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문화·탐방

고령화 사회 연금만이 정답은 아니다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 가운데 하나가 연금문제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이다. 어딜 가나 연금 이야기다. 한마디로 “연금은 노후를 보장하는 최소한의 필수 요건”이라는 말이 나온다. 얼마 내고 언제부터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무원인 형과 자영업자인 동생은 가족이라는 한 배를 탔지만 연금문제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연금 액수도 중요하지만, 노년을 어떻게 보내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

20여 년 전 일본 나고야성에 갔을 때, 카메라를 든 노인들이 단체로 답사를 다니며 열심히 사진 찍는 것을 보았다. 내게는 놀라운 풍경이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노인들의 모습이었다. 사진을 찍는 일, 노인에게 참 좋은 취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일본 노인들의 여가를 즐기는 여가 문화였다.

5년 전 도쿄로 출장 갔던 어느 날, 아침 일찍 특별전을 보러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 갔다. 문을 열기도 전에 매표소 앞으로 관람객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미술관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런데 관람객의 3분의 2는 노인이었다. 우리와 많이 다른 일본의 박물관, 미술관 관람 문화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 박물관 미술관 관람객은 청소년과 학부모가 가장 많다. 대부분 아이의 공부와 성적을 위해서다. 우리 도서관도 상황은 비슷하다.

가끔 우리 지역의 조례호수도서관에 간다. 거의 젊은이나 학생, 자녀와 함께 온 어머니는 눈에 띄어도 할아버지 모습은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래전 일본에서 보았던 풍경이 떠올랐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로 들어선 일본, 그곳 노인들의 여가 문화 풍경들이다.

젊은 세대가 도서관을 찾아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하고 창의성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노인들도 도서관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도서관은 커다란 공간일 필요는 없다. 인테리어가 좋을 필요도 없다. 노인들이 쉽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까운 마을 도서관이면 충분하다.

도서관에서는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문화교양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공공도서관 운영 주체들이 노인을 위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고 늘려야 한다. 연금이 중요하지만, 연금이 전부일 수는 없다. 도서관은 노인 복지, 노년 여가 문화의 중요한 축이 되어야 한다. 박물관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