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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질꼬질하고, 냄새나고…자기위생관리가 안 되는 아이

얼마 전 ‘선생님…. 저 생리대 살 돈이 없어요’(<스브스뉴스>, 2016.05.28.)라는 기사를 읽으며,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 엄청난 사실 앞에서 너무 혼란스러웠다. 생리대 하나만 빌려달라는 아이들의 부탁을 너무 매몰차게 거절한 건 아닌지, 내가 거절했던 아이 중에 이런 아이가 속해있었던 것은 아닌지 미안했다. “가장 안타까웠던 건 생리대를 자주 갈지 못해서 주위 아이들로부터 냄새난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아이였어요”라는 어느 자원봉사자의 한마디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리고 우리 학교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둘 떠올랐다. ‘혹시나’하는 마음과 함께.

유난히 냄새가 나는 아이들이 있다. 적어도 한 반에 1~2명은 있다. 더운 날 밖에서 운동을 해서 나는 땀 냄새가 아니다. 머리를 안 감고, 잘 씻지 않고, 옷을 자주 빨아 입지 않아서 나는 냄새이다. 교복은 꼬질꼬질하고, 거친 손과 얼굴엔 각질이 피어올라 와 있다. 1평 남짓의 개인상담실 문을 열자마자 ‘불편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어휴, 선생님이 갱년기인가. 왜 이렇게 덥다니. 문 좀 열고 하자”며 창문을 열어야만 상담에 집중할 수 있을 정도이다. ‘냄새 난다’는 말을 하자니 아이가 상처받을 것 같고, 말을 안 하고 넘어가자니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음이 찜찜했다. 좀 더 세련되게 아이가 직접 자기위생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방법은 없을까? 자기위생관리가 안 되는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고 있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저소득층이며, 왕따이고, 부모로부터 폭행 혹은 방치 등의 아동학대를 받는다. 또한 우울하다기보다 무기력과 패배의식이 몸에 배어있다. 그저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고 있는 중이다. 슬픈 사실은 이런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막대한 예산의 복지비가 정말 쓰일 곳에 쓰이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이들은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더러운 냄새가 난다’…유치원 때부터 왕따
올해 학교에 입학한 민지(가명)는 아버지와 단둘이 산다. 아버지는 매일 소주 3병 정도를 마시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alcoholic)이고, 집안 살림은 어렸을 때부터 민지가 했다. 그 작은 손으로 살림을 했으면 얼마나 했을까. 씻으라는 사람도, 씻겨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늘 지저분한 모습으로 어린이집에 갔다. 그때부터였다, 왕따가 시작된 것이. 자기 주변엔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초등학교 때 아이들이 ‘더러운 냄새가 난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민지는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입 냄새가 심했고, 몸에서 나는 체취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감은 높았지만, ‘진로계획’만큼은 똑 부러졌다. 늘 취해있는 아버지 옆에서 민지가 할 수 있는 것은 혼자서 그림을 그리며 노는 것이었고,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특성화고에 진학했다. 한 번도 정식으로 그림을 배워본 적은 없고, 자신의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준 적도 없다고 했다. “나도 웹툰을 좋아하니까 기회가 되면 보여 달라”고 하자 단칼에 싫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학교와 와 보니 그림 잘 그리는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아마 제 그림은 웃음거리밖에 안 될 거에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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