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공무상 재해 인정 사례

2020.08.06 10:30:00

공무상 재해란 공무상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경우와 그 부상 또는 질병으로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를 말한다(「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1항). 공무상 부상은 공무수행 또는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 그 밖에 공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를 말하고, 공무상 질병은 공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 질병, 공무수행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주는 업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공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을 말한다.

 

공무원의 자해행위가 원인이 되어 부상·질병·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보지 않지만, 그 자해행위가 공무와 관련한 사유로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한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공무상 재해로 본다(「공무원 재해보상법」 제4조 제2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제5조 제1항)는 1. 공무수행 또는 공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요양을 받았거나 받고 있는 공무원이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2.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 중인 공무원이 그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3. 그 밖에 공무수행 또는 공무와 관련한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를 말한다.

 

교사는 육체적인 노동보다는 정신적인 노동을 주로 하고, 최근에는 민원으로 인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재해가 발생하여도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부정되어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최근 교사가 제기한 공무상 재해 관련 하급심 판결을 통해 교사가 어떤 상황에서 공무상 재해가 문제가 되고,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는지 살펴보자.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한 사건(서울행정법원 2018구합62829)

 

사실관계

● 해당 교사는 2016년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을 함.

 

● 학생 학부모가 2016년 5회에 걸쳐서 학교장에게 전화, 국민신문고・교육청 등에 민원으로 교사가 욕설을 하였으니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함.

 

● 해당 교사는 욕설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이 교사에게 욕설하고 지도에 불응하여 반성문을 작성하도록 하였으나 교육적 효과가 없어서 선도하는 과정에서 부득이 욕설을 하였다고 답변함.

 

● 2016. 10. 19. 부모・교감 2명・해당 교사가 면담을 하였는데 나중에 교사가 쓴 유서에 “이 자리에서 이 사건 학생 아버지가 망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려고 해서 임○○ 교감선생님이 일어나서 막았다”라고 기재되었음.

 

● 해당 교사는 민원으로 힘들다고 여러 차례 호소하였고, 2017. 8. 31. 정년퇴직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2017. 2. 28. 학교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함.

 

● 학교장은 사직서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니 병가를 신청하라고 하여 병가를 신청하고자 진단서를 발급받음.

 

● 해당 교사는 학교에서 오는 전화를 받지 않고 아들에게 “사직서 문제로 학교에서 집으로 전화가 오더라도 받지 마라”라고 말하고 집을 나감.

 

● 해당 교사가 사망 직전 작성한 유서에는 “괴로워”, “미안해”, “힘들다”, “한 아이를 잘못 만나 내 인생이 파괴되었다”라는 말을 강박적으로 반복하고 있었고, “교감님이 나를 또 괴롭히려고 전화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차를 가지고 뛰쳐나왔다. 무섭다”라고 기재되었고, 2017. 3. 7. 강릉시 모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됨.

 

공무원연금공단의 주장

망인이 사망할 당시 업무가 과중하지 아니하였던 점, 경력이 긴 교사를 배려하여 달라는 망인의 의사가 직무 결정에 반영된 점, 망인은 2016. 12.경부터 자택에서 휴식하다가 겨울에 정신과 진료를 받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의로 이를 거부한 점, 이 사건 학생과는 2016. 10. 19. 이후로 추가적인 마찰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의 사망은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함.

 

판결 요지

사망 당시 망인은 정상적인 인식능력과 행위선택능력을 이미 잃은 상태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즉, 망인은 이 사건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학생 본인 및 학부모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고, 위 학생에 대한 자신의 지도방법이 같은 분야의 전문가인 ◆◆◆초등학교장이나 교감으로부터 지지받지 못한다는 사실로 인하여 큰 충격까지 받았으며, 그 결과 우울증을 앓게 되었다. 망인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계속 근무하면서 2017학년도에 5학년으로 진학하는 이 사건 학생을 피하고자 6학년 실과과목을 선택하여 배정받았으나, 다른 학생들도 제대로 지도할 수 없으리라는 염려에 사직을 바라게 되었다. 그러나 망인은 행정절차 상의 이유로 그가 바라던 대로 이른 시일 내에 사직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사직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초등학교 교감의 전화를 악의적인 것으로 오해할 정도로 상황을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없는 상태에서 우울증의 원인이 된 학교를 피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무작정 집을 떠나 객지에서 자살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망인이 통상적인 초등학교 교사라면 하지 않을 행동 즉, 정년퇴직을 한 학기 앞두고 사직의사를 표시하기도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그 심리상태는 일반적인 초등학교 교사라면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에 해당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망인이 사망한 원인이 된 우울증은 그가 교사로서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생긴 질병으로서 공무로 인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비록 망인이 사망하기 전 중증의 우울증을 진단받은 사실이 없고, 스스로 정신과 진찰과 치료를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이와 달리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성추행 누명으로 징계 절차가 진행되던 중에 스트레스로 자살한 사건(서울행정법원 2019구합76689)

 

사실관계

● 해당 교사는 2017년 전교생이 19명(여학생 8명이고 그중 1명은 장애학생)인 학교에서 수학교사, 교무부장, 2학년 담임교사로 근무함

 

● 2017. 4. 19. 해당 교사가 여학생들에게 성추행했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7명의 여학생이 진술서를 작성함. 학교는 성폭력 사안으로 교육청 보고 및 경찰 신고를 함.

 

● 2017. 4. 19. 언론에서 ‘전북 부안의 한 중학교에서 성추행 의혹이 있어 교육청에서 조사 중이다’라는 내용이 보도되었고, 2017. 4. 20. ‘해당 교사가 신체접촉 사실을 인정했고, 피해 여학생들이 성추행 피해를 진술하며 학생과 학부모가 전학이나 교사 교체를 희망하고 있다’라는 추가 보도가 이어짐.

 

● 경찰 조사에서 피해 여학생들은 모두 “망인이 수업시간에 수업태도를 지적하며 머리・팔・어깨를 만져 기분이 나쁜 적은 있지만, 망인이 추행할 의도로 성적 접촉을 한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으며 성적 수치심을 느낀 사실도 없다. 수사 진행 및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학부모들도 모두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진술함.

 

● 경찰은 2017. 4. 24. 내사종결을 결정하고, 2017. 5. 1. 해당 교사에게, 2017. 5. 2. 부안교육지원청에 결과를 공식 통보함.

 

● 전라북도 학생인권교육센터는 2017. 4. 20. 학교폭력 사안보고를 접수하고 직권조사를 실시하여 2017. 7. 3. 피해 여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행위를 하여 육체적 성희롱을 함으로써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주었고,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는 결론을 내리고 교육감에게 신분상 처분을 할 것을 권고함.

 

● 2017. 4. 24. 부안교육지원청은 해당 교사에게 직위해제를 함.

 

● 2017. 8. 3. 전라북도교육청은 감사계획을 수립하고, 2017. 8. 4. 이를 해당 교사에게 통보함.

 

● 2017. 8. 5. 해당 교사는 자택에서 목을 매어 자살함.

 

인사혁신처의 주장

공무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함.

 

판결 요지

망인은 업무수행과정에서 발생한 학생들과의 신체접촉에 관하여 일련의 조사를 받으면서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불안과 우울증상이 유발되었고, 이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① 망인이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였다는 취지로 학부모가 문제 제기를 한 당일, 망인이 사건 내용이나 경위를 미처 인지하기도 전에 이미 ‘성추행 의혹’으로 인터넷 언론보도가 이루어졌고, 교육청과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었으며, 망인의 출근이 정지되었다. 이에 망인은 갑작스럽게 사건이 확대되면서 별다른 해명의 기회도 없이 성추행범으로 주위의 비난을 받게 되는 상황에 놓이자 급격하게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②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2호는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자’를, 제6호는 ‘금품비위, 성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위행위로 인하여 감사원 및 검찰ㆍ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하여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를 직위해제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의 ‘비위행위’에 관하여 「공무원임용령」 제60조 제2호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를 규정하고 있다. 망인은 2017. 4. 24. 성폭력범죄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 직무수행 능력 부족 등을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2호에 근거한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다. 망인은 2017. 4. 24. 경찰에서 내사종결을 결정하였다는 결과를 전화로 통보받았음에도 위와 같은 사유로 직위해제 처분을 받게 되자 이를 납득하기 어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전라북도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는 피해 여학생들이 학교 면담과 경찰 내사과정에서 작성한 진술서를 바탕으로, 망인이 피해 여학생들과 신체접촉을 한 사실을 인정하고 망인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여 피해 여학생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런데 피해 여학생들은 경찰에서 ‘망인이 수업에 집중하게 하려고 한 행위이거나 장난으로 한 행위일 뿐’이라고 진술하기도 하였고, 교육청에 제출한 탄원서에는 ‘진술서에는 망인이 칭찬해주거나 다리 떠는 것을 지적하거나 수업 잘 들으라고 한 행동도 모두 만졌다고 적었고 기분이 나빴다고 적었으나, 망인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는 취지의 내용을 다수 포함하였으며, 직접 망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위 탄원서 내용과 같이 사과와 응원의 뜻을 전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는 피해 여학생들에 대해서 면담조사를 실시하여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기존에 작성된 진술서만을 근거로 판단하였다. 망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이 고려되지 않은 채 조사가 완료되고 망인의 신체접촉 행위가 모두 피해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정되자 깊은 좌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④ 망인이 수업과정에서 학생들을 체벌하고, 피해 여학생들에 대하여 일부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학생들을 보호하고 지도할 의무가 있는 교사가 학생들에 대하여 체벌을 가하는 것은 「초·중등교육법」 및 「아동복지법」을 위반하여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로서 허용되지 아니하고, 망인의 성적 동기나 의도와 무관하게 여학생의 신체 부위를 접촉하는 것은 신체적・정신적 성숙과정에 있는 여학생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로서 부적절한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경찰은 망인에게 추행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신체접촉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비난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내사 종결한 점, 망인은 학생들의 수학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체벌을 하였고, 수업에 집중하게 하거나 친근감을 표시하기 위하여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 여학생들 모두 망인의 학교 복귀를 희망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망인의 체벌과 신체접촉은 학교 내에서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⑤ 망인의 자살은 비위행위에 대한 죄책감이나 예상되는 징계의 과중함에 대한 두려움 등 비위행위에서 직접적으로 유래하였다기보다는, 학생인권교육센터의 조사 결과 수업지도를 위해 한 행동들이 망인의 목적이나 의도와 무관하게 성희롱 등 인권침해행위로 평가됨에 따라 30년간 쌓아온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이 부정되고, 일련의 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소명기회를 갖지 못하였다고 느꼈던 데다가 앞으로 이어질 조사과정에서도 피해 여학생들에 대한 추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더 이상 소명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상실감이나 좌절감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⑥ 망인의 의무기록, 망인이 남긴 메모나 발언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위와 같은 스트레스로 인한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망인은 사망 전날인 2017. 8. 4. 특정감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내용을 통보받고 나서는, 감사담당관 역시 믿을 수 없으며 다시 조사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는바, 자살 직전에 불안과 우울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⑦ 망인은 30년간 중・고등학교 교사로 성실히 근무하면서 별다른 문제가 없었고, 아무런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다. 망인은 성추행 사건으로 조사를 받기 전까지는 정신건강 문제로 치료를 받은 이력이 전혀 없었고, 업무와 관련 없는 별개의 개인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불안 및 우울 증상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한국스카우트 지도교사가 행사를 준비하기 위하여 래프팅 체험행사에 참가하였다가 익사한 경우(서울고등법원 2004누15439)

 

사실관계

● 해당 교사는 전북 남원교육청 소속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아울러 한국스카우트에 가입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지도교사로도 활동함.

 

● 2003. 7. 13. 2003년 한국스카우트 남원지구 지역대연합회가 개최한 '2003년 스카우트 소년소녀대 지도자 래프팅 체험' 행사에 참가하여 남원 요천에서 섬진강 탐사 래프팅을 하던 중 같은 날 16:30경 남원시 도통동 부영 5차 아파트 앞에서 보트가 전복되어 익사함.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 주장

해당 교사가 공무와 무관하게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 지급을 거부함.

 

판결 요지

망인은 (학교명 생략)초등학교의 교사로 재직하면서 위 학교 학생 33명이 가입되어 있는 청소년단체인 한국스카우트의 지도교사로 활동하여 왔는데, 청소년단체활동은 교육인적자원부의 7차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특별활동의 하나로서 남원교육청교육장은 관내 초・중학교 교장에게 학생들의 청소년단체 가입 적극 권장, 청소년단체 수련활동기간을 체험학습기간으로의 인정, 청소년단체활동 지도교사에 대한 출장비 지급 등 지도교사에 대한 지원을 지시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실제 관내의 많은 초·중학교에서는 청소년단체활동 지도교사에 대하여 업무를 경감하여 주고, 출장비 등을 지급하고 있으며, 망인이 재직하던 (학교명 생략)초등학교에서도 교육청 주관 스카우트대원회의 등 참석 시에 지도교사에게 출장비를 지급한 점, 망인이 소속되어 있던 위 한국스카우트 남원지구 연합회는 약 200명의 초·중·고등학생의 참가가 예정되어 있는 청소년단체활동인 '남원시 청소년 어울마당' 행사 중 하나인 래프팅에 대한 사전탐사를 목적으로 그 자체로서 청소년단체활동이라 할 수 있는 '대원 단합, 인공호흡 구조법 구명승을 이용한 구조법 익히기'를 행사내용으로 하여 학생인 스카우트 대원의 학부모들을 포함하여 대원 및 대장에게 래프팅 체험행사를 통보하고서 위 행사를 개최한 점, 망인은 위 '남원시 청소년 어울마당' 행사의 부서책임자로서 행사의 사전준비 및 (학교명 생략)초등학교 한국스카우트의 7월 행사인 섬진강탐사를 위 행사로 대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학교장의 승낙 하에 위 행사에 참가하게 되었으며, 망인이 사망한 이후 위 '남원시 청소년 어울마당' 행사가 당초의 계획대로 개최되었고, 인원초등학교 학생 28명이 위 행사에 참가한 점, 망인은 당초 계획된 1차 래프팅 실시 후 2차 래프팅을 실시하다 보트가 전복되어 망인이 사망에 이르게 되었는데 망인을 비롯한 래프팅 참가자들은 스카우트 지도자들이 래프팅을 좀 더 체험함으로써 향후 대원들에 대한 래프팅 지도에 있어 도움이 되고자 2차 래프팅을 실시하게 된 점 등을 종합하면, (학교명 생략)초등학교 한국스카우트의 지도교사인 망인은 청소년단체인 위 한국스카우트 남원지구연합회가 청소년단체활동을 위하여 개최한 위 래프팅 체험행사에 참가하여 래프팅을 실시하다가 사망한 것으로서 망인의 위 행사 참가 및 위 행사에서의 1, 2차 래프팅 실시는 교육과정의 하나인 청소년단체활동을 위한 (학교명 생략)초등학교 한국스카우트의 지도교사로서의 업무수행 또는 이와 관련이 있는 업무수행이라 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공무원연금법」 제61조 제1항 소정의 '공무상 사망'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달리 망인이 공무와 무관하게 사망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한 유족보상금의 지급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체육대회 중 쓰러져 뇌내출혈로 사망한 경우(서울행정법원 2018구합51898)

 

사실관계

● 망인은 초등학교의 교장으로, 2017. *. **. ▲▲교육지원청이 주최・주관하여 이 사건 학교 강당에서 개최된 ‘2017 ▲▲군 교직원 OOO 체육대회에 참여함.

 

● 이 사건 체육대회는 같은 날 13:00경 시작되었고, 경기운영 시간표에는 13:20경 이 사건 학교의 배구 예선경기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음.

 

● 위 예선경기에 참여한 망인은 13:40경 경기 도중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고, 선수 교체 후 경기장 옆 의자에 앉아 있었음. 잠시 후 망인은 식은땀을 흘리며 호흡이 거칠어졌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됨.

 

● 망인은 뇌내출혈, 심부뇌내출혈, 뇌간의 뇌내출혈을 진단받고 □□□□병원에서 수술 후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2017. *. **. 05:11경 사망함. 망인에 대한 사망진단서에 직접사인은 뇌내출혈로 기재되어 있음.

 

공무원연금공단의 주장

‘망인의 질병인 이 사건 상병은 이번 계기의 부상으로 인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초과근무내역 확인결과에 의하면 망인은 통상적인 정도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위 질병에 이를 정도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발병 전 일주일간의 근무내역을 살펴보더라도 특별히 과로하였다거나 직무상 요인으로 인한 급성 스트레스 상황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상병은 과로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병, 악화되었다기보다는 지병이 자연 악화하여 뇌출혈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공무상요양불승인결정을 거부함.

 

판결 요지

이 사건의 경우,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평소 고혈압을 앓고 있던 원고가 이 사건 체육대회에서 운동을 하거나 넘어지면서 받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혈압이 상승되어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였거나, 기존 질환을 자연적 진행경과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시켰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상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망인의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망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의사 ○○○도 망인의 고혈압으로 인하여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상병의 직접적인 원인은 망인의 고혈압 때문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망인은 이 사건 체육대회에서 운동을 하거나 넘어지면서 받은 스트레스 등으로 혈압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갑작스럽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 또는 촉진되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가) 이 사건 상병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고혈압이지만, 과로・스트레스・흡연 등을 유발요인으로 볼 수 있으며, 급격한 정서적 충격이나 변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굽히는 행동, 성교, 외상, 목욕, 배변 등 일반적으로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거나 정맥혈압 또는 뇌척수액압의 급격한 변화 등이 발생할 수 있는 행동은 모두 촉발요인으로 볼 수 있다.

 

(나) 망인이 참여한 경기는 13:20경부터 이 사건 학교 강당에서 이루어진 배구 예선경기였는데, 망인은 경기 중반 무렵인 13:40경 약간 높이 떠오른 공을 오버리시브로 처리하려고 몸을 공중으로 솟구치는 순간 균형을 약간 잃으면서 공을 토스하지 못하고 껴안은 채 엉덩방아를 찧으며 뒤로 넘어졌다. 망인은 일어나 경기에 다시 임하려고 하였지만 어지러움을 느낀 듯이 한 손은 머리를 잡고, 다른 한 손은 허리를 잡은 채로 이 사건 학교 체육부장 ●●●과 심판에게 선수교체 요청을 하였다. 이와 같은 사건의 경위에 앞서 본 사실들을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당시 망인은 만 60세의 적지 않은 연령이었던 점, ② 망인은 넘어질 때까지 20여 분 동안 계속하여 배구를 하였던 점, ③ 망인은 점프하다 균형을 잃고 넘어진 직후 허리 부분에 통증과 어지러움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망인이 결국 경기를 계속하지 못하고 선수교체를 요청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넘어질 무렵 운동이나 넘어진 후의 요통으로 인하여 혈압이 평소보다 상승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다) 망인은 넘어진 후 선수 교체되어 경기장 옆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망인 바로 옆에 앉아 있던 다른 학교 교장이 망인이 얼굴색이 변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을 발견하였던 점, *** 보건선생이 망인을 바닥에 눕게 하여 망인의 호흡과 의식 상태를 체크하였는데, 망인은 거친 호흡을 하는 등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지 않았고 결국 13:45경 119에 구조요청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넘어진 직후에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운동 또는 넘어진 후의 요통 등 혈압상승의 요소와 이 사건 상병 발병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불과 수분 내외였고 그사이에 다른 요인이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라) □□□□병원 의사 □□□도 이 사건 상병이 경기 중 넘어지면서 발생한 요통 및 경기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인과관계가 있어 보인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고, 망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의사 ○○○도 원고가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노인 고혈압 환자 중 운동 후 약 17%에서 과도한 혈압 상승이 있었으며, 망인에게서도 비슷한 반응이 발생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으며, 망인이 운동경기에 참여한 것에 의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된 영향을 배제하기 어려워 그 기여도를 25%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밝힌 바 있다.

 

3) 따라서 망인이 이 사건 학교의 공적 행사인 이 사건 체육대회에 참여하고 있던 중 발병한 이 사건 상병은 공무상 질병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교사의 공무상 재해 관련 소송의 쟁점은 ①해당 업무가 공무였는지(부상), ②공무가 원인이 되어 재해(질병, 자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다. 쟁점 ①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공무의 범위를 좁게 보아 출퇴근 중에 발생한 사고, 회식 중에 발생한 사고는 공무로 보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공무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고 있다.

 

「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별표 2>는 공무상 재해의 기준과 관련하여 근무 시작 전, 근무 종료 후 또는 휴식시간에 공무에 필요한 준비행위・정리행위를 하거나 소속 기관의 회식・회합 등 공적행사를 하다가 발생한 사고로 인한 부상, 공무수행을 위하여 입주가 필요하거나 의무화되어 있는 시설 등의 불완전 또는 시설관리의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로 인한 부상,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근・퇴근하거나 근무지에 부임(赴任) 또는 귀임(歸任)하는 중 발생한 교통사고・추락사고 또는 그 밖의 사고로 인한 부상, 그 밖에 공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로 인한 부상으로서 그 부상과 공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의 부상은 공무상 재해로 인정한다.

 

다만 공무원의 고의, 사적행위, 근무지를 무단이탈하여 발생한 사고, 공무수행 중 사적 원인에 의한 폭력 또는 장난에 의하여 발생한 사고, 정상적인 출장 경로의 이탈 또는 출장 목적 외의 사유에 의하여 발생한 사고, 공무원 상호 간의 사적인 친목행사 또는 취미활동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 공무와 인과관계가 없는 다른 사람의 원한 등에 의하여 발생한 사고 등은 공무상 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쟁점 ②와 관련해서는 공무원연금공단, 인사혁신처 등은 여전히 인과관계를 엄격히 해석하여 지병이 악화되어 발생한 사고, 업무나 민원에 의한 스트레스로 자살에 이른 경우 등은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2018년 OECD 주관 국제 교수・학습 조사에서 우리나라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평균 이하였으며, 한국 교사의 직무만족도는 다른 OECD 교사들에 비해 높지 않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증가하는 교사의 업무량, 민원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이나, 기왕증을 촉진시킬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야기할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명백한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만 교사의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것은 공무상 재해에 대한 적합한 보상, 공무원의 재활 및 직무복귀 지원, 공무원이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 공무원 및 그 유족의 복지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무원 재해보상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므로 공무상 재해를 넓게 인정하는 공무원연금공단 및 인사혁신처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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