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라이프

비유 사용 설명서

01
예수가 골고타 언덕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되는 장면은 각기 다른 묘사와 각기 다른 강조점을 보이며 성서의 여러 대목에서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누가복음 24장에 기록된 사형장의 정황이 눈길을 끈다. 이 기록에 따르면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을 당할 때, 예수 혼자에게만 형이 집행된 것이 아니라, 주변에 다른 두 명의 사형수가 있었다. 흉악한 강도였던 그들 역시 십자가형을 당했다. 예수를 매단 십자가 옆 좌우로 흉악한 강도 둘이 함께 십자가에 매달려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성서는 이 장면에서 두 강도의 상반된 태도를 보여 준다. 한 강도는 예수를 욕하면서 네가 구세주라면 우리를 당장 이 처형의 위기에서 구해보라고 조롱하며 불신의 태도를 보인다. 다른 한 강도는 예수를 욕하는 그를 나무라며, 이렇게 말한다. “너는 나쁜 짓을 하여 십자가형을 받으면서도 신을 두려워하지 않느냐?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악행 때문에 벌을 받지만, 이 분은 아무런 잘못을 한 적이 없으시다.” 그리고는 예수께 말을 한다. “예수님 주의 나라에 들어갈 때, 저를 기억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예수가 말한다. “내가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네가 오늘 나와 함께 천국에 있게 될 것이다.”(<쉬운 성경 NIV 한영성경>, 아가페(2009)>

한 강도는 예수를 믿지 않았다. 다른 한 강도는 예수를 받아들인다. 성서가 이런 장면을 기록으로 남긴 것은 아마도 ‘예수를 믿는 것이 구원과 영생에 이르는 길’임을 나타내고자 함에 있는 듯하다. 지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에 대한 진정한 믿음을 가지면, 그가 세상에서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신 앞에 용서받고 죽어서도 천국에 갈 수 있음을 말하기 위함일 것이다. 이는 기독교 교리 차원의 해석이기도 하다. 십자가 처형장에서의 예수와 강도 이야기는 하나의 사실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이것이 성서에 기록되어 그 의미가 오래도록 울림 있게 해석되어 온 것은 이 이야기 자체가 하나의 비유 내지는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직자들은 이런 이야기를 설교에 자주 동원한다. 이야기 자체가 하나의 비유(또는 상징)가 됨으로써, 듣는 이에게 큰 의미의 울림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서나 불경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그냥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혜나 깨달음을 찾아가는 데 필요한 비유일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그 해석이 만만치 않다. 더구나 그것을 지혜롭게 전달하고 공유하기는 더더구나 쉽지 않다.

어느 마을에 한 목사님이 있었다. 목사님은 평소 이 성서 구절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었다. 특히 교회를 나오지 않고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전도할 때는 이 대목을 매우 중요하게 활용하였다. 어느 날 목사님의 교구에 막 숨을 거두려는 어떤 불신자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윤리의식이 강한 사람으로 평생 청렴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의 며느리는 신앙이 깊었다.

예수를 믿지 않는 시아버님을 꼭 천국으로 보내야겠다는 일념으로 급히 목사님을 모셔왔다. 운명 직전이라도 시아버지가 예수님을 믿어서 마음에 받아들이고, 영생의 믿음을 갖고 천국으로 가실 것을 간절히 소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명 직전의 시아버지가 목사님 앞에서 믿음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도록 하려는 것이다. 목사님은 운명 직전의 이 불신자에게 예수를 마음에 받아들여 믿을 것을 간곡히 권했다. 특히 누가복음 24장에 기록된 내용을 예로 들며 열심히 설교했다.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 처형을 당하는 강도도 그 마지막 순간에 예수를 믿어서, 그 믿음을 예수님으로부터 인정받아 천국에 갈 수 있었음을 열심히 설교했다. 강도도 예수를 믿고 회개하면 구원을 받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죽음을 앞두고 의식이 혼미한 가운데도 이 불신자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아, 그런데 목사님의 메시지 전달에 어디가 잘못되었을까. 불신자는 간신히 손을 들어서 목사님의 말을 멈추게 하였다. 그는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거의 꺼져가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목사님! 그런데… 나는… 강도가 아니란 말이에요.” 그리고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배너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