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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술일까, 과학일까?…“재미있는 과학 전파할 것”

KBS ‘트릭&트루’ 출연한 윤화영 경기 덕소고 교사
학생들과 관계 돈독해지고 교직관도 더욱 확고해져
올해는 EBS서 이야기가 있는, 듣고 싶은 강의 나서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 여성이 등장한다. 테이블에 앉아 칼과 포크로 스테이크를 써는 순간, 눈앞에서 포크가 사라져버린다. 마술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 될 것 같은 이 쇼의 정체는 사실 과학이었다. 녹는점이 29.8도인 금속 ‘갈륨’이 비밀이었다. 뜨거운 스테이크에 갈륨으로 만든 나이프가 닿으면 마치 마술처럼 순식간에 녹아버리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지난해 KBS 2TV에서 추석특집으로 방영된 ‘트릭&트루’. 과학자나 마술사가 가면을 쓰고 신기한 쇼를 보여주면 패널들이 과학인지 마술인지 추리하는 형식의 방송이다. ‘과학’과 ‘마술’의 결합이 신선하다는 평가와 함께 10월부터 정규 편성된 신개념 예능 프로그램이다. 파일럿부터 1회 방송까지 2차례 출연하며 시청자들을 ‘과학’의 세계로 초대한 윤화영 경기 덕소고 교사를 만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EBS에서 수능에 나오는 지구과학 개념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설명하는 방송을 진행했던 것이 계기가 돼 출연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제가 과학교사라 그런지 시청자들이 답을 쉽게 찾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출연자들이 진짜 마술인지 과학인지 헷갈려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보다 재미있구나, 보람되고 기뻤어요.”
 
학교에서 영재교육을 맡고 있는 윤 교사는 평소 마술과 과학을 연계하는 교육을 하고 있었기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제작진과 의논하며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갈륨’외에도 비눗방울의 표면장력을 이용해 장미꽃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원리도 제안했다. 
 
첫 방송인데다 윤 교사가 맡은 ‘사라진 스푼’은 4개 무대 중 메인이었기에 더욱 어깨가 무거웠다. 실제 마술사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준비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는 “포크를 짚는 손 모양, 동작을 마술사처럼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했다”며 “2주 동안 매일 마술사를 만나 연습했다”고 밝혔다. 리허설 때는 갈륨이 생각보다 빨리 사라지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다. 윤 교사는 “끓는점을 높이기 위해 소금도 뿌려봤지만 생각처럼 빨리 녹지 않아 결국 방송에서는 달군 돌을 깔았다”며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출연 이후 학생들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졌다. 그는 “교과서를 안 가져온 학생이 ‘사라진 교과서’라고 장난을 치는 등 선생님의 방송 출연을 신기해하면서 수업시간 집중도가 좋아졌다”며 “몰랐던 원리를 알게 됐다는 학생들의 말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강의를 하자던 평소 교직관이 더욱 확고해졌다고 했다. 윤 교사는 “과학이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을 수업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한편으로는 ‘트릭&트루’ 같은 프로그램이 늘어나 학생들이 과학을 친근하게 받아들일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학교 일정으로 ‘트릭&트루’ 출연은 더 이상 어렵지만 이번에는 EBS를 통해 ‘과학’을 재미있게 전파하는 일에 나섰다. 올해부터 EBS 지구과학 강의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지난주 첫 강의를 촬영했어요. 우리학교가 농어촌 지역이라 학교 교육이나 EBS 인터넷강의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 강사로 선발된 것이 더욱 기쁩니다. 소외 지역 아이들이 과학을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재미있고 질 좋은 강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교과 외적인 부분에서도 일상생활과 연계해 실제 도움이 되는, 학생들이 듣고 싶은 강의를 만들고 싶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수강해준다면 뿌듯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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