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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나랏 빚이 공무원연금 때문인가?

정부는 지난해 나랏빚이 100조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전현직 공무원과 군인에게 줘야할 연금이었다고 발표했다. 어처구니 없게도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 속도가 붙지 않으니 다시 국민을 대상으로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정부가 밝힌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공무원연금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들어간 돈은 지난 2003년 550억원에서 10년 만에 36배가 넘는 2조원으로 증가했고, 지금대로라면 앞으로 정부가 투입해야 할 자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단순 계산으로도 공무원연금에 약 40조 가까운 돈이 들어갔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정부의 황당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이를 믿고 공무원연금 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 여론몰이를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수는 대략 120만명이다. 엄격히 말해 공무원연금에 들어가는 40조의 예산은 이들의 연금충당금과 충당부채 등 예산을 포함한 금액이지 퇴직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연금만의 금액은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지난해 국가부채가 늘어난 것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세수가 줄어드는 반면 경기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국채 발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국가부채는 역대 대통령의 선거공약 사업 이행과 공기업의 부채 증가가 주원인이었다. 여기에 정치인의 선심성 복지 포퓰리즘도 한 몫 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원인은 언급하지 않은 채 공무원연금 타령만 하는 정부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으며, 국민 여론몰이로 공무원연금개혁을 가속화하려는데 분노하는 것이다. 

이처럼 사실과 다른 정부의 발표는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부정적인 인식을 통해 공무원들의 심리를 압박하여 연금개악 저지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생각이다. 정부의 비열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항하여 공무원들은 연금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부나 정치권만이 아니라 당사자인 공무원 대표와 잘 협상하여 윈원 전략을 만들어 내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군사작전식이나 일방적인 여론몰이 개혁은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 수십년을 헌신과 희생으로 살아온 공무원들에게 빈손으로 내쫓으려는 정부의 태도는 책임있는 사용자의 자세가 아니다.

오죽하면 공무원들은 말할까. 좀 더 내더라도 ‘연금을 연금답게’하라고. 이러한 절규에도 정부나 여당을 귀를 귀울이지 않는다. 공무원들은 연금이 용돈이 아니라 노후의 삶을 지탱할 수 있는 기본적인 노후 대책이 되었으며 하는 바람이다. 그렇게 해야 지금까지 어렵게 인내하고 살아온 삶이 다소 위로 받지 않는가.

물론 시대가 변하고 국가 경제가 어렵다면 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나 더 어려운 시기에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헌신한 이들의 마음을 정부가 달래주고 위로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무조건 참고 인내하면 애국하고 충성하라는 말도 이젠 한계에 와 있다. 정부가 고용주답게 공무원의 사기진작은 못할망정 지금처럼 일방적 공무원연금 개혁은 잘못된 태도이며 더욱이 나랏빚까지 들먹이며 국민여론을 호도하는 것는 바람직하지 못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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