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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열가지 꿈의 보물섬 외연도

4월 12일, 청주맑은산악회원들이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로 섬 산행을 다녀왔다. 대천항에서 약 53Km 거리에 위치한 외연도(外煙島)는 보령시에 속한 70여개의 섬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연기에 가린 것처럼 해무가 짙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또한 문화관광부가 완도의 청산도, 통영의 매물도와 함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하고 KBS 2TV 1박2일에 방영되며 스타가 된 섬이다. 동쪽과 서쪽에 봉화산과 망재산이 아령처럼 솟아 있고 중앙의 포구를 중심으로 반달형의 마을에 비교적 많은 주민이 살고 있다.


새벽 5시 청주체육관 앞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36번 국도 칠갑산휴게소에 들르고, 회장님의 인사와 산행대장님의 산행일정을 듣는 사이 2시간여 만에 대천항에 도착한다. 시간이 많이 남아 항구 주변을 기웃거리며 바닷가의 아침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보물섬 '외연도'에 가려면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 '웨스트프론티어호'에 올라야 한다. 이 쾌속선은 대천항에서 호도와 녹도를 거쳐 외연도까지 운항하는 배로 신한해운 사이트(http://www.shinhanhewoon.com)에서 운항시간 및 요금을 확인할 수 있다. 대천항에서 외연도까지는 기상조건 따라 2시간에서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8시 배가 출항하자 새우깡에 맛들인 갈매기들이 태양이 해무를 비집고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갈지자로 뒤꽁무니를 따라온다. 뱃전에서 원산도, 납작도, 삽시도, 불모도, 추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본다. 쾌속선이 9시경 호도선착장, 9시 15분경 녹도선착장에 들르자 갑자기 갈매기들이 나타난다. 항구를 떠난 지 두 시간여 만에 외연도의 산봉우리 세 개가 자그마한 섬들을 호위하듯 거느리고 불쑥 눈앞으로 다가온다.




10시 15분 외연도 선착장에 도착해 짐을 꾸리고 봉화산마루, 봉화산 정상, 노랑배, 큰명금, 작은명금, 돌삭금, 누적금, 고라금, 고래조지, 망재산, 일출전망대, 상록수림, 사당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했다.

계단을 따라 산길을 오르면 쉼터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200m 거리에 전망대 역할을 하는 봉화산마루가 있다. 외연도항과 망재산을 구경하고 다시 쉼터를 거쳐 봉화산 정상(높이 273m)으로 가면 돌로 쌓은 봉화대를 만난다. 봉화대에 서면 외연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조망이 좋다.

돌길을 따라 반대편 북쪽 바닷가로 내려가 나무 계단을 걸으면 유람선의 뱃머리를 연상시키는 노랑배 전망대가 있다. 상투바위와 매바위 사이로 대청도와 중청도가 수묵화를 그리는 이곳이 외연도 최고의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노랑배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북쪽 바닷가에 큰명금, 작은명금, 돌삭금이 이웃하고 있다. 상투를 닮은 상투바위와 두 마리의 매가 날개를 웅크린 형상의 매바위를 바라보며 반원 형태의 명금해변으로 가면 햇빛에 반짝이는 가지각색의 몽돌이 금처럼 보인다. 해안절벽이 노란색으로 빛나는 노랑배의 풍경도 아름답다.


외연도에 유난히 많은 ‘금’은 해변 양쪽의 기암절벽 사이에 형성된 작은 만이다. 돌석금 뒤편의 언덕을 넘어 서쪽 해안으로 가면 누적금과 고라금을 만난다. 누적금은 볏단(노적)을 쌓아놓은 모습으로 볏단처럼 보이는 바위를 이용해 외연도 주민들을 살린 전횡장군의 전설이 전해온다. 고라금은 석양이 아름다운 해변으로 파란색의 바위가 많아 청섬으로 불리는 대청도, 중청도, 소청도가 한눈에 보이는 장소다.


대죽이 발길을 막는 등산로에서 사학금을 바라보며 서쪽 끝에 위치한 고래조지로 간다. 고래조지는 암벽에 세로로 길게 누런색을 띠고 있는 바위의 무늬가 고래의 성기를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드넓은 초원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든다. 300여m 거리의 당산양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고 뒤편으로 오동나무가 자생하는 오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갈지자를 쓰며 망재산(높이 175m)에 올라 외연도항과 봉화산을 바라보고 남동쪽 해안으로 내려가면 마당바위와 소나무가 멋진 일출전망대가 있다. 상록수림으로 가며 한눈에 들어오는 등대와 봉화산도 바라본다.


마을 뒷산인 당산(높이 75m)의 상록수림(천연기념물 제136호)은 수백 년 된 동백나무를 비롯해 우리나라 남서부 도서의 다양한 식물들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상록수림 안에 옛날 중국에서 도망 왔다가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될 것을 우려해 500여명의 군사와 함께 자결하였다는 전횡장군의 충정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외연도 풍어제(당제)는 400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외연도에 하나뿐인 외연도초등학교를 지나 항구를 둘러싸고 자그마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마을로 들어서면 골목길의 담장에 외연도의 풍경을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어 친근감을 준다. 3시경 어촌계식당에 도착해 꽃게탕을 먹고 선착장 주변을 둘러봤다. 조그만 섬이지만 오래 전부터 어업이 발달한 곳이라 젓갈이 담긴 통이 많고 여러 명이 그물을 손질하는 모습도 보인다. 4시 15분 출항하는 웨스트프론티어호가 5분여 늦게 도착하더니 부지런히 손님들을 태우고 외연도항을 빠져나간다.


쾌속선이 아침에 왔던 뱃길을 되짚어 녹도와 호도, 삽시도와 원산도의 풍경을 보여주며 6시 40분경 대천항에 도착한다. 당일치기 섬 산행은 피곤하다. 7시경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 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당진영덕고속도로 공주휴게소에 들르며 9시 15분경 청주체육관 앞에서 섬 산행을 마무리할 때까지 잠자는 사람들이 많다. 푸른 바다와 상록수림이 어우러진 외연도에서 청주맑은산악회원들과 정을 쌓으며 즐겁게 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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