피렌체로 왔다. 보티첼리는 베스푸치 가문이 선호하던 예술가로서 결혼한 시모네타와 인연을 맺게 된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한 시모네타는 미모만큼이나 매너가 좋았다. 학자들과 예술가들을 존중했던 그녀는 상냥했다. 그녀의 관심을 받은 많은 사람은 시모네타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예술가 중에 시모네 타의 특별한 관심을 받은 화가가 보티첼리다. 그녀는 ‘나는 당신의 비너스가 될 것이다’ 라며 보티첼리의 재능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녀는 22살에 요절하고 만다. 보티첼리는 사모하고 있던 시모네타를 모델로 <봄>, <비너스의 탄생>, <비너스와 마르스> 를 그린다.


관능적 사랑의 승화를 표현한 ‘봄’

시모네타를 모델로 한 첫 번째 작품이 <봄>이다. 비너스가 금색으로 빛이 나는 오렌지 나무숲 가운데 꽃으로 장식된 풀밭 위에 서 있다. 비너스의 머리 위에는 아들 큐피드가 눈을 가린 채 사랑의 화살을 쏘고 있다. 화면 뒤로 약간 물러나 있는 팔을 들어 올리고 있는 비너스의 모습이 화면 전체를 지배하고 있으며 곧게 서있는 오렌지 나무는 화면 아래쪽의 서있는 인물이며 오른쪽에 구부러져 있는 월계수 나무는 님프의 자세와 닮았다. 인물의 자세와 동작이 나무의 형태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화면 왼쪽에는 비너스를 따르는 삼미신이 춤을 추고 있고 그 옆에는 신들의 전령인 메르쿠리우스가 비너스 정원의 침입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지키고 서 있다. 얇게 비치는 옷을 입고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미의 세 여신은 조화와 평온의 이미지를 상징한다. 삼미신은 비너스와 더불어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상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화면 오른쪽에 있는 서풍의 신 청회색의 제피우스는 숲속의 연인 클로리스 를 뒤쫓고 있다. 봄바람에 클로리스는 플로라로 변신해 세상의 꽃을 가져온다. 이 작품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아홉 명의 등장인물 중에 청회색의 제피우스다. 화려한 꽃을 치 장하고 있는 플로라와 대조를 이루고 있는 클로리스를 제피우스는 잡고 있다. 아무 장식도 없는 옷을 입고 있는 클로리스는 두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그 옆에 있는 플로라는 옆에 있는 상황을 모르는 채 서 있다.


이 작품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봄의 정경을 그린 것으로 클로리스와 플로라는 동일한 인물이다. 이것은 보티첼리가 의도한 것으로 두 사람이 동일한 인물이라는 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클로리스의 입에 물고 있는 봄꽃이다. 이 작품은 보티첼리가 그리스로마 신화를 주제로 그린 첫 번째 작품으로 16세기 이후부터 ‘봄’이라고 불렸다.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 ‘비너스의 탄생’

<봄>과 쌍을 이루는 작품이 <비너스의 탄생>이다. 화면 중앙 거대한 조개 가운데 황금색 부분에 비너스가 서 있다. 고대 로마 신화에 따르면 비너스는 바다의 물거품에서 탄생했다. 비너스는 희미하게 반짝이는 흰 피부로 인해 마치 대리석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보티첼리는 고대 조각에서 영감을 얻어 비너스의 자세를 정숙하게 표현했다. 보티첼리는 검은색 선으로 비너스의 윤곽선 뚜렷하게 표현해 인물의 명료함을 강조했으며 비너스의 탄생을 알려주기 위해 고대 전설을 인용했다. 고대 전설에 의하면 장미꽃은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생겨났다고 한다.



비너스의 탄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조개껍데기와 떠다니고 있는 장미꽃이다. 화면 왼쪽에는 날개를 단 미풍 아우라와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입에서 바람을 불어 사랑의 여신 비너스를 해변으로 보내고 있다. 화면 오른쪽에 있는 계절의 여신 호라가 해변에서 비너스를 맞이하기 위해 어린 식물로 장식된 커다란 망토를 펼쳐 들고 있다. 호라의 옷을 장식하고 있는 꽃은 그녀가 봄의 여신임을 알려주고 있다.


사랑은 전쟁보다 강함을 보여준 ‘비너스와 마르스’

보티첼리가 시모네타를 모델로 한 작품 중에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을 강조한 작품이 <비너스와 마르스>다. 사티로스(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들이 마르스의 무기를 가지고 주변에서 놀고 있지만 마르스는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사티로스 하나가 마르스의 귀에 고동을 불어 그를 깨우려고 애를 쓰고 있다. 육체적 쾌락을 상징하는 사티로스는 마르스에게 쾌락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을 암시한다. 이 작품에서 욕망을 구현하고 있는 인물임을 상징하기 위해 마르스는 벌거벗고 있고 금색 끈으로 장식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비너스가 상징하고 있는 것은 관능의 극복이다. 진주로 만든 장신구는 비너스의 정숙함을 상징한다.



보티첼리가 사랑에 빠진 비너스와 마르스를 묘사한 것은 이 작품이 결혼식을 위해 제작되었을 암시한다. 산드로 보티첼리는 신화나 종교화를 그리면서 인물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철학적이고 정치적인 의도를 작품에 담아내면서 피렌체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