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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과 물아일체, ‘너와 나’의 만남 사상

인간의 긍정적 발달과 행복은 몰입(flow)에서 나온다. 몰입은 재미(fun)와 흥미(interest)를 전제로 한다. 흥미를 뜻하는 영어 ‘interest’는 ‘사이(inter)’와 ‘있다(est)’가 결합한 단어이다. 즉, 거리가 있는 두 사물을 관련짓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무엇인가에 흥미가 있으면, ‘나’와 ‘그 무엇’ 사이의 거리는 짧아진다. 이는 ‘너와 나의 하나 됨’ 즉, 물아일체(物我一體) 현상이다.

꿈에서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았던 장주(장자의 본명)는 꿈에서 깨어난 뒤 “내가 지난밤 꿈에 나비가 되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러다 꿈에서 깨어버렸더니 나는 나비가 아니고 내가 아닌가? 그래서 생각하기를 아까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내가 나인지도 놀랐는데 꿈에서 깨어보니 분명 나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내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가? 나비가 내가 되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昔者莊周夢爲胡蝶 ??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俄然覺 則??然周也 不知 周之夢爲胡蝶與 胡蝶之夢爲周與 周與胡蝶 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                          - <장자> 내편의 ‘제물론’ 중에서

물아일체는 ‘호접몽(胡蝶夢)’에서 제시된다. ‘장자와 나비는 하나’라는 내용이다. 인간관계로 보자면 마틴 부버(M. Buber)의 ‘너와 나’의 만남 사상이다. ‘너와 나는 하나’라는 것이다. 하나 됨은 ‘나와 그것’의 만남이 아닌 ‘나와 너’의 만남을 의미한다. 상대방(物)과 나(我)의 하나 됨(一體)은 인간관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너’가 아닌 ‘그것(es)’으로 본다면 서로를 이용 대상(Gegenstand)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중심적인 대화만이 난무하게 되며, 진솔한 대화가 나올 수 없다. ‘나와 너’는 어느 것이 더 우월하고 열등한 것이 아니라 서로 비교의 접점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통합은 가능할까?
물아일체는 대통합의 원칙이다. 원효의 일심(一心) 사상 역시 대통합의 철학이다. 우리가 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게 되면 그로 인해서 싸우게 된다. 부부일심동체(夫婦一心同體)에서 보듯이 한마음을 가질 때 화합이 되어 조화를 이룬다. 즉, 싸움(諍)이 일어나지 않고 화합(和)하게 된다. 이것이 화쟁(和諍) 사상이다. 밀러(J. Miller)의 홀리스틱(Holistic) 철학 또한 대통합의 철학이다. Holistic은 라틴어 Holos에서 유래하였다. Holos은 ‘하나 됨, 화합, 통합, 완전함’을 의미한다. 인간과 세계, 자연은 하나이며 서로 간의 갈등을 조화시키고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남북한의 갈등이 조화를 이루어 화합될 때 통일을 기대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헤겔의 변증법적 대통합
칸트(Kant)는 인간을 이분법적으로 ‘도덕적인 나’와 ‘비도덕적인 나’로 나누었다. 이런 상태에서 정(正)과 반(反)은 갈등을 초래한다. 그러나 헤겔(Hegel)은 ‘하나로의 통합’을 주장했다. 그 하나로의 통합 주체는 ‘사랑’이다. 헤겔의 변증법적 발전 측면에서 ‘나와 너’의 하나 됨은 영원히 발전되는 사랑을 보장한다.

‘나와 너’의 만남에는 갈등이 없다. 여기서 진정한 ‘이해(Verstehen)’가 이루어지며, 이해가 바탕이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철학적 의미에서 이해(understanding)의 반대는 명령·지시·감독의 속성을 갖고 있는 overstanding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절대로 상대방을 이해하여 ‘네가 나인 듯’ 대하지 못한다. 따라서 서로 거리가 생겨 점점 멀어지게 된다. 장자의 ‘물아일체’는 이런 면에서 상징적 상호작용론이며 교육현장 등 모든 조직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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