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학부모 상담] "선생님과의 상담은 편안해요"

2021.02.02 10:27:28

이번 호부터 새 코너 ‘파란만장! 학부모 상담’을 연재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이뤄지면서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학생을 지도하는 데 학부모 상담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부담스러운 교사들을 위한 코너입니다. 교직 경력 23년 차인 나지영 전주양지중 교사가 학부모 상담에 관한 경험과 시행착오 끝에 깨달은 노하우를 안내합니다. 

 

 

교사로서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습니다. 소위 유행하는 말로 교직에서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고 ‘화생방전’까지 거쳤습니다. 십여 년 전에, 아이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한 학부모로부터 "이 선생님, 너무 강해서 꺾어지겠네"라는 가시 돋친 소릴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학부모와 갈등을 빚은 적도 두어 번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학부모와의 원만한 관계 형성에 서툰 교사였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학부모 상담에 관한 일종의 확신과 노하우를 얻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십여 일 전입니다. 문득 그동안 해온 상담에 관해 학부모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저 혼자 상담을 잘했다고 착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몇 분께 여쭤봤습니다. 가장 먼저 전화를 드린 분은 오랜 기간 상담한 A의 어머님. 
 

"어머님, 죄송한데요. 제가 어머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기억에 남거나 특색 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뭐였을까요?"
 

갑작스레 드린 질문인데도 어머님은 마치 미리 준비한 것처럼 세심한 부분까지 차분하게 언급해 주셨습니다.
 

"일단 선생님과의 상담은 편안해요. 솔직히 학교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는 건 불편하잖아요. 통화할 때면 빨리 끊고 싶고요. 그런데 선생님은 같은 학부모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제가 미처 몰랐던 제 생각까지 이끌어 내주세요. 그리고 아이의 입장에서도 말씀해 주시고요. 또 선생님은 교사로서 자부심이 많으신 거 같아요."
 

지나친 과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면서 한편 이런 궁금증이 살짝 생겼습니다. ‘왜 나와의 대화가 편안하게 느껴지실까?’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우선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합니다. 보통 전화를 많이 활용합니다. 제가 전화하면 학부모님들은 화들짝 놀랍니다. "무슨 일이 생겼나요?"라고요.
그러면 저는 "아니에요. 놀라지 마셔요"라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예기치 않은 사고가 났을 때는 물론이고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아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부모님께 전화를 드립니다. 처음엔 단점이 많이 보이던 아이에게서 장점을 찾아내게 되면 이 또한 부모님께 알려드립니다. 이런 과정에서 학부모님들은 자녀가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고 저는 가정에서의 아이 모습에 관해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일종의 라포가 형성돼 학부모님은 저를 편안하게 느껴지시는 거 같아요. 물론 저도 편안해지고요.
 

학생 상담을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저는 학부모 상담이 학생 상담과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힘든 개성을 지니고, 생각지도 못한 고민을 하는 아이가 많습니다. 누군가 이 한 명, 한 명의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줘야 합니다. 선생님과 학부모가 바로 그 누군가가 돼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시작된 원격수업이 점차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고 학부모와 교사 사이의 유대와 소통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앞으로는 더할 것이고요.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아이에 관해 전하고 학부모는 그걸 수용하는 식의 상담은 이젠 서로에게 거북할 거 같습니다.
 

학부모 상담. 중요성은 알고 계시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약간은 불편하신가요? 학부모와의 대화를 편안하게 이끌 자신만의 방법이 분명 있을 겁니다. 우리가 아끼는 아이들을 위해 지금이라도 그 실천 방법을 모색해 보셨으면 합니다.
 

나지영 전북 전주양지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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