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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종합전형 정말로 효과 있나

학생부 종합전형, 바뀌는 입시지형 ③

실제 대학 입학생 통계는 인식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오히려 자사고 출신은 수능 위주 전형에,
일반고 출신이 학종에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정상화 vs 사교육 조장

학교생활기록부를 주요 전형 요소로 해서 교육의 과정을 살피는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학종)이 매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대선 후보가 현재의 추세와는 반대로 학종이 포함된 수시 모집 축소를 내세운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크다.

양측의 주장을 살펴보면 학종을 지지하는 측은 단 한 번의 시험결과보다 교육의 과정을 살피게 해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반대하는 측은 전형에 반영되는 요소가 다양하다 보니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전형이라 사교육을 조장하고 사회·경제적 배경이 좋은 학생에게 유리한 ‘금수저 전형’이라는 얘기다.

양쪽 주장이 모두 수긍이 되는 부분이 있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교원들도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최근 발표된 조사결과만을 보더라도 상반돼 보이는 얘기들이 있다.

공정성 불신·사교육 조장 등 부정적 인식 만연

수능 중심의 사교육 업체 메가스터디에서 3월 27일 발표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학종이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고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비율이 1만 3356명의 수험생 응답자 중 51%다.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율은 21%에 그쳤다. 

그 이유로는 무분별한 ‘스펙’ 쌓기가 20.2%로 가장 높았고, 공정성 결여(18.0%), 모호한 선발과정(17.0%), 형평성 결여(16.2%), 투명성 결여(14.2%), 사교육 조장(12.8%)이 뒤를 이었다. 요약하자면 전형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과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5월 16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는 더하다. 학종에서 출신학교 차별이 있다는 의견이 학부모 응답자의 90.2%나 됐다. 표본 집단이 785명으로 작기는 하지만 특수목적고(이하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를 우대해 학교 간 차별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학부모들 사이에는 크다는 얘기다. 

입학생 분포는 일반고 학생부, 자사고 수능에 강세

정말 그럴까? 인식은 분명히 부정적이지만 실제 대학 입학생 통계는 인식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오히려 자사고 출신은 수능 위주 전형에, 일반고 출신이 학종에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30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학생부 종합전형 3년의 성과와 고교 교육의 변화’ 심포지엄에서 서울 시내 10개 대학에 입학한 학생 3만 3000여 명의 통계를 발표했다. 일반고는 학생부 교과전형(92%, 이하 교과전형)에서 많은 합격생을 배출했다. 고교 교과성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특목고·자사고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전형이다. 주목할 것은 그 뒤를 잇는 것이 논술 위주 전형(68.9%)과 학종(63.5%)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자사고 출신 합격생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전형은 수능 위주 전형(16.9%)이었다. 정치계와 사회의 인식을 뒤집는 통계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만 그런 것은 아니다. 4월 12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실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공동주관으로 열린 ‘학생부전형의 성과와 고교 현장의 변화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54개 대학의 현황도 같은 현실을 보여줬다.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참여한 54개 대학의 2015학년도~2016학년도 입학생 전체(24만 2790)를 전수 분석한 결과 일반고와 특성화고 학생은 학종과 교과전형에서 강세를 드러냈다.

일반고는 학생부 교과전형 합격생이 4만 4468명, 종합전형 합격생이 4만 2846명으로 수능 위주 전형(6만 6110명)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많았다. 타 학교 유형과 비교한 비율도 학생부 교과전형(86.7%)이 가장 높고, 논술 전형(75.5%), 학종(74.7%)이 뒤를 이었다. 특성화고는 학종이 3179명, 교과전형이 1660명이었다. 수능 위주 전형은 781명으로 크게 뒤처졌다. 타 학교 유형과 비교한 비율 역시 학종(5.5%), 교과전형(3.2%) 순이었다.

반면 자사고와 자공고를 포함한 자율고 학생은 수능 위주 전형 합격자가 1만 4976명으로 가장 많았다. 학종(5633명)과 교과전형(4237명)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타 학교 유형과 비교한 비율에서도 논술 전형이 16.8%로 가장 높았고, 수능 위주 전형(16.7%) 바로 뒤를 이었다. 학종과 교과전형은 각각 9.8%, 8.3%로 실기전형(10%)에도 못 미쳤다. 특목고도 수능 위주 전형(6303명)이 강세를 보였고, 학종(5080명)과 실기 전형(4252명)이 뒤를 이었다. 

학업성취도·교육 정상화도 장점

이 세미나에서는 학종의 효과도 분석했다. 학종 입학생은 중도탈락률은 1.5%로 전형 유형 중 가장 낮았고, 수능 입학생의 중도탈락률은 4.5%로 가장 높았다. 학종이나 교과전형 입학생이 학점을 기준으로 평가한 성취도도 다소 높았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서울진학지도협의회 소속의 진로지도교사와 진학담당 부장교사 등 직접 진로지도에 참여한 고교 교사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입시전형에 대한 인식도 학부모나 학생의 인식과는 차이를 보였다.

대입전형에 미치는 사교육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학종이 5점 척도에서 3.1점으로 영향력이 가장 낮다고 인식됐다. 교과전형은 3.3점으로 비슷했고, 수능 위주 전형(4.0점), 논술 전형(4.5점), 실기 전형(4.7점) 순으로 높아졌다.

가정환경의 영향력에 대한 인식도 학종이 긍정적이었다. 교과전형이 3.4점으로 가장 낮고, 학종이 3.5점으로 비슷했다. 수능(3.9점), 논술(4.4점), 실기(4.7점)는 그보다 높았다. 학종과 교과전형 등 학생부 전형이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더 높았다. 

가정환경과 사교육의 영향이 적다는 것은 교사들의 주관적 인식만은 아니다. 올해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대교협에서 발표한 ‘학생부 전형 운영 결과’를 보면 현실은 교사들의 인식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다른 전형 입학생의 사교육 시간은 주당 14.1시간인데 비해 학종은 5.1시간이었다. 사교육비 역시 타 전형이 월간 평균 64만 9000원, 학종이 22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