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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영양교사제는 이미 지난 2003년 학교급식법과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시도되었다. 원래는 학교식중독 사고 예방과 학교급식의 질을 높인다는 것이 당초 취지였다. 지난해 6월에 개정된 학교급식법은 모든 학교에 영양사를 채용하도록 의무화 되어있다. 금년 3월 1일자로 영양교사가 1712명이 학교현장에 배치를 받아 학생급식의 질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기존의 영양사와 영양교사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명확한 확답을 하기가 곤란하다.

영양사가 영양교사로 바뀌면 달라지는 것이 신분과 처우다. 2002년 기준으로 초임 연봉이 700여만 원 정도 더 받게 되고, 정년이 일반직 공무원 보다 5, 6년 정도 더 연장이 되기 때문에 신분과 처우뿐만 아니라 보수 면에서도 엄청난 혜택을 보게 되는 것이다. 교사란 사전적의미로 주로 초·중등학교에서,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제 영양교사는 그야말로 관련되는 교과분야에서 그들의 전공을 살려 일정부분을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로서의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영양교사라는 이름으로 학교급식의 질과 개선에만 주 업무로 한다면 굳이 교사라는 칭호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2007. 1. 20.부터 시행하는 학교급식법시행령 제8조에는 영양교사의 업무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8조(영양교사의 업무) 법 제7조 ①항에 따른 영양교사는 교장을 보좌하여 다음 각 호의 업무를 수행한다. 1.식단 작성, 식재료의 선정 및 검수 2.위생·안전·작업관리 및 검식 3.식생활지도 정보 제공 및 영양상담 4.조리실 종사자의 지도 감독 5.그밖에 학교 급식에 관한 사항 등으로 영양교사 본연의 업무는 학생교육과는 관련이 적은 영양사의 업무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장기 학생들의 영양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비만, 저체중, 아침결식, 편식, 편의식품 섭취로 인한 영양불균형, 콜레스테롤 혈증, 당뇨 등에 관하여 학생들에게 급식과 연계된 식생활교육 차원의 영양교육과 건전한 식습관 및 간단한 음식 만들기 등을 교육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영양교사는 학생 및 학부모 대상 영양 상담과 교실순회를 통한 식사 예절교육과 게시판, 인터넷, 방송을 통한 교육과 학교와 가정이 연계된 식생활 지도와 학교급식교육의 효과를 극대화시켜 학생 평생 건강에 기여하고, 영양이 균형 잡힌 식단을 작성하여 초·중·고등학생이 영양이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게 하여야한다고 명시 되어있다.

그런데 대한영양사협회 관계자는 현재영양사는 학교급식 개선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학생교육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영양교사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양교육프로그램을 개발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교육전문가들은 영양사와 영양교사 사이에는 신분 및 처우만 달라졌지 기존의 내용상의 차이와 개선점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너무 서둘러 시행하여 알맹이 빠진 영양교사가 적용되었다는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실정에 있다. 그들의 권익을 찾기 위해서는 마땅히 관련분야의 교과나 단원에 학생지도를 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일정부분 학생교육을 외면한다면 교권을 포기하는 것이며 동료교사들과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2006년 9월 29일 대표발의 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따르면, 정규직 영양사만 1년 내지 2년 정도의 영양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영양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던 것을, 앞으로는 비정규직 영양사에게도 이수할 수 있게 하여 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게 하려고 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관점에서 입법을 추진하는 것으로서, '교육적 관점‘에서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이해되지 못하는 부분으로 비정규직 영양사도 영양교사로의 진입을 확대하는 것이 될 것이다.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제40조 3(영양교사의 배치기준)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1명의 영양교사를 둔다는 강행규정을 두고 있다. 반드시 한 학교에 한명씩 임용배치 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공립교원의 배치기준이 “~이상” 또는 “~할 수 있다”는 지역교육청에 어느 정도 재량권을 줄 수 있게 규정한 것과는 달리, 영양교사는 반드시 그 숫자만큼 배치하는 것으로 하였기 때문에 교육부도 대량의 영양교사의 숫자를 임용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선진국에서도 영양교사제를 도입한 나라가 없는 데다 법정교원 정원마저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양사에게 교사자격을 주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의 2007학년도 교원 임용계획을 살핀 결과 초등 일반 교사 4,249명, 중등 교과 교사 3078명 등 7,327명을 신규 임용할 계획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초등은 지난해 6,585명에서 2,336명, 중등은 지난해 4,489명에서 1,411명이 각각 줄어든 수치다. 연도별 교원 신규 임용 규모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앞서 교육부는 2005년 11월 교원평가제 시범 도입을 발표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 수준에 맞게 매년 6,000명 이상의 교원을 증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행자부로부터 내년도 비교과 교원에 대해서는 사실상 정원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행자부는 교과교원의 경우, 교육부에서 마련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한 뒤, 증원 규모를 결정하겠다며 결정을 보류한 상태다.

불과 5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국회와 교육부의 졸속한 정책은 기존의 교사와 앞으로 교사가 되고자 하는 예비교사와 예비 영양교사에게 또 다른 시련만 안겨줄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국회와 교육부는 앞으로 충분한 준비와 사전 검토를 통해 새로운 교육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졸속한 정책이 영양교사를 부정한 모습으로 만들고 교사가 되더라도 손가락질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무원들도 학교안전교사, 학교 경비교사라도 만들어 달라고 하면 그때 가서 교육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모 의원처럼 자신의 임기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면서 나몰라라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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