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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원래 그런 아이는 없다

새교육 ‘생명존중 교육’ 특집
자살‧폭력학생 ‘아픔’부터 봐야
발달단계 따른 예방교육 필요

지난달 대구의 한 고교생과 서울의 모 여대생이 투신 자살했다. 이달 13일에는 경기의 한 여중생이 투신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지난해 교육부 조사결과,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무려 3만4000여명에 달했다.

청소년 자살, 학교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월간 새교육이 ‘생명존중 교육의 필요성과 개선방안’을 주제로 7월호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청소년 정서행동 전문가들이 문제의 원인과 예방 차원의 존엄‧생명교육 방향 등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명성진 세상을 품은 아이들 대표는 ‘가혹한’ 성장환경에서 두 아이가 괴물로 변해간 사례를 소개했다.

승민(가명)이는 어려서부터 엄격했던 아버지의 반복되는 숙제 부과와 검사, 갈비뼈와 턱뼈가 부러질 정도의 매질을 견디다 못해 6학년 때 가출했고 분노에 찬 학교폭력의 주범이 됐다. 현태(가명) 역시 아버지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엄마에 이어 초등생 때부터 가출을 했다. 남의 집 옥상에서 자다가 너무 추워서 빨랫줄에 걸린 옷을 태워 쬔 일로 방화범의 주홍글씨를 새겼다. 소년원에서 나온 현태는 부모에 대한 원망, 어른들에 대한 적개심에 잔인한 폭력을 휘둘렀다.

명 대표는 “학대 받은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태어날 때부터 원래 ‘그런’ 아이는 없다는 것도 사실”이라며 “처해질 뿐, 선택하거나 바꿀 힘이 없었던 아이들을 탓하고 낙인찍기보다는 오랜 상처를 다독이고 본성을 회복하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쁜 아이라기보다 ‘아픈’ 아이, 포기할 아이라기보다 끝까지 믿고 손잡아 줘야 할 아이라고 바라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시작”이라며 인식 전환을 당부했다.

오승근 명지전문대 교수는 성적, 입시에 매몰된 현실이 ‘인간’, ‘생명’ 교육을 소홀하게 만들고, 그 부작용이 폭력, 자살 등을 초래한다고 진단하면서 예방 차원의 학교교육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먼저 정규 교과에서 생명존중, 자살예방 교육이 단계적으로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12년 ‘생명 존중 및 자살 예방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학교에서도 특별교육 실시가 법제화됐고, 교육부는 올해 연간 4시간 이상 생명존중, 자살예방 교육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면서 “하지만 많은 학교가 학기초에 수업을 몰고 1회성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학년, 학교급 등 발달단계에 따른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이 학생들의 공감과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는 내용, 방식이어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많은 학교가 외부 강사의 주입식 강의나 방송 강의에 의존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측면이 있다”며 “그 보다는 청소년들의 실제 삶과 관계있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존중과 자살예방을 위해 ‘죽음교육’의 도입도 주문했다. 오 교수는 “독일과 일본은 학교 정규교과 형태로 죽음대비교육을 진행한다”며 “죽음과 자살을 금기시하기보다 명확히 성찰함으로써 삶의 가치에 대해 바른 태도를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현명호 중앙대 의대교수는 자살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의 뇌 발달, 왜곡된 인지구조를 파헤치고, 강윤형 한림대 정신과 교수는 학생 정신건강 관리 주체인 학교의 역할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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