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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멸치에게 물어보세요”

과학교육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과학 활동을 효과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교사들 모임이 있다. 지난 20여 년간보다 재미있고 창의적인 과학수업을 위해 치열하게 도전해온 교사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그들의 땀과 열정을 따라가 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과학 신설이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이 하나로 묶여 단일교과로 운영된다. 그런 교과목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것이 ‘멸치’다. 중·고등학교 과학교사모임인 인천과학사랑교사모임(이하 인과사)는 통합과학에 가장 적합한 실험주제로 멸치를 꼽았다. 학교에서 흔히 쓰는 개구리나 붕어는 해부에 초점이 맞춰져 다른 교과와 연결고리가 빈약한 반면 멸치는 다양한 동물의 장기 모양부터 해양 생태계까지 광범위한 학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안필헌 교사(인천 숭덕여고)는 “멸치는 탄산칼슘이 산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빛의 굴절에 따라 달라지는 수정체는 어떤 모습을 띠는지, 그리고 플랑크톤 등 해양 생물의 먹이사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교재”라고 말했다. 인과사는 이 점에 착안, 지난해 교육과정 개편 때 교육부를 설득하여 멸치해부를 실험 주제에 포함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교사들이 직접만든 실험 도구 … 학생들 호기심 자극
올해로 22년째를 맞는 국내 최대 과학교사 모임인 인과사. 실험연수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활동중심수업으로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지난 1994년 출범했다. 그들의 수업은 조금 독특하다. 학교수업은 이론적인 학습보다 실험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와 창의성을 자극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예컨대 액체 질소에 과자를 담갔다가 꺼내 먹으면 코 안에서 하얀 증기가 뿜어 나오는 모습을 연출하는 일명 ‘용가리 수업’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인체 기관인 뇌의 특성을 설명할 때는 석고를 부어 만든 뇌 모형에 부위별로 색을 칠하게 함으로써 현장감 있는 생생한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들이 직접 고안하고 제작한 실험·실습 기구를 수업에 활용하는 것 또한 이 모임의 특징이다.

“음식 레시피처럼 정해진 틀에 맞춘 실험으로는 학생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없어요. 실험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한현진 교사(인천 안남고)는 “번거롭고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교사가 조금만 노력하면 창의적 실험으로 높은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베테랑 과학교사이지만 처음 교직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실험 수업이 가장 두려웠다. 교과서대로 실험이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부터 수업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까지 걱정이 마를 날이 없었다. 대학 시절 실험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막상 수업시간이 되면 겁부터 덜컥 났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인과사 실험연수에 참여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어떤 실험 도구를 써야 안전하고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는 포인트는 무엇인지, 알토란같은 수업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우리 모임이요? 나누고 배우고 연구하는 곳이죠.” 인천 숭덕여고 과학실에서 만난 박현우 교사(인천 해사고)는 “학생들에게 과학수업의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다양한 실험 기법을 연구하다가 뜻을 같이하는 교사들을 만나면서 인과사를 결성했다”고 소개했다. 처음에는 외국 서적을 뒤적여 가면서 새롭고 흥미 있는 실험에 도전했다. 과학수업에 필요한 교재는 직접 만들어 동료나 후배들에게 나눠줬다. 입소문이 나자 인천, 경기지역에서 과학에 관심 있는 초·중·고 교사들이 몰려왔다. 당시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끝날 때쯤 수업에 필요한 각종 과학교재를 한 보따리씩 가지고 돌아갔다.

“해외교육 봉사 때 우리말로 수업해도 다 알아들어요”
인과사는 지난 2007년부터는 여름방학을 이용, 해외 과학캠프를 시작했다. 동티모르를 비롯해 마다가스카르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낙후지역에서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우리나라가 어려울 때 외국의 의료봉사, 교육봉사가 큰 도움이 됐듯이 이제 우리도 다른 나라에 교육봉사로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흔한 플라스틱 빨대를 잘라 피리만 불어줘도 신기해하고, 긴 풍선을 묶어 강아지 모양을 만들어주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죠.” 한영숙 교사(인천 초은중)는 “나뭇잎에 구멍을 뚫어 광합성 작용을 우리말로 설명해주는데 신기하게도 알아듣더라”면서 “처음엔 말이 통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가보니 언어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교사들은 “현지에서 얻은 생생한 경험을 학교 수업에 활용할 수 있어 도움이 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융합교육, 중학교선 가능해도 고교는 어려울 것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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